아침 댓바람부터 스마트폰으로 왠 황당한 기사를 하나 보았다.
인천의 모 여고(숭덕여고)에서 의사, 수의사가 꿈인 학생들을 대학으로 유기동물 사체로 해부학 실습을 했다는 기사가 바로 그것이다. 그 기사를 보자마자 망치로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은 기분에 혹시나 싶어 댓글들을 보니 이건 뭐, 동물의 농장과 다를바가 없어 보인다.
해부학 실습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다는 둥, 예비 수의사라면 그정도는 배울 수 있는거 아니냐는 둥, 관계자인지 알 수는 없지만... 참 말을 쉽게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일반적으로 인체 해부학 또는 동물 해부학은 특정 대학 교과 과정에서 실습을 통해 배우게 된다.
(1) 해부학 실습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배운다?
그야말로 대변이 결장 따라 트위스트 추면서 역행하는 소리다.
해부학 실습은 대학 과정에서도 토해가며 손 떨어가며 배우는 과목이다. 교수님들이 하나하나 지도해주어도 초반에 실습 진행하기가 쉽지가 않고, 실제로 그 과정에서 패닉을 겪으면서 힘들어하는 학생들도 부지기수이다. 정말 정식으로 교육을 위해 해부학 실습을 치룬 사람이라면, 고등학생이 고등 척추 동물 해부를 시행했다는 대에서 우려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생명에 대한 소중함은 해부학 실습처럼 실제 장기를 앞에 두고 느끼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그 사람의 삶 속에서 인성에서 인격에서 채워나가고 배워야 할 문제이다.
그냥 솔직하게 말하지 그래? 대학 때 쓸 자소서를 위해 준비된 수업이라고...
대학 때 자소서용으로나 해부학 수업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배웠다고 쓸 수 있겠지. 실제 해부학 실습 수업을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해부학 실습이 전하는 것이 생명의 소중함이 되기는 쉽지 않음을 분명히 알고 있을 것이다.
해부학 실습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배운다고?
꿈 속에서 메스 들고 칼춤 추는 소리 하지말라 그래.
대학 과정 해부학 실습은, 늘 그 전후로 엄격한 또는 형식적이라도 반드시 실습용 카데바에 대한 예를 지키도록 하게 한다. 이러한 선행이 이루어지지 않은 해부학 실습은, 예비 수의사, 예비 의사가 아닌 예비 살인마, 예비 생명경시자를 낳는 과정 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번 실습에 참여한 학생들은 반드시 자소서에 그 내용을 첨부하길 바란다.
난 교수님들이 그런 학생들의 자소서를 보고 수긍을 할 정도로 순진한 분은 아니리라 생각한다.
(2) 예비 의사? 예비 수의사? 그건 누가 정한 명칭이냐?
예비 의사, 예비 수의사이면 해부학 실습이 마음대로 용인되어도 좋은가?
위에서도 적었듯이, 대학 과정 해부학 실습은, 늘 그 전후로 엄격한 또는 형식적이라도 반드시 실습용 카데바에 대한 예를 지키도록 하게 한다. 이러한 선행이 이루어지지 않은 해부학 실습은, 예비 수의사, 예비 의사가 아닌 예비 살인마, 예비 생명경시자를 낳는 과정 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정말 의사가 될 학생이고 수의사가 될 학생이라면, 구태여 고등학교 교과과정에서 해부학 실습을 커버할 필요가 없다. 알겠지만, 해부학 실습을 진행할 시간에 차라리 다른 공부를 진행하는게 그 학생을 위해서도 더 효과적일 것이다.
그런데 대체, 예비 의사와 예비 수의사는 누가 정한 명칭이고, 누가 정한 벼슬인가?
그런 타이틀을 지니고 있으면, 해부학 실습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인가?
예비 의사, 예비 수의사라는 명칭을 아무 꺼리낌없이 내뱉을 수 있는 굳센 믿음을 가진 그네들의 정신머리를 보고 싶다.
더 말하기도 싫을만큼, 이따위 논리는 천박하고 경박하고 더럽다.
P.S
다른건 백번 양보하고 이해하고 다 좋은데, 유기동물사체 반입시킨 그 수의학과 교수 학교와 이름이나 알려주길 바란다.
그런 무식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지 파악이나 해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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