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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롯이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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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1. 26. 22:30 오롯/사는 이야기

 나 자신의 한없이 나약함과 부족함, 그리고 그 안의 두려움을 안고 오늘도 살아가고 있다.

 때때로 몸이, 그리고 마음이 요동치는 그 순간만큼은 '견뎌야 하는' 시간들임이 너무도 힘겹지만...
 그럼에도 나는, 살아가고 있다.

 살아가고 있다.
 소중한 삶을 놓치지 않고 있다.

 쌓여가는 후회와, 분노와, 절망과, 아픔을 너무 잘 알지만...
 나 자신의 대단함보다는 나 자신의 초라함만을 채워가는 듯한 시간들이 내 삶의 일부를 차지하고 있음을 너무도 잘 알지만...
 올라서는 길이 아닌 내려서는 길에 서있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너무 쉽게 내 삶에 안아버렸지만...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살아가고 있다.

 나는 배운다.
 내 웃음이, 내 희망이 결코 초라한 것이 아님을...
 나약하지만 강할 수 있는 내 자신이 존재함을...
 내려가면서도 배울 수 있는 것이 삶임을...
 그리고 어떠한 삶에든 찾아올 수 있는 작은 행복이 존재함을...
 
 하지만 아직...
 나만 사는 세상이 아닌 이 곳에서, 내가 아는 다른 이들로부터의 상처는 여전히 날 괴롭힌다.
 이미 살면서 상처를 주고 받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임을 배웠으나...
 그 상처가 악의에 의한 것인지 이기에 의한 것인지 나약함에 의한 것인지 어쩔 수 없음에 일어난 것인지...
 그 상처 후 다른 이는 웃고 있는지 아무런 생각도 없는 것인지 유감을 가졌는지 미안해하는지...
 나는 그 사실을 알지 못하면서도 그 사실에 내 마음을 정하며 여전히 날 괴롭힌다.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나는 더 성숙해질 것이고 나는 더 행복해질 것이라 믿어본다.

 나의 시각이 더욱 현명해지면, 그때는 악의에게 나의 설익음에 의해서 잃는 것이 아니라 내게 소중한 사람들에게 나의 성숙함으로 줄 수 있음에 감사할 수 있게 되리라.
 그렇게 믿으며 오늘의 상처를 억지로 안아, 때로는 훌훌 털어 보낸다.

 여전히 나약한 나는,
 그렇게, 오늘도, 살아가고 있다.
posted by souli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