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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롯이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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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2. 7. 01:21 오롯/방송 즐기기




 우선, 오늘 MBC에서 방영 예정이었던 유이의 출연작 버디버디의 방영 일정이 불투명해졌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그 기사에서 제 눈을 붙잡은건, 역전의 여왕 연장설 이야기였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주, 역전의 여왕의 전개가 6회를 남겨 놓은 것치고는 상당히 더딘 것 같다는 느낌을 받고 글을 썼었는데... 바로 14회 분에서 갑자기 급전개로 사람을 기분 좋게 놀래키더니, 이제는 연장설까지 전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개인적으론 20회로 마치기에는 다소 이야기가 덜 진행된 거 같습니다. 한 4회 + 약간 가량은 충분히 연장할만 하지 않은가 싶네요. 곧 자이언트도 마지막회로 이제 끝이 나겠다. 자이언트 후속작도 꽤나 큰 블록버스터이지만, 역전의 여왕, 뒷심을 기대해볼만 합니다.
 다만 근래에 MBC에서 엎어지는 편성이 꽤 많다는 점에서 다소 걱정은 되는군요. 물론 방송사마다 외주제작에 있어서 오고가는 이야기는 당연히 많겠지만, 유독 MBC와 관련된 이야기가 많이 오가니...

 아무튼...!
 인생 건강에 일주일에 드라마 한 편은 꽤나 좋은 보약이다라는 나름의 새로운 신조를 가지고 드라마를 보기 시작한 지 몇 개월. 다행히 여지껏 크게 후회한 작품은 없었고 요근래 보약용 드라마로 정한 역전의 여왕 역시 나름 꽤 영양가 있는 보약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비록 상당히 대중적인데다가 여러모로 매력이 넘치는 드라마치고는 시청률이 받쳐주진 못하고 있지만... 어차피 시청률과 별개로 저는 즐기고 있으니, 이렇게 블로그에 감상문을 쓰면서, 그러니 그다지 나쁜 기분은 아니지만... 괜시리 아쉬운 마음이 없지 않군요.



 아무튼, 오늘 역전의 여왕은 지난주 월요일 13회 분량까지 농익었던 이야기들이 14회 들어 서서히 터지기 시작하면서 점점 클라이막스로 꽤나 멋지게 나아가고 있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맙소사. 작가님, 걱정하던 제가 부끄럽잖아요.





 오늘 이야기의 흐름을 한 번 잡아볼까요?





 1. 봉준수에게 뻥뻥 차이던 백여진, 드디어 인생에 꽃이 피나?
 아니 이런, 생각지도 못하게 등장한 왠 훤칠한 미남 경찰관님. 



 봉준수가 술에 취해 전 마누라가 된 황태희에게 술주정까지 부린 날 밤, 술에 취해 모텔인 줄 알고 들어가 잠에 든 곳은 다름아닌 경찰서 지구대. 그 곳에서 봉준수의 술주정에 어안이 벙벙해진, 그럼에도 젠틀함을 잃지 않는 경찰관 한 분이 계셨지요. 꽤나 훤한 외모에 엑스트라치고는 뭔가 좀 이상한데.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바로 몇 장면 후에 백여진에게 빠져버린 남자로 다시금 등장합니다.



 거기다가 백여진이 봉준수를 지켜주고 싶다는 말에, "제가 하는 일이 지켜주는 일인데. 제가 당신을 지켜드리면 안 되나요?"라며 수준급의 대사를 치는 이 남자. 아마 드라마 보는 몇 몇 여성들은 벌써 봉준수/구용식에서 갈아탈까 고민하신 분들 계셨으리라 봅니다.

 아무튼 일회성은 아닌거 같다 싶더니, 막판 예고편에서 다음 회 등장을 미리 이야기하고 있네요.
 (설레였던 바로 당신, 내일도 채널 고정!)
 
 20부작 드라마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깜짝 등장인데, 연장을 앞두고 뿌린 또 하나의 등장이든, 원래 작가님이 계획하신 내용이든, 비중이 얼마든지 간에, 어찌 되었건 개인적으로 백여진이 짝을 만나든, 아니면 짝을 만나지 않더라도 자기 자신을 좀 정리할 수 있는 계기가 생기길 바랐던 저로서는 아주 대환영입니다.

 이 배우분은 누구신가요?
 라는 글들이 오늘 역전의 여왕 게시판에 좀 올라올 것 같네요.





 2. 목 부장님 폭탄 선언, 순식간에 눈물 바다
 오늘 가장 큰 사건은, 아마 목 부장님의 지하철 폭탄 선언이 아닐까 싶습니다.
 계약직 직원이 된 황태희를 여전히 팀장님이라 부르며 따르는 다정다감 유경 씨. 늘 낯가림이 심해서 고생인 역할이었지요. 역전의 여왕의 큰 흐름 중에 하나인 발표 경쟁을 앞두고 유경 씨가 다시금 발표자로 준비하던 중에 나아지지 않는 발표 실력, 아니 낯가림에 결국 황태희가 하나의 방도를 찾습니다.

 바로 지하철에서 사연 말하기.
 뭐, 이미 몇몇 그룹 등에서 실제로 숯기 없는, 발표에 대해 자신감이 없는 이들에게 사용해서 효과를 꽤 보았다는 신문 기사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요. 그리 새로울 것 없어 보이는 소재에, 목 부장님이 갑작스레 시작한 폭탄 선언에 드라마를 보던 저는 갑자기 목이 메어 오더군요.



 "저는 한 기업의 부장입니다."
 라는 운을 떼며 시작한 목 부장님의 이야기는, 회사 생활에 대한 회한, 기러기 아빠로서의 힘든 상황 이야기에서 갑작스레 꺼낸 한 마디로 가슴을 뭉클하게 만듭니다.



 "저는 시한부 인생입니다."
 "절 믿고 따라주는 팀원들을 위해 무언가라도 해주고 싶습니다. 꼭 해줄겁니다."
 무엇보다 무겁게 꺼낸 이야기일 이 이야기는, 그 어떤 시한부 인생 고백보다 가벼워보일 수 있었지만, 무엇보다 진정성을 보이며 가슴을 울리더군요.

 살면서 누구나 한번쯤 내게 되는 '또 한 번의' 용기. 목 부장님을 응원합니다.

 방송 내내 왠지 모르게 측은하고 초라한 모습, 때로는 비루한 모습의 전문이었던 목 부장님의 회생. 이제 기대해봐도 되는걸까요? 시한부 인생, 슬프고 답답하게 보내지 말아주세요. 기러기 아빠, 외롭게 보내주지 말아주세요.
 비서가 목 부장 내보내려던 구용식에게 이야기하듯 저도 한마디 해보자면...



 목 부장님 슬프게 하면, 작가님 정말 미워할겁니다!!!



 저는 이후 이어지는 강래연 씨(유경 역)의 눈물 역시 가슴이 짠했는데요.
 목 부장님의 가슴에서부터 차오르는 눈물의 고백을 "아저씨, 뭐 팔러 나오신거 아니예요? 양말?"이라며 비웃듯 이야기 던지는 10대들의 비아냥에, 결국 결심한 듯 일어나 자신만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저희는 이곳에 물건을 팔러 나온 것이 아닙니다."
 이 한 마디로 다부지게 시작한 그녀의 발표. 목 부장님의 팀원들을 위해 무언가 하겠다는 결심이, 바로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나저나, 10대들의 비아냥을 들으며... 진심이 비아냥이 되고 그것(비아냥)이 진실인양 여겨지는 현실이 보이는듯 싶어 왠지 안타깝더군요. 근데 저도, 갈수록 별반 다르지 않아져 가는건 아닌지 걱정스러워요ㅎㅎㅎ





 3. 본격적으로 시작된 구본부장의 마력
 아무래도 '유부녀'에 대한 접근은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죠. 더군다나 작가의 전작인 내조의 여왕에 비해서, 역전의 여왕은 구용식이 황태희에게 접근할 수 있는 계기나 구실이 사실상 상당히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황태희의 이혼 소송과 더불어 발표 준비에 구용식의 마음도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그와 더불어 많은 여성 팬들의 마음도 흔들리고 있겠지요.


  자신의 비서에게 자신의 마음을 들켜버린 구용식. 비서의 충고대로 황태희를 멀리 해보려고 하지만 마음에 밟히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준비 중이던 발표의 핵심 키가 되던 아주머니가 한 상무의 간계에 의해 사라지고 나서 그 아주머니를 찾아 종일 집 앞에서 기다리던 황태희. 그런 그녀를 어찌할줄 모르던 구용식이, 걱정을 빌미로 최초의 스킨쉽에 도전합니다.


 



 +

 다만, 개인적으로 가장 애정이 가는 캐릭터인 봉준수 씨의 비중과 극 내에서의 상황은 안타깝고 안타깝습니다. 다들 이렇게 하나하나 자리를 찾아가는 가운데, 여전히 봉준수 씨는 회사에서도 관계에서도 답보 상태에 있네요. 

 

 이 순수하고 착한 남자, 좀 행복하게 해주세요. 흑흑...





 황태희와 봉준수의 어머니는 멀찌감치 떨어진 왠수 사이에서, 황태희와 봉준수의 이혼 소송을 계기로 한층 가까워지며 콤비 플레이를 예고 중입니다. 전 그리고 기대 중입니다. 원래 이런 맛에 드라마 보는거 아니겠어요?!
 




 자아, 오늘의 역전의 여왕 시청률은?
 개인적으로 매우 기대가 되는 바입니다. 이제 슬슬 기사 거리들이 나올만한 소재들도 등장하고 있고, 어느정도 이야기의 얼개도 잡혔으니, 이제는 잘만 이끌어나가면 정말 즐거운 드라마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화요일 밤 역전의 여왕도, 기대할게요! ㅎ


posted by souli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