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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롯이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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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1. 2. 16:17 오롯/마실 떠나기

 


 중앙대 근처는 제가 중앙대학교에 막 입학했을 2007년 쯔음에는 저는 대학가라고 하기엔 너무도 아쉬운 주변 풍경에 늘 안타까워했습니다.
 대학에 들어오기 이전부터 이미 대부분의 대학가는 경험을 해보았지만, 사실 그 대학가들이란 '번화가'라는 말이 더 어울릴만한 이것저것 참 많은 곳들이었으니... 처음 막 입학했을 무렵 7호선 상도역에 내려 좁디좁은 골목길(알고보니 다니는 차도 꽤 많은 도로 근처였지만)을 오가는 것 밖에는 무언가 할 거리가 없었던 중앙대 근처는 제겐 낯설었기 때문입니다.

 이젠 마냥 익숙할 뿐인 홍대 근처나,
 저렴하고 알차게 놀 수 있는 신촌-이대 근처,
 좀 쉬고싶다 싶으면 찾았던 대학로 근처,
 영철 버거가 있는 한 그 곳은 무한 기쁨일 수 밖에 없던 고대 근처,
 신림-사당 상권이 적절해서 그쪽 사는 이들만날 땐 종종 애용했던 신림-서울대입구 근처,
 이런 곳들에 비해서 중앙대 근처는 '아, 난 그냥 학교에 공부하러 오는거지.' 라는 생각을 하게 해주었지요. 

 어찌보면 정감있는 가게들이 군데군데 있기에 오래 있는 이들에게는 익숙함이 힘이 되는 공간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술을 마시지 않는 저는, 대학 첫 해동안 있었던 약속 가운데 만남의 장소로 중앙대학교 앞을 택할 수 있었던 것은 기껏해야 세네번 정도 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는 누이를 중앙대의 자존심 '카우버거'의 밀리언셀러(만큼 귀한) '치킨휠레버거'로 - 사실 요즘은 좀 아쉬워졌지만
 아는 친구를 연영과의 정기를 받은 (것 같지는 않지만 아무튼 왠만한 학교의 훈남들보다 준수하다고 개인적으론 믿고 있는) 훈남 훈녀 분들로
 그리고 학교 앞에서 볼 수 밖에 없는 피치 못 할 사정을 만듦으로
 아는 이들을 불러 학교 앞에서 만난 것 외에는 정말 학교 근처에서 외부 약속 있어본 기억이 없네요.

 전 사실 학교 앞에서 편하게 약속을 잡는 것이 어느 대학에나 당연한 일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저의 중앙대 첫 해는 그러한 당연한 일이 결코 일어나지 않는 시기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추억, 아니 추억이라기보단 푸념이 길었지만...
 이런 이야기들을 블로그에 편히 쓸 수 있는 곳은 요근래의 중대 앞은 2007년의 모습을 차츰 잊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분별하게 늘어난 카페를 보면 다소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이전과는 다른, 누군가에게 조금은 어깨에 힘을 주고 소개를 해줄 수 있는 곳들이 하나 둘 씩 생겨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이전에는 몰랐던 숨어있던 평범한듯 괜찮은 곳들도 있었다는 사실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기도 하구요.

 아무튼 그러한 곳들을, 혹시나 오가다 이 블로그를 들르실 분들께 하나 하나 전해보려 합니다.

 아, 역시 사설이 깁니다.
 하지만 사설이 길다는 것은, 그만큼 긴장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반증이겠지요?
 후후, 믿어주세요.

 아무튼 소개 시작합니다!
 아무쪼록 이 소개가 중앙대 근처에 계시는 당신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첫 마실 추천기에는, 라멘과 돼지고기 덮밥이 맛있는 라멘집인 '동경도'를 전해드립니다.

 

 달콤한 돼지고기 덮밥(차슈 덮밥)이 정말 맛있는 일본라멘집 '동경도'
 
 

동경도의 내부 모습, 아기자기한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 인형들이 가득하다.



 찾게 된 계기
 
 어느 대학가보다 홍대 근처가 멋져 보이는 것은, 그 동네의 가게들은 그네들만의 감수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에 비해 중앙대 근처는 '밥집'과 '술집'은 많았지만, '그 집'이라고 말할 수 있는 곳이 없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친구들에게 종종 '그 것'에 대해서 이야기하던 저는 어느 날인가 등교를 하다가 길을 헤매 중대 먹자골목에 처음 발을 들이게 됩니다. 평소 가지 않던 루트로 학교로 가는 길을 찾고 있던 모험심 넘치는 대학생은 그 와중에 홍대의 부러운 '그 것'을 왠지 물씬 풍기고 있는 가게를 발견하게 됩니다.
 원목 느낌의 외형에 멋들여지게 쓰여진 이름 '동경도'
 아직 대낮이었던데다가 그 날엔 아직 이 곳이 오픈을 준비 중이었던지라 언젠가 꼭 한 번 들러보리라 생각을 하고 A+학점(soulian 중앙대 입학기념 일부 학점-에만- 한정 수여)의 길을 걷게 됩니다.

 그런데 바로 얼마 후, 아는 형으로부터 그 곳의 소개를 받게 됩니다.
 학교 선배(이긴 하지만 타 과)인 K 형님은 저에게 그 곳을 라멘이 참 맛있는 곳으로 소개를 해주셨지요. 라멘을 좋아해 몇 몇 곳을 둘러보았으나 실망을 많이 했고, 그러던 와중에 자주 가는 곳이 있었는데 요근래 학교 근처에서 그 곳의 맛에 뒤지지 않는, 그러나 가격도 (다른 곳에 비해) 적당한 집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저야 중대 근처에 그런 집이 있다니 마다할 것 없이 두근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형을 따라 나섰습니다.
 그리곤 놀랐죠. 바로 얼마전 제가 '그 것'을 느끼고 가보고자 했던 바로 그 집으로 형이 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대충 감은 잡았습니다. 아무리봐도 그 곳 외에는 라멘 집으로 보이는 곳이 중대 먹자 골목에는 보이질 않았거든요. (참고 : 조금의 과장을 보탠 중대 먹자 골목 지도 - 고기집, 고기집, 고기집, 잠시 쉬고, 고기집, 고기집, 고기집, 잠시 쉬고, 어? 이게 끝?) 역시 될 위인은 하늘도 돕는다라는 생각을 하며 의기양양 들어선 곳.
 라멘이 맛있다며 저를 그 곳에 데려가신 형은 당연히 저에게 라멘을 권했습니다. 하지만 또 당시까지만 해도 밥심이 제 힘이던 저인지라, 저는 그당시 메뉴 가운데 유일한 밥 메뉴인 차슈덮밥을 용케도 찾아 주문하였습니다. 그 선택이 올바른 선택이었지요.

 그럼 동경도의 메뉴들을 전해드려볼까 합니다.



 메뉴소개

 


 메뉴 하나. 차슈덮밥
 사실 라멘집인 동경도이긴 하지만 제가 가장 주로 찾는 것은, 그리고 함께 찾은 주변분들에게 가장 먼저 추천해주는 메뉴는 바로 챠슈 덮밥입니다.

 일식 돼지고기 덮밥메뉴로, 흰 쌀밥에 숙주와 몇몇 맛내기들을 함께 넣은 다음, 얇게 저민 돼지고기를 약간의 소스와 함께 은근히 구어 그 위에 올린 후, 마지막으로 달콤한 간장 소스로 마무리한 메뉴입니다.

 이 메뉴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아삭 바삭 달콤함입니다.
 숙주의 아삭함과 구운 돼지고기의 바삭함 그리고 간장 소스의 달콤함이 잘 어우러지는데 이 맛의 조화가 상당한 즐거움을 줍니다.

 아시다시피 일식덮밥은 재료들을 섞어서 먹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재료를 스푼에 떠서 입 안에서 어우러져 해야 더 맛좋게 먹을 수 있답니다. 아무래도 아삭한 야채와 뜨끈한 밥, 고기, 단 소스를 한데 다 섞다보면 그새 맛이 다소 애매해질 수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묘한 맛을 내는 비빔밥을 욕되게 일본의 모 기자-욕이 아니란 해명을 하긴 했지만-는, 아무리봐도 일본식 덮밥 밖에는 절묘한 어우러짐을 느낄 줄 몰랐던 사람인거 같습니다.)
 드실 때에는 재료를 섞지 마시고, 그 곳의 오목한 숟가락으로 한 번에 떠서 드셔보세요^^
 
 참고로 동경도의 챠슈덮밥의 간장소스는 그 묽기에 있어서 여러차례의 변신을 해왔습니다.
 초기 : 걸죽한 마치 엿기름 같은 소스 - 개인평점 95점
 중기 : 매우 묽은 간장 같은 소스 -개인평점 60점
 현재 : 초기와 중기의 교묘한 조화로 엿기름 같지만 간장 같은 소스 - 개인평점 84~89점(85~89점을 주려다가 잠깐 멈칫하고 1점 깎게 만드는 맛)
 참고로 중간맛은 50점입니다. 60점이면 '그럭저럭 괜찮네.' 70점이면 '괜찮네.' 80점이면 '좋은걸?! 단골로 지정이요!' 90점이면 '더 주세요오~! 또 주세요오~!'입니다. 100점은... 뭐, '욕쟁이 할머니라도 좋다. 감수하고 먹어주마. 어서 요리를 내놓아라!!!'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러한 변신에는 요리사이시기도 하고 사장님이신 분의 나름의 고심이 숨어 있었는데요.
 초기 많은 여성분들이 챠슈덮밥의 단맛에 반해 자신의 남자친구분들을 대동하여 방문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의외로 남자친구분들의 반응은 그럭저럭, 시큰둥이었다고 하네요. '너무 달아~'가 그 이유였다고 합니다. 사장님은 고민하셨다고 해요. 모두에게 만족시켜주는 맛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그런 와중에 묽은 소스가 나오게 되었으나, 또 이 묽은 소스는 저와 같이 초기 방문자들에게는 사실 정말 안타까운 변화였습니다. 저는 그래도 말 안 하고 조용히 있다가 어느 날인가 넌지시 여쭈어봤더니 말씀해주시더라구요.
 아무튼, 그런 사장님의 고심 끝에 결국 현재의 맛으로 결정이 된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초기의 95점 맛이 아직도 그립지만, 그럼에도 더 많은 사람들이 먹을 수 있는 덮밥이 된 지금도 결코 불만스럽지 않습니다. 함께 나눌 수 있는 즐거움이 맛집의 매력이니까요.
 제 소스만 졸여주시면 안되요? 라고 차마 부탁할 자신이 없... 혹시 저와 같은 걸죽한 소스 매니아 분이 계시다면 사장님께 함께 은근한 건의를 하... 기엔 소스 변화 중의 사장님의 고뇌를 너무 잘 느낀지라...
 그래요. 함께 나눌 수 있는 즐거움이 맛집의 매력이니까요.
 헤에, 글 쓰다보니 또 먹으러 가고 싶네요.
 달콤한 챠슈덮밥. 헤에...

 가격 : 6000원



 메뉴 둘. 들깨라멘



 역시나 동경도는 일식 라멘집입니다.
 저에게 이 곳을 소개시켜주신 형께서도 그 라멘 맛에 반해서 이 곳을 찾으셨던거구요.

 제 기억이 맞다면, 기본 라멘은 세가지 입니다.
 진한라멘(돈코츠라고도 불리우는 돼지육수 라멘), 미소라멘, 들깨라멘.

 그 가운데 들깨라멘은 고소한 맛의 라멘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누구라도 환영할만한 맛입니다.
 돼지육수의 진한 맛과 필적할만큼 고소한 들깨의 맛이 입 안을 감싸며 먹는 이를 즐겁게 해줍니다.
 
 라멘을 좋아하신다면, 진하고 고소한 맛을 좋아하신다면 들깨라멘을 추천드립니다^^

 가격 : 6000원



 메뉴 셋과 넷. 진한라멘과 된장라멘
 
솔직히, 이 두 메뉴는 함께 간 지인분들이 드시는 것을 약간씩만 맛을 본게 다인지라...
 
 아시다시피 저는 챠슈덮밥에 빠져버렸...

 사실 이런 생각을 종종 했습니다.
 챠슈덮밥 + 미니라멘 메뉴가 나왔으면 좋겠다라는...
 사실 사장님한테도 슬쩍 넌지시 조심스레 소심하게 건의해보았는데...
 "아유, 그러기엔 너무 힘들어요."라는 슬픈 대답만이 돌아왔...

 사실 자주 챠슈덮밥을 먹거나 차선책으로 들깨라멘을 먹긴 하지만...
 챠슈덮밥을 먹을때면 늘 진한라멘이나 된장라멘과 함께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답니다.

 사실 제 식성이 왠간하지 않은 관계로 이게 결코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지갑이 왠간해서 그냥...
 그래도 저는 굳굳하게 챠슈덮밥을 먹겠습니다!
 
 아, 진한 라멘과 된장라멘의 소개가 없군요.
 진한라멘의 경우 돼지육수라멘입니다. 동경도의 라멘답게 걸죽하고 진한 맛이 납니다. 가끔은 이런 걸죽한 맛이 단순한 국물맛이 아니라 스프 같은 식감을 전해주기도 해서 더 푸근하고 좋습니다.
 된장라멘의 경우, 먹고 싶을때는 챠슈덮밥에 곁들이로 나오는 미소국을 먹는답니다. 흑흑...
 된장라멘은 국물이 조금 맑은 듯한 느낌이 나는 대신에 된장맛이 나서 구수한 맛이 납니다.

 가격 : 6000원



 메뉴 다섯. 만두

 초기에는 흔히 많이 파는 모모만두 같은 일반만두를 구워주셨는데, 언제부터인가 피가 얇고 전체적으로 얄쌍한 만두로 바뀌었습니다. 소스로는 간장소스+마요네즈? 스러운 맛의 소스에 약간의 파가 송송 썰려 나오는데요. 밥을 맛나게 먹고나서 입가심하기에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원체 어딜 가든 전채요리는 됐고, 일단 메인요리로 달려봅시다! 라는 저인지라...
 자주 먹지는 못하고, 가끔은 누가 사주시거나 사장님이 주시면 먹습니다^_^
 

 가격 : 1000원



 그외 메뉴.
 이 외에도 냉라멘이나, 기타 술안주로 괜찮은 메뉴들을 하나하나 시작하셨어요. 전 늘 식사를 위해서 가는지라, 더군다나 챠슈덮밥이라는 고정메뉴가 있는지라 맛은 보지 못했지만... 어...언젠간 다 먹어보리라!



 가게 소개

 중앙대 먹자골목에 위치.
 목조건물 느낌의 외관.

 주 메뉴
 진한라멘, 된장라멘, 들깨라멘 : 6000원
 챠슈덮밥 : 6000원
 만두 : 1000원
 공기밥 : 500원
 기타 여러가지 메뉴가 있다.

 장점
 라멘의 진한 국물 맛과 덮밥의 달콤한 맛이 입을 즐겁게 해준다.
 중앙대 근처의 몇 안 되는 '느낌'이 나는 가게.
 사장님이 (쑥쓰러움을 조금 타시는 듯 하지만) 친절하시다.
 
 단점
 세트메뉴가 없... 라멘이랑 덮밥이랑 같이 먹고 싶...
 (농담이예요. 혹시 사장님이 이 글을 보시진 않겠지?)

 자세한 지도
 

 
 말로 설명해보는 지도



 중앙대 정문에서 출발
 중앙대병원 삼거리로 간다. 흑석역 가는 방향으로 올라가며 미다래가 보이는 앞에서 좌측으로 보이는 길목으로 들어서면 앞에 유치원이 보이며 그 근처가 중앙대 먹자골목이다. 먹자골목 앞의 지도에 보면 나와 있듯이, 먹자골목으로 들어서면 우측에 목조건물 느낌의 동경도가 보인다.

 


 흑석역에서 출발
 흑석역 4번 출구에서 나와 길을 건넌다. 중앙대병원 방면으로 걷다보면 설렁탕집이 보이는데, 그 골목으로 들어간다. 앞에 유치원이 보이며 그 근처가 중앙대 먹자골목이다. 먹자골목 앞의 지도에 보면 나와 있듯이, 먹자골목으로 들어서면 우측에 목조건물 느낌의 동경도가 보인다.
 

 


 soulian은 당신의 소중한 진심이 담긴 댓글을 늘 기다립니다^^
posted by souli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