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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롯이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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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4. 14. 02:14 오롯/방송 즐기기

 로열패밀리 13회는, 드디어 그 이야기의 진정한 본궤도에 올랐습니다.

 애석하게도 저의 시험 기간과 동시에 오른 로열패밀리의 본궤도는 드디어 감춰진 과거와 욕망이 아닌 고뇌를 본격적으로 그리며 남은 몇 회(연장하지 않는다면 이제 5회분이 남았군요. 말도 안 되요!) 간에 대체 그들의 고뇌를 어떻게 풀어갈지, 더불어 저 같은 이들에게는 대체 인숙의 오늘은 너무도 가혹한 어제를 살았던 그녀에게 어떤 삶을 남길지를 궁금해하다 못해 절실하게 그녀의 좋은 미래를 기대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드디어 김인숙(염정아 분), 아니 김마리의 어제가 그 베일을 벗었습니다.
 그녀의 과거에는 한 미군(이라고 쓰고 그 놈은 썩을놈이라고 읽는다)의 죽음이 얽혀있고, 그 사건에 얽혀 김지훈(지성 분)의 아버지가 죽었으며 또 그 사건에는 엄집사(전노민 분) 역시 관련되어 있음이 드디어 오늘 밝혀졌습니다.

 부모님의 죽음 이후 어머니의 친구 집에서 기거하며 불안한 미래를 매일 마주하고서도 고등학교만큼은 졸업해서 돈을 벌어 간호사가 되고 싶었던 그녀가, 처녀경매에 나갈 수 밖에 없었던 기구한 사연. 

 

 어린 시절 인숙의 가슴 아픈 그 날, 사회자분은 참으로 얄밉게도 연기를 하시는군요. 아, 정말...

 그리고 그 와중에 그녀에게 힘이 되어주었던 이들, 지훈의 부모님과 엄집사 그리고 윌셔라는 또다른 미군, 그리고 그렇게 살아가던 그들의 사이에 씻을 수 없는 균열을 일으킨 썩을 놈(정말 분노 상황)의 스티브라는 미군의 이야기가 오늘 펼쳐졌습니다.

 이놈이 그 썩을놈

 지훈의 아버지, 이후에 위의 썩을놈에게 끌려가던 인숙을 구하려다가 죽게 됩니다.

 

 윌셔, 인숙을 돕고자 택한 방법은 5센트씩 더 불러서 긴장감을 극도로 한 후 자신의 전역선물인 시계를 풀러 멋지게 인숙을 사서(?) 모시고 가는 방법. 이후에 윌셔와 인숙(마리) 사이에서 낳은 아들이 바로 조니입니다.


 로열패밀리는 초반부 재벌가의 암투를 그리며 긴박하고 극적인 이야기 전개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산 이후로, 차츰 그 이야기의 중심을 인숙의 이야기로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그 와중에 극이 가져야 하는 기본적인 시청자들에 대한 예의인 즐거움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극 전반에서 보였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반응들을 보니 이러한 중심의 이동이 달갑지 않았던 시청자분들도 계셨나보더군요.

 물론 저는 애초에 이 이야기에서 인숙의 이야기에 촛점을 맞추었던터라, 그 과정 또한 견딜 수 있었습니다(이해 부탁드려요. 원래 콩깎지 씌이면 아무것도 안 보이잖아요^^;)



 세상에 사연 없는 사람은 없지만....
 또, 그 사연 모두 치유하고 사는 이 또한 없지 않은가 싶습니다.

 구구절절한 이야기들은 모두 많은데... 그 모든 이야기들은 치유가 아닌 체념으로 바뀌어 살아가는 이들이 너무도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인숙은, 그녀의 치유 받지 못한 삶을 너무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제 가슴을 아프게 하는군요.

 그녀를 보고 악녀라 하니, 왜 제 가슴이 아플까요?
 
 인숙이 다시 찾은 지훈의 어머니.
 전 이상하게도 이 둘의 만남이 늘 의미심장하게 다가옵니다.

 더불어 둘 간의 만남은 늘 극의 전환에서 중요한 지점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들간의 대화에 함의된 이야기들 또한 극이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너무도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13회에서 지훈의 어머니를 다시 찾은 인숙은, 이전에 드러내지 못한 그녀의 아픔과 그로 인한 상처, 그리고 다짐, 더불어 감정을 드러냅니다.

 이전 만남이 있었던 6화에서는 그녀가 그리고 비장할 수 밖에 없었던 의지를 내보였다면...
 이번 13회에서는 그녀의 그 의지에 가려진, 아니 그 의지를 더욱 슬프게 만드는 그녀의 사연, 의지의 이유를 드러내는군요.

 인숙의 고백, 그리고 마치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듯한 지훈의 어머니의 표정.




 여담이지만...
 참 희안하게도 지훈의 어머니 앞에서 인숙은 늘 10대 소녀 같은 모습이네요.
 어쩌면 그녀가 바라던 삶과 관계가 가장 온전한, 다른 의미로 치유의 시간을 이 순간에나마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닐지 생각합니다.


 가장 깊은 아픔과 그 아픔에 대한 치유가 공존할 수 있음은, 어쩌면 인숙이 더 서글픈 이유일지도 모릅니다.
 지훈의 어머니와의 독백 같은, 하지만 어우러진 대화.
 진정으로 위하고 싶었던 그리고 그 결실을 보았으나 결국 기구하게 다시 엮이는 지훈과의 오늘.
 둘 모두 인숙에게는 치유이지만, 사실 그녀의 아픔이기도 하지요.

 궁극적으로는 지금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가 되어버린, 하지만 또 다른 아픔을 주는 JK그룹.
 그마저도 그다지 다르지 않네요.



 상처와 치유가 공존하고 있음을 드러내기 시작한 로열 패밀리.
 13회는 또 다른 극의 전환을 이끄는 지점에서 지훈과 지훈의 어머니를 만나게 합니다.





 제가 처음 로열패밀리에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게 된 기사가 있었습니다.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으나, 로열패밀리의 제작자 분의 인터뷰였습니다.

 그 분의 인터뷰 중에 아직도 기억하는 것은, 또 그렇기에 로열패밀리를 계속 지켜볼 수 있게 한 것은...
 로열패밀리의 제작의 목적은 무엇보다 진정성에 있을 것이라는 의미의 인터뷰였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 로열패밀리의 작가분이 하신 인터뷰를 보았고...
 그 인터뷰에서도 제작자분의 인터뷰와 맥락이 거의 같은, 진정성이라는 무게가 담긴 극의 방향성을 기대해볼 수 있을 의미를 찾았습니다.

 다행히 제 주변에서 로열 패밀리를 보는 분들이 여럿 계신 것으로 압니다.
 제 블로그에 자주 들러주시는 분들에게도 종종 듣고 있구요. 제 덕에 보신데요. 으쓱으쓱.

 그 분들을 비롯해, 혹시나 어쩌어찌 제 블로그를 들러주신 분들께...
 로열패밀리가 전하는 즐거움과 동시에 드라마가 담고 있는 진정성을 함께 기대해주시길 바라여 봅니다.

 막장드라마가 드라마의 트렌드가 되고, 또 오늘 날에는 그 막장드라마를 까면서 즐기는게 시청자의 트렌드가 되었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이 주는 진정성의 무게를 시도하는 작품과 또 그 작품을 즐기는 분들이 분명히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진정성의 무게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진정성이 너무도 흥미롭게 다루어진 드라마를 즐길 수 있는 분들 또한 분명히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로열패밀리는, 근래 드물게 진정성과 극의 흥미를 모두 잡아낸 드라마임에 분명합니다.

 흥미를 즐겨오신 분들이라면, 로열패밀리가 주는 진정성에 조금 더 귀를 기울여보신다면...
 로열패밀리의 13회에서의 전환이 오히려 이전까지보다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오게 되리라, 그로 인해 만족하게 되시리라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제작진 이하 로열패밀리 관계자분들, 조금만 더 힘내주세요!
 시청률 정체 및 하락으로 이래저래 말은 좀 있었지만...
 이미 로열패밀리는, 충분히 의미 있는 드라마의 반열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명확히 걸어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로열패밀리를 즐기는 시청자분들은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지금의 상황에서 시청률 정체는 어쩔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13회를 계기로 조금 더 회자될 수 있는 드라마가 된 것은 분명합니다.

 끝까지 좋은 작품, 부탁드립니다^^

 저도 끝까지 좋은 시청자가 되겠습니다^^
posted by souli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