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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롯이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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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4. 25. 22:01 오롯/방송 즐기기



 뒤늦게 오늘에야 로열패밀리 15회, 16회를 보았습니다.
 
 시험기간인 관계로 꽤나 힘든 한 주간을 보내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이 바로 로열패밀리를 보지 못한다는 사실이었고, 덕분에 계속 인터넷 기사만 아이폰으로 뒤적거린 시간들도 있었다면 믿으시려나요...?

 아무튼 그만큼 기다렸던 15회, 16회였기에 오늘도 두 건의 볼 일을 마치고 와서는 늦은 밤에 눈 부비며 15회, 16회를 보았습니다.



 마리이자 김인숙인 그녀를 오롯이 알던, 엄기도가 떠나다.

 "고백할 게 있다.
 이제야...

 내가 그 사람이었다.
 널... 용산역에서 데려온...

 니가... 밥이라도 굶지 않았으면 해서...
 강마담한테 데려다 준거였다.

 나... 나로선, 최선이었다.

 미안하다."


 지금까지 늘 인숙의 곁에서 인숙을 지켜웠던 엄기도는 중상을 입은 채 마리이자, 김인숙, 그녀에게 아마도 마지막이 될 고백을 합니다. 
 엄기도가 해를 입지 않게 하고자 김인숙이 던진 그녀의 과거에 대한 푸념을 듣고 못내 가슴이 아팠을 그는 어쩌면 마지막이 될 그 순간에 그녀에게 사과를 구합니다. 하지만 인숙조차 그 사실을 알고 있었지요. 그리고 그렇기에 더더욱 그를 지켜야 했던 김인숙의 마지막 고백에, 그는 눈을 감습니다.

 그렇게, 엄집사, 엄기도(전노민 분)가 퇴장했습니다.
 혹시나 하는 일말의 기대감을 가져보기도 하지만, 드라마 외적으로, 모 님이 한창 바빠야 할 지난 주 시점에 엄기도 역의 전노민 씨를 홍대 인근에서 보았다는 이야기를 한 것을 보면(앗, 이런거 써도 되나요?) 아마 엄기도는 극에서 퇴장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지난주쯤부터 엄기도의 퇴장은 어느정도는 예상되었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극 전반에 있어서 가장 미묘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데다가, 무턱대고 질주하는 김인숙(염정아 분)을 더 극박하게 몰고 갈 수 있는 가장 큰 카드였던 엄기도의 퇴장은 어찌보면 극 상의 전개에서 필연적일 수 밖에 없었으리라 생각됩니다.

 내심 막판까지 엄기도의 재등장을 기대해보지만,


 이는 아마도 드라마에 푹 빠져버린 일개 네티즌의 자의적 최면에 불가하겠지요?
 극 중에 등장한 퇴직금 지급 서류를 보고선 '살아 있으니까 퇴직금을 주는거겠지? 어디선가 짠하고 나타날거야. 휠체어 타고 미묘한 미소를 띄고... 혹시나가 아니라 역시나아!' 하는 생각을 해보는 못난 네티즌을 용서하소서. 라고 하면 엄집사님 좀 살려주실래요?

 엄기도란 인물은 로열패밀리의 K, 김인숙에게 있어서는 가장 큰 버팀목이자 자신의 존재를 가장 오롯이 알고 있던 이었습니다. 이는 그가 어떠한 도구로서의 존재만은 아닌 것이 분명합니다. 마치 공 회장과 그 막역한 사이의 변호사처럼 김인숙이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한 질주에 있어서 정신적인 부분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겠지요.

 김인숙이란 인물이 15회의 공 회장의 제 3 막에 의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지려는 상황에서 극이 흘러가는 방향 상 엄기도의 퇴장은 필수불가결 했음이 분명하고 또 그로 인해 김인숙의 마지막 선택은 조금 더 비장해집니다. 또 하나의 희망이자 삶의 끈을 놓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김인숙. 복수를 포기하고, 자신만이 할 수 있는 더 큰 복수를 열다.

 결과적으로 김인숙은 자신의 최후의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김인숙이 공 회장에게 보낸 편지를 보고 그저 그녀의 희생으로 끝날지도 모른다는 제 생각과는 다르게, 16회 막판에서 첫째 며느리(전미선 분)와의 대화에서 김인숙이 김인숙 자신을 패로 꺼내들었다는 이야기를 했다는 점에서 아마도 그녀가 무언가 이 끝에 준비해놓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들게 합니다. 물론 그 준비된 끝이 드러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지만 말입니다.


 김인숙은 자신의 '추악한' 과거를 꺼내 들고 그 과거를 통해서 마지막 복수를 시작하였습니다.

 안타깝게도 이 패는, 그녀가 말했던 것처럼 공 회장을 향한 복수만은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 패는 결국 김인숙이 자신을 내던지고 (어쩌면 말처럼 김인숙이라는 패를 통해 꾸며둔 마지막 복수를 성공시킬지도 모르지만) 결과적으로 공 회장의 3막으로 인해 피해를 입게 될 주변의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여집니다.

 김인숙이 그토록 모진 말을 해가며 엄집사와 지훈(지성 분)을 자신에게서 멀리보내고자 했던 이유는, 결국 이 패가 자신을 소모하는 것임을 너무도 잘 알았기 때문이고, 이미 인숙은 자신의 끝을 준비하고 있으리라 생각이 됩니다.


 '나만 죽으면 끝이 날 것이다.'

 지금까지 인숙 곁의 사람들이 인숙을 떠날 수 없었던, '악마 같이 보이는 삶을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에게 연민이 가는 가장 큰 이유인, 가장 그녀다운 복수를 그녀가 연 것입니다.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김인숙은 자신의 과거만이 아닌, 앞으로 펼쳐질 자신의 죽음 또는 파멸을 이용해서 JK에 마지막 복수전을 펼치리라 예상됩니다. 이 상황에서 누구도 다치지 않게 하려면 결국 자신의 곁에 누구도 두어서는 안 될 것은 분명합니다. 

 이 싸움은, 공 회장의 이야기와는 역설적이게 일치하는, 홀로 남은 김인숙의 싸움이 되어야 하니까요.

 그녀의 15, 16회에서의 엄기도와 지훈에 대한 이야기들은 단순한 푸념이나 성냄이 아닌, 일종의 신변정리이자 폭풍전야에 자신의 소중한 사람들을 마지막으로 지켜보자 내린 결론에 의한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비쳐져온 마리의 지난 삶과 오늘의 삶에서, 참으로 어리석어 보이지만 어쩌면 이제야 가장 김마리다운 결정을 내린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 결정이 너무도 서글픔에도 말입니다.










 지훈은 그녀를 어떻게 멈출 것인가...?
 이미 극은 결코 이 이야기가 복수극으로 마쳐지지 않으리라는 것을 여러차례 비쳐왔습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김인숙의 가장 든든한 조력자였던 엄기도가 퇴장하고 그와 동시에 지훈에게 엄기도가 남긴 부탁과 영상자료는 (주인공이니 당연하지만) 지훈이 결국 인숙의 마지막 복수극을 멈추게 하리란 것을 당연스레 예측하게 합니다.


 문제는 그것입니다.

 인숙은 어떻게 이 복수극을 멈추게 될 것인가?
 아니, 어떻게 김인숙의 파멸을 막을 것인가?
 어떻게 그녀로 하여금 그녀가 그토록 바라던 자신의 존엄을 찾게 할 것인가?
 그녀의 얄궂은 운명으로 인해, 그녀의 순수함으로도 그녀의 소중한 이들로부터도 그녀의 남편으로부터도 그녀의 잠시동안의 성공으로부터 또 그녀의 복수로서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그녀의 존엄을, 찾게 한다면 과연 어떻게 찾게 할 것인가?

 결국 로열패밀리는, 재벌가의 암투극과 복수극이라는 점에서 지금까지의 16회가 착실히 진행되어 왔다면... 이제 남은 두 회 분에서 이 질문에 대해서 답을 해내리라고 생각합니다.
 (두 회분의 연장은 로열패밀리라는 극이 가진 많은 이야기를 풀어냄에도 그 목적이 있겠지만, 아마도 어찌 보면 극의 이러한 반전되는 부분에 대한 조금 더 설득력 있는 수순을 차례대로 밟아가기 위해서 이루어진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그 키는 바로 지훈에게 들려있습니다.


 이미 김인숙은 자신의 미래를 한 장의 진술서로 자신의 마지막 계획에 몰아넣었습니다. 지금껏 여러차례 많은 수를 써오며 어떻게든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고 오히려 반전시키던 그녀는 이제 그 힘을 잃었습니다. 마지막 돛대인 자신의 진술서를 두고 이제 자신은 자신의 복수극이라는 이름의 배에서 그대로 주저 앉았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계획에서 노와 같은 역할을 하던 엄기도가 퇴장을 했고...

 이제 남은 것은, 지훈이라는 이름의 바람 뿐이리라 생각합니다. 진술서라는 돛대를 두고 운명이라는 이름의 물결이 그녀의 배를 움직이는 가운데에 지훈이라는 바람이 그녀의 배를 움직이리라 생각합니다.

 분명히 인숙은 공 회장을 두고 진술서를 써서 자신의 계획을 이루고자 한 것으로 보이지만, 아이러니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그 진술서는 결과적으로 지훈의 각성을 이끌어 냅니다.
 그 각성은 현재로서는 배신에 대한 일갈로 보이지만, (설마 그러겠습니까?) 그녀를 구원이라고 부르던 지훈은 이제 김인숙, 김마리를 멈추게 하고자 지금까지의 수동적인 소년의 모습에서 (엄기도가 차지하고 있던) 남자로서 인숙의 곁에 설 것으로 보입니다.

 과연 지훈은 그녀를 어떻게 멈추게 하게 될까요?










 그리고 김인숙...
 참으로 기구한 인생.

 자신의 운명에 늘 눈물 흘려야 했고...
 지훈의 아버지, 조니의 아버지, 그녀의 남편, 조니, 그리고 엄기도까지... 그녀를 아껴주던 이들은 하나하나 모두 자신의 곁을 떠난, 오늘 현재의 김인숙은 그녀의 복수와 지훈이라는 마지막 남은 그녀의 조력자에 의해 그녀의 존엄과 증명을 조금이나마 풀어나갈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이 이야기가 지훈에 의해 풀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결과적으로 이 이야기는 지훈에 의해 그 실마리를 잡아가겠지만, 그럼에도 저는 인숙이라는 인물, 마리라는 인물이 이 극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결단이 자신의 희생을 통한 복수가 아닌, 그보다 더 큰 것이길 바라여 봅니다.

 그것은 바로 그녀의 존엄을 그녀 스스로의 결정을 통해 내비치는 것입니다.

 그녀가 그녀를 희생해서 이 복수극의 끝을 보이는 것은, 가장 숭고해보이지만 사실 결국 그녀가 그녀의 운명에 굴복하는 것에 불과합니다(비록 JK는 ㅂㅂㅇ 만들지는 몰라도 말입니다). 물론 지금의 상황에서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어 보입니다. 그럴만한 마음도 아닐테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지훈이 풀어낸 실마리에서, 결국 인숙이 지금까지 자신을 옭매어온 운명을 감히 바꾸어내길 바라여 봅니다. 그것은 복수극도 아닌 성공도 아닌 바로 그녀 자신에게서 나올 수 있는 것이리라 생각해봅니다.










 이제 남은건 단 2회뿐...
 이제 로열패밀리는 안타깝게도 2회분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세월은 흘러서 세월인 것이고, 지금은 이 드라마 뿐이지만 더 좋은 드라마가 어느 순간 부지불식간에 나타날지 모르지만... 이 드라마에 정말 푹 빠져 살았던 한 네티즌으로서 남은 2회분이 너무도 기다려짐과 동시에 또 그 결말 이후의 시간이 걱정될 따름입니다.

 로열패밀리는 초반부의 재벌가의 암투와, 중반부의 복수극과 그 복수극에서 드러나는 서로간의 얽히고 섥힌 감정과 이야기들을 풀어내고는, 이제 그 결말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조금 더 편하게 지켜보려 합니다.
 남은 2회는...

 
 
 아마 별 일이 없는 이상 (김인숙 죽으면 그건 별일임. 그러면 -드라마 다 끝난 마당에- 절필할거임. 물론 아쉬운건 저지만. 작가님. 안 되요. 그건 안 되요. 엄기도도 죽여놓고 김인숙도 죽이면 그건 정말 몹쓸 짓. 으헝헝.)... 블로그를 통해서 마지막 회 이후에, 로열패밀리의 전반을 담아 제가 이 드라마를 추천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들을 포함해 긴 블로깅을 한 번 해볼까 합니다. (이정도 다짐은 해두어야 고마운 드라마 보내면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는거 같은 기분?!) 지금까지 MBC 공식 홈페이지에 함께 포스팅을 하느라 쓰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함께 담아 쓸 예정입니다. 몇 개 안 되지만 비루한 감상문을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외부 사이트에 글을 올린다는 것은 생각보다 부담감이 크네요. 

 그러면 곧 다시 만나겠습니다^^










 몇 가지 이야기
 # 01.
생각보다 늘어난 첫째 며느님의 분량의 가장 큰 피해자는 바로 조현진(차예련 분). 덕분에 그녀의 친구인 기자의 분량 역시 대폭 축소. 아마도 그 덕에 지훈 친구(기태영 분) 분량도 좀 줄어든 듯. 하지만 저는 너무 좋았어요. 전미선 누님. 누님 좀 짱인듯?!
 14회 엔딩은 분명히 미선 누님이었어야 해요! 왜왜왜! 지훈은 클로즈업 되어야 하는 운명을 타고난 남자인건가요?! 라고 투정을 부려보지만... 결국 반전은 그녀였지만, 극의 흐름상 지훈이 엔딩에 나온 것은 또 어쩔 수 없는 것이었으리라 생각하며 꼬리를 내려봅니다.


 # 02. 공순호 회장의 16회의 고백에 대해서 공감과 비공감은 당연히 엇갈리리라 보여집니다. 
 (언젠가 현진의 대사에서처럼) 사랑받고 싶었으나 평생을 악에 바쳐 싸워야만 했던 그녀에게 김인숙이라는 인물이 보여준 욕심 없는 모습과 그런 모습을 좋아한 자신의 남편과 자신이 가장 아끼는 둘째 아들의 모습을 보며 가졌을 그녀의 감정... 충분히 이해합니다.
 다만 늘 이런 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때마다 하는 저의 이야기는... 이해는 하지만 그렇다고 그 행위, 악행이 덮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그녀가 "내가 그리 잘못한건가요?" 라는 질문을 했을때 그녀의 조력자이자 친구인 변호사가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던 것은 결국 그녀는 잘못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공순호 회장은 악녀입니다. 다만 그녀에게도 누구나처럼 사람이 가진 감정은 존재하였고, 그녀를 악녀이게 만든 것 또한 결국 그녀 자신만은 아니었다는 사실. 

 너는 그럴만 하다라는 말. 그거 함부로 쓰는 건 아니잖아요?

 # 03. 결국 중반부 갑자기 등장한 시보는 민폐만 일으키고 마는걸까요?
 공 회장 앞에서 겨우 패기 넘치는 한마디 던지곤 그 꿍꿍이 다 전해듣고 조용히 나온 그녀는, 자신의 상사 앞에서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한 걸 보여주기 위해서 유력한 용의자인 지훈을 잡았다는 자기위안적인 소리만 읇조립니다. 자기 위안이 아니라면, 좋겠습니다만...
 
 갑자기 막판에 뭐하나 터뜨려 주려나요?
 안 그럼 민폐시보로 끝날텐데 말입니다. 뭐, 약자 앞에서는 정의이고 강자 앞에서는 천사(=호구)인 오늘날 대다수의 검사님의 때 묻어가는 버전으로 보면 될런지...? 이왕 패기롭고 정의롭게 등장한거 실제 현실의 검사들과는 조금 다른 모습 보여주는 것도 좋을텐데 말입니다. 그러기엔 그녀에게 주어진 어떠한 복선도 없었으며 남은게 2회 뿐이라는 점에서... 그럴 일은 거의 없어보입니다.

 좀 빗나간 이야기이지만 제가 짧은 인생 살아오면서 여러 직업 봤지만, 다른 직업에서 나쁜 놈 비율이 1/10 정도라면, 검사라는 직종은 정말 1/4 정도가 나쁜 놈인거 같아요. 근데 자기들은 자기네가 당연한 것을 누리고 있는 줄 알아요. 왜 그럴까요? 어떻게 자라면 그런 생각을 하면서 클까요?
posted by souli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