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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롯이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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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2. 13. 02:22 오롯/마실 떠나기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오늘은 이전에 예고드린대로, 상수역 근처의 뽕신 리뷰를 준비했습니다.



 이번 리뷰를 쓰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드래곤볼 7개를 모으듯, 뽕신의 짬뽕면 메뉴 4개를 모두 먹어본 후 리뷰를 쓰자고 마음 먹었기 때문입니다.
 뽕신은 메뉴가 간소한 편입니다. 마늘이 들어간 매콤한 짬뽕인 '마뽕'과, 맑은 국물(인줄 알았던) '지리뽕', 크림 소스가 별미인 '백뽕,' 그리고 토마토 소스의 '코게뽕' 이렇게 네 가지 짬뽕면 메뉴와 크림소스와 토마토 소스의 짬뽕면 메뉴 때문인지 함께 있는 피자 메뉴가 전부입니다.
 그렇기에 이왕이면 네 개의 메뉴를 다 먹어보고 글을 쓰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마지막 메뉴였던 '지리뽕'까지 맛을 보고 드디어 이번 리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상수역 근처 '뽕신'에 대해서 소개해드려볼까요?

 

 # 뽕신 메뉴 간략 소개

 자, 우선 뽕신의 메뉴판입니다.




 뽕신은 이름에서도 바로 알 수 있듯, 짬뽕 전문점입니다. 
 정확히 이야기해보자면, 짬뽕면을 이용한 면류 전문점이라고 말하는게 더 옳아보입니다^^

 짬뽕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을 바로 얼큰한 국물입니다.
 중국집에서 짬뽕이 홍합이 잔뜩 들어가 면보다 홍합을 더 많이 씹게 되더라도, 국물의 색이 새하얗게 탈색이 되어 자신의 정체를 숨기려 한다 하더라도, 짬뽕은 그 특유의 매콤함으로 짬봉 매니아들을 설레게 합니다.

 그에 비해 뽕신의 메뉴들은 짬뽕면에 다양한 국물/소스를 통해서 익숙한 듯 하지만 생소한 조합으로 시선을 끕니다. 

 각각의 메뉴에 대한 소개는 아래 상세 메뉴 소개에서 전해드리겠습니다만, 우선 간략히 소개를 드려보자면... 
 
위에도 간략하게 적었듯 짬뽕면에 기존 짬뽕의 매운 맛을 갖춘 마뽕과 생각했던 것처럼 백짬뽕과는 맛이 다른 지리뽕, 크림 특유의 감칠맛과 느끼한 맛이 오히려 스파게티면보다 짬뽕면과 잘 어울려 놀랐던 백뽕, 토마토 소스의 시큼하면서도 매력적인 맛을 살린 소스를 더한 코케뽕이 있습니다.

 아마도 처음 문을 여실 때, 짬뽕으로 시작해 짬뽕면의 식감을 살릴 수 있는 캐쥬얼한 메뉴들을 생각하신 것 같습니다. 

 짬뽕이라고 본다면 다소 비싸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으나...
 정말 만족스러운 수준의 홍합과 해산물, 그리고 맛을 기준으로 본다면 5-6000원 사이의 가격은 오히려 저렴하게 느껴집니다.
 스파게티 한 그릇에 8-9000원 하는 요즘, 오히려 그 가격대의 스파게티보다 더 나은 장점들을 가지고 있는 메뉴들이 뽕신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메뉴들의 맛은 어떠할까요...?
 지금부터 한 번 전해드려보겠습니다^^



 아차차, 그전에 먼저 뽕신의 눈길을 끄는 외관, 내부 인테리어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어요.

 # 뽕신의 심플하지만 세련된 내부 인테리어

 뽕신의 내부 인테리어는 상당히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이라, 뽕신이란 이름을 보고 메뉴판을 본 뒤 내부를 보면 왠지 궁금증을 불러 일으킵니다. 저 역시 내부 인테리어와 가게명, 그리고 메뉴의 뭔지 모를 이질감에 추운 겨울날 가던 길을 멈추고 이 곳에 들어가게 되었지요.
 그리고 오늘의 포스팅을 하게 되었습니다.

 뽕신의 내부 인테리어입니다.
 

 제일 먼저 오픈형 주방이 눈에 띕니다. 실제로 요리를 주문하게 되면 안에서 말쑥한 요리사분들이 면을 끓이고 물을 빼고 국물을 만드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물론 지켜보진 않았습니다만). 요리가 나오기 얼마전엔 면 터는 소리로 '곧 내가 주문한 요리가 나오겠구나'라는 것을 알 수 있더군요.
 
 레드와 화이트가 잘 어우러진 내부 인테리어 마음에 들었어요.

 그리고... 제 눈에 들어온 것은 바로 휴지꽂이. 남녀가 서로 손을 마주 잡고 있는 듯한...
 흑, 잠시만요. 저 눈물 좀 닦고...
 
 첫 날 저는 이 곳을 홀로 방문했었어요.
 하필 그런 저에게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이 남녀가 오붓히 손 잡고 서 있는 모양을 형상화한 휴지꽂이라니. 더군다나 그 휴지꽂이를 보고 부럽다고 생각한 해버린 저라니...
 좀... 슬프네요.



 자,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메뉴 소개를 해볼까요?



 # 메뉴 소개 0 : 뽕신의 장점 - 싱싱한 홍합과 해산물의 배합

 먼저 제가 뽕신을 포스팅하게 된 가장 큰 이유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뽕신 메뉴들의 가장 큰 장점은 싱싱한 홍합을 비롯한 해산물이 잔뜩 들어있다는 것입니다. 그로 인해 국물 맛도 더 감칠맛이 나고 더불어 말그대로 '먹는 맛'이 납니다.

 사실 홍합의 싱싱함은 짬뽕에서 상당히 중요합니다. 
 짬뽕에서의 시원한 맛과 더불어 씹는 식감을 살려주는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는 홍합은... 그 신선함의 정도가 꽤 쉽게 드러나서 왠지 국물이 좀 안 좋다 싶어서 홍합을 베어 물어보면 홍합 맛도 별로인 경우가 왕왕 있더군요.

 아, 뽕신이 아닌 홍대의 모 짬뽕집에서 홍합 짬뽕을 주문했다고 상한 홍합 씹고 바로 뱉지도 못하고 멍하니 몇 초동안 그 육즙을 목으로 흘러내리곤 놀라서 뱉었던 기억이...

 아무튼, 나중에 찾아보니 뽕신은 홍합이나 해산물의 신선도에 상당히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런 신경이 맛에서도 분명히 드러나고 있었습니다.

 뽕신의 가장 큰 메리트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뽕신에 처음 방문한 날  먹어본 메뉴는 바로 마뽕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자연스레 뽕신의 첫 메뉴 소개는 마뽕입니다^^

 # 메뉴 소개 1 : 마늘구이가 들어간 매콤한 맛의 짬뽕 '마뽕'

 뭔가 그 곳의 맛이 궁금한 음식점에 가면 저는 대부분 기본 메뉴부터 주문을 합니다.
 어릴적 (아마도) 어느 요리 만화에서 본 듯한 진리인 '모든 음식점에서 맛의 척도는 '기본 메뉴'이다.'라는 진리를 늘 가슴 한 켠에 아니 위장 한 켠에 두고 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아무튼 그런 이유로 제일 먼저 맛을 보게 된 마뽕^^


 마뽕은 마늘 짬뽕의 준말로 보입니다.

 잘 보시면 마뽕 사진에 약간 자주빛을 띄는 몇 조각이 보입니다. 눈썰미 좋으신 분은 눈치채셨겠지만, 저 자주빛의 식욕을 돌게하는 조각들은 바로 구운 마늘입니다.
 저는 그냥 마늘은 잘 먹지 못하지만 구운 마늘은 참 좋아합니다. 고기집에 가도 한켠에 마늘을 올려놓고 구워지기만을 기다렸다가 구어지면 잽싸게 (고기랑 같이 먹지 않고 따로) 구운 마늘을 먹습니다.
 그래서 마뽕을 받아들고 가장 놀란 것이 바로 구운 마늘이 올라와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아껴먹었어요. 마뽕 먹을때...

 구운 마늘의 자태에 빠져들었던 정신을 조금 차리고 나니 다음으로 싱싱해보이는 홍합과 해산물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쯤 되면 서둘러 젓가락이 이리저리 움직이게 되죠.

 면도 적당했습니다. 다소 꼬들꼬들한 듯 하면서도 심심한 감 없었습니다.

 국물의 경우엔, 취향에 따라서 약간의 호불호가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제가 느낀 마뽕의 국물은, 다소 무거우면서 또 다소 기름진 면이 있었습니다. 
 개인에 따라 매콤한 국물을 맛 볼 때 국물이 맑기를 원하는 경우와 좀 무겁고 기름진 경우를 좋아하는 식의 취향이 있는데요. 저 같은 경우에는 전자입니다. 그런 이유로 사실 마뽕의 국물은 저에게는 다소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
 다만 후자의 분들이라면 충분히 만족하실만 합니다. 무거운 맛이라는게, 여러가지 부재료들이 국물에 포함되어 내는 맛이기 때문에 그 맛을 즐기실 수 있으실테니 말입니다.

 그래도 싱싱하고 풍성한 해산물과 짬뽕면 그리고 국물을 한데 어울려 입 안에 넣어 먹으면 참 좋았습니다. 재료가 듬뿍 들어간 것이 단순히 재료만 많이 넣었다는 것이 아니라, 성의가 물씬 느껴지는, 그러한 것이 맛에서 드러나는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아무튼 이 날 마뽕을 처음 맛보고, 다음 번에 다시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른 메뉴들이 상당히 궁금했거든요.

 그래서 그로부터 얼마 후, 아는 형과 방문해서 크림소스 짬뽕인 백뽕과 토마토 소스 짬뽕인 코케뽕을 주문하여 맛을 보았습니다.


 
 # 메뉴 소개 2 : 크림소스와 짬뽕면의 조합이 나타내는 정말 멋진 맛 '백뽕'

 저는 스파게티 가운데 크림 스파게티를 정말 좋아합니다.
 크림 스파게티 특유의 풍부한 부드러움과 적당한 느끼감칠맛을 입안에 머금으면 왠지 모르게 가지고 있던 시름을 잠시 놓아 휴식을 취하는 기분이 든달까요.
 (쓰고보니 조금 유치하군요.)

 아무튼 그런고로 두번째 방문에서 제가 선택한 메뉴는 바로 크림소스의 백뽕이었습니다.


 맛이요?
 스파게띠아 크림스파게티보다 낫더군요.
 가격대비로 생각하자면, 당연히 까르보나라를 먹으러 갈 돈과 시간에 뽕신을 찾아 백뽕을 먹겠습니다.

 짬뽕면이 생각보다 크림소스와 참 잘 어울렸습니다.
 풍부한 크림소스의 부드러움과 면의 꼬들꼬들함이 적당히 어우러져 입을 즐겁게 하더라구요
 마뽕에서처럼 풍부한 해산물 역시, 전반적으로 백뽕을 먹는 즐거움을 더해줍니다.

 와, 이 가격에 이정도의 맛이라뇨.
 스파게티에서 거품을 빼고, 담백함과 깔끔함을 더했습니다.
 거기에 해산물이 가득하니, 정말 좋더군요.

 크림 스파게티를 좋아하시는 분!
 개인적으로 백뽕, 추천합니다!

 다만 위에 올려진 생파는 차라리 함께 먹지 않는 편이^^



 # 메뉴 소개 3 : 토마토 소스와 매콤한 맛의 조화 '코케뽕'

 우왕!
 코케뽕은 제가 백뽕을 먹던 날 저와 함께 간 형이 고른 메뉴입니다.

 이날 저는 살짝 맛만 보았어요.
 그런데, 꽤 괜찮던데요?

 그래서 저는 이후에 다시 방문했을때 코케뽕을 먹어보았습니다.


 코케뽕 역시 추천합니다!
 
 코케뽕은 사진 상으로는 마뽕과 비슷해보이나, 토마토 소스에 약간의 매콤함을 더한 맛입니다.
 백뽕만큼이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토마토 소스의 맛과 매콤한 맛이 잘 어우러진 국물이, 부담 없이 입을 만족시킵니다.
 백뽕과 마찬가지로 짬뽕면과 소스의 조화도 잘 어우러져 좋았습니다.
 
 너무 매운게 싫으시다면 코케뽕으로 약간의 매콤함을 맛보시는 것도 좋을 거 같습니다.

 아는 형님은 다음에 간다고 해도 코케뽕을 다시 드시겠다고 하시더라구요.
 


 # 메뉴 소개 4 : '지리뽕'

 드래곤볼 일곱개를 모을 순 없지만 뽕신의 네 개의 짬뽕면 메뉴를 먹을 능력은 있었기에 시작한 도전... 이제 하나의 짬뽕만을 남겨놓고 있습니다.
 며칠전 홀로 가서 한 그릇 비우고 왔습니다.

 아마도 지리뽕은 중국집의 백짬뽕과 비슷한 맛이겠거나 생각을 했는데...
 국물 자체가 매콤하거나 하지 않고 맑은 국물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론 좀 아쉬웠습니다.
 꼬들꼬들한 면은 면대로 맛을 내고, 맑은 국물은 맑은 국물대로 맛을 냅니다. 즉 어우러지지 않았습니다.
 마뽕처럼 국물에 기름기가 좀 있는 편입니다. 문제는 마뽕과 달리 국물이 담백한 맛을 내려하는데 기름기가 있습니다.
 요즘 제가 기름기 있는 국물을 좋아하지 않아서인지 제게는 와닿지 않는 맛이었습니다.

 지리뽕아, 내가 널 얼마나 기대한 줄 아니?
 그냥 내가 먹은 날만 니가 좀 과도하게 기름이 꼈던거라고, 니가 그날만 좀 덜 익혀져서 국물과 어우러지지 않은거라고 이야기해줘. 
 라며 지리뽕에 대한 제 글을 닫습니다.



 추천하는 메뉴 : 백뽕, 코케뽕
 원래의 짬뽕 또는 울면과 비슷한 길을 걷는 것으로 보이는 마뽕과 지리뽕보단 오히려 스파게티를 닮은 백뽕과 코케뽕이 개인적으론 훨씬 마음에 들었습니다. 크림소스를 좋아하신다면 백뽕을 꼭 드셔보시고, 너무 매운게 부담스러우시거나 매콤한 토마토소스를 좋아하시는 분은 코케뽕을 꼭 드셔보세요.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마뽕의 경우 국물이 다소 무거우므로, 매콤한 것을 좋아하며 꽉 찬 느낌의 국물을 좋아시는 분은 좋아하시리라 생각됩니다.
 지리뽕의 경우 기름기 있는 소고기 무국의 느낌을 좋아하시는 분께 추천드립니다.


 
 # 위치 : 홍대 주차장길 롤링홀이 위치한 골목에서 합정으로 향하는 방향

 



 위치는 상수역 방향과 합정역 방향을 함께 첨부합니다.
 합정역에서 가실 경우 6번 출구로 나오셔서 큰길로 직진해오시다가 어느 길로든 좌측으로 들어가는 길이 보이면 그 길로 들어가셔서 원래 직진하시던 방향으로 계속 걷다보면 걷는 방향에서 좌측에 뽕신이 보입니다. 좀 더 가면 육값하네라는 고기집이 건너편에 보이므로 그 전에 좌측에 뽕신을 찾아보세요.
 상수역이나 홍대쪽에서 가실 경우 롤링홀을 찾아 가신 후에 롤링홀에서 육값하네가 있는 방향으로 조금만 더 걸어가시면 육값하네 지나 오른편에 뽕신이 보입니다.



 # 소개를 마치며

 사실 처음 뽕신을 방문했을때에는 얼큰한 짬뽕 국물을 기반으로 한 메뉴들이겠거니 생각을 했습니다만...
 맛을 보고나니 오히려 얼큰한 맛보다는 짬뽕면과 해산물, 그리고 국물 베이스(야채 등이 들어간)를 기반으로 다양한 짬뽕면의 변신을 시도한 메뉴들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각 메뉴에 있어서 저의 입맛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긴 했지만... 
 백뽕과 코케뽕의 경우 대부분의 다른 분들 입맛에도 잘 맞으리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격대비 풍성한 맛과 세련된 인테리어 등이 있기에 "야, 맛있는거 먹으러 가자." 라고 가볍게 이야기하고 방문하기에는 안성맞춤인 곳으로 느껴졌습니다.

 참고로 뽕신은 천호동 근처에 본점이 있는 분점이라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홍대 뽕신의 요리사 한 분이 참 인상깊었습니다.
 요리 드시는 분들을 지켜보시고 맛에 대해 어느정도 피드백을 주고 받으시는 듯 싶었습니다.

 이러한 요리사 분이 계신다면 충분히 맛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가게일거라고 생각하고 그렇기에 저는 믿고 네 가지 메뉴를 다 맛을 보게 되었습니다.

 아마 앞으로도 종종 뽕신을 들러 백뽕과 코케뽕을 즐기게 될 듯 싶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늘 읽고 나면 보람이 느껴지는 리뷰를 쓰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오늘 리뷰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posted by soulian
2010. 11. 2. 16:18 오롯/마실 떠나기
 
 가끔씩 음식점을 삼고초려할 때가 있습니다.
 꼭 음식점이 아니더라도, 어딘가 이 곳에서 한 번 먹어보고 싶다 싶은 가게가 있어서 어느날 들렀는데 자리가 없다거나 그날이 휴일이라던가...
 바로 며칠 전에서 홍대 근방의 핫초코 전문 카페가 있길래 들어가보니 이미 만석이라 테라스 자리 밖에 없었던지라, 안타깝게도 근처 스타벅스에 가서 얼마전 받은 카라멜 프라푸치노 기프티콘을 이용하여 제 속을 달랬더랬지요. 다행히 달게 해주십사 하는 요청에, 바리스타 분이 정말 달게 카라멜 시럽을 쏟아(!)주셔서 핫초코를 못 먹은 것에 대한 위안과 더불어 이리 단 것을 먹는다는 것에 대한 기쁨을 느꼈습니다. 아, 그러고보니 요즘 들어 유난히 단게 땡기는군요. 날이 추워져서 그런걸까요?
 아무튼, 보통 이렇게 애써 찾아간 곳에서 식사를 하지 못하는 경우에 자주 가는 동네가 아니라면 사실 잊기 마련이지요. 하지만 또 그렇지 않은 곳이라면, 그러니까 늘상 오가는 동네에 있는 가게라면 언젠가는 다시 들르게 됩니다. 아니, 저는 사실 언젠가라기보단, 사실 못 참고 바로 다음 방문 시에 그 가게부터 들르곤 하지요^^

 오늘 전해드릴 마실 추천기의 트루코리안 비밥하우스도 그러합니다.
 정말 '삼고초려' 끝에 방문을 하게 된 곳이죠. 모 쿠폰 발행지에 나온 광고를 보고선 왠지 마음이 동해서 꼭 한 번 들러야겠다 들러야겠다 하던 틈에, 자주 놀러가는 홍대를 빗겨 신촌으로 향하면 이 곳을 들러보았습니다. 그런데 굳게 닫힌 문. 가게가 지하인지라, 더 휭해보이더라구요. 사실, 두 번째 방문때에도 문이 닫혀있었을때는 혹시 개점휴업 상태신가... 라고 괜히 오지랍 넓은 걱정도 했었습니다.

 그리고 그러던 어느날, 그러니까 이번 중간고사를 얼마 앞두지 않은 날, 무작정 신촌으로 내달렸습니다. 실은 그때 저는 또 하나의 찍어둔 가게엔 쭈꾸미 비빔밥집을 노리고 간 거였는데, 마침 그 가게가 휴일이더군요.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찾은 곳. 트루코리안 비밥하우스. 그리고 그 날, 다행히 삼고초려의 해피엔딩을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한껏 예를 갖춘 맞이
 이 가게에 들러 가장 놀랐던 것은, 바로 종업원분들이 보여주시는 응대 예절이었습니다. 
 첫 날은 남자 요리사분께서 서빙을 맞아주셨는데요. 조금 쑥쓰러울 정도로 하나하나 차근히 설명해주시고 배려 깊게 서빙에 임해주셔서 사뭇 놀라기도 하고 했습니다.
 사실 음식점은 1. 맛 2. 가격 3. 서비스의 세 박자가 우선 순위 없이 뒤섞여서 그 가게가 몇 점인지를 나타내곤 합니다. 사실 맛이나 가격에 비해서 서비스는 많은 분들께 후순위인 경우도 많은 것 같지만, 저는 또 그렇지 못해서. 사실 맛과 가격이 만족스럽더라도 서비스가 아니다 싶으면 그 가게는 다시 찾지 않게 됩니다. 그 맛이 과연 어떻게 이루어진 것인지를 보여주는게, 바로 서비스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한껏 세련된 응대를 보여주시는 남자 요리사 분께 가게 분들이 참 친절하시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이러한 친절도 사장님의 경영 철학이라고 하시더라구요. 흠, 듣는 입장에서는 만족스러울 수 밖에요^^

             요 사진은 샐러드-음식-디저트 사이마다 한번씩 식탁을 닦아주시는 센스에 감탄해서 찍은 사진



 왠지 밤에만 여는 호프를 하고 있을 것 같은 가게 외향
 이것은 사실 칭찬은 아니고 아쉬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아마 이 가게를 찾아 들어가시려고 하면 상당히 고민하게 되실지도 모릅니다. 신촌 번화가에서 조금 빗겨나서 상가 건물 지하에 있는 가게는, 들어가는 입구까지는 왠지 모르게 썰렁하게 느껴지거든요. 실은 앞선 두 번의 방문 때 그런 이유로 혹 가게가 개점 휴업 상태인 것 같다고 생각했던 겁니다.
 물론 가게 내부는 전혀 그러하지 않습니다. 내부는 깔끔하고 수수한 듯 하면서도 정갈합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외향에. 손님들에게 접근성이 떨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실제로 첫 번째 식사 후 재방문 시에 함께 방문한 저의 지인 분께서는 가게의 외향이 다소 우려를 표하시더군요.
 "여기, 맛있는거 맞지...?"
 "물론! 나~ soulian이야!"
 혹 사장님께 저의 텔레파시가 통한다면, 가게 입구를 조금만 더 세련되고 눈에 띄게 만들어보시는건 어떨까요? 라고 텔레파시를 보내보고 싶습니다. 트루코리안 비밥하우스라는 세련된 이름을 가게 외향에서부터 풍긴다면 더 멋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럼 이제는 가게의 메뉴 이야기를 좀 해 보아야 겠군요.
 제가 가게를 방문하며 먹어본 메뉴들은 전병 샐러드(정확한 명칭 잊음), 치킨 비빔밥, 쇠고기 비빕밥, 디저트였습니다.

 주된 메뉴는 비빔밥입니다.
 비빔밥은 크게 비밥 진, 비밥 섭, 비밥 삼, 비밥 정이 있는데요.
 '비밥진'은 쇠고기 구이가 올라간 간장 소스 비빔밥.
 '비밥섭'은 치킨 튀김이 올라간 간장 소스 비빔밥.
 '비밥삼'은 돼지고기 고추장 볶음이 올라간 비빔밥.
 '비밥정'은 야채와 고추장으로 맛을 낸 비빔밥입니다.

 그 외에도 추가 메뉴들이 있었는데요. 그 중에서 가볍게 먹을만한 샐러드가 있었습니다.
 첫 날 방문 때는 삼고초려 기념 서비스로 샐러드를 주셨었는데요. 크리미한 소스에 야채, 그리고 특이하게도 전병이 올라가있는 샐러드였습니다.



 참 샐러드 : 전병이 얹어진 특이한 샐러드

 


 흔히들 쌀과자로 알고 계실, 전병 조각이 얹어진 샐러딉니다.
 우선 고소하고 크리미한 느낌의 드레싱과 야채는 참 잘 어울어졌습니다. 하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늘상 샐러드를 먹을때 뭔가 부드러운 토핑과 함께 했던지라(예를 들면 닭가슴살이나, 기타 부드러운 식감을 주는) 전병과 샐러드의 만남이 신선하긴 하였으나 왠지 조금은 뭔가가 허전하게 느껴졌습니다.
 예를 들어 일반적인 샐러드에서 빵이 샐러드에 얹어진 경우에는 그 빵이 바삭하면서도 부드럽거나, 또는 아예 작은 크기로 다른 토핑들의 서브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에는 샐러드의 다른 재료들과의 어우러짐으로 샐러드맛을 돋우는 역할을 빵이나 크래커가 합니다.
 다만 이 샐러드의 경우 전병과 야채, 그리고 드레싱만으로 재료가 한정되다보니 드레싱과 야채의 어우러짐에 집중이 되긴 하였지만, 왠지 허전하게 느껴졌습니다. 아삭한 야채와 바삭한 과자, 거기에 크리미한 소스이다보니,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샐러드와는 조금 다른 메뉴가 나온 것 같습니다.
 괜찮다면 과일이나 기타 잘 어울릴만한 메뉴가 조금 더 들어가거나, 또는 과자를 더욱 얇게 저며서 넣는 등의 조금의 개량이 있다면 더 찾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봤습니다. 물론 이 경우에는 샐러드 메뉴가 하나의 식사 메뉴급으로 나오게 된다면 고려할만한 것이겠지요.
 다만 주전부리로서는 상당히 괜찮은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반주를 할때에 약간 곁들여먹는다면 나쁘지 않을 것 같았어요. 맛이 고소하면서 바삭해서, 메뉴라고 생각하지 않고 주전부리라고 생각하면 자꾸 손이 갈지도!



 비밥섭 : 치킨 튀김이 올라간 간장 소스 비빔밥

 



 오호, 첫날 먹고 다음 방문을 바로 머리 속에 그리게 만든 그 메뉴입니다.
 우선 얹어진 것은 약간의 튀겨진 닭고기입니다. 사실 메뉴를 딱 앞에 두고나서 든 생각은, 왠지 일식 덮밥 같은 느낌이다라는 것입니다. 아마 일식 덮밥 좋아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일식 덮밥의 경우에는 고기가 참 탐스럽게 올려져 있어서, 비벼 먹는다기보단 모아 먹게 되는데요(밥따로 고기따로 야채따로 올려서 한꺼번에 먹는). 왠지 그런 느낌이 들어 처음 한 입은 비비지 않고 먹어보았답니다. 그런데 사실 그때의 맛은 심심했어요.
 그래서 '비벼보니' 오호, 놀랄만큼 담백하고 맛난 비빔밥이 제 입을 채우더군요! 비빔밥이라는 이름을 지키는 메뉴라는 느낌이 들더군요. 우리가 흔히 먹는 비빔밥도 따로 먹으면 그저 각각의 반찬에 불과할지 모르는, 숟가락에 함께 올려놓고 먹으면 그냥 각각의 반찬을 한꺼번에 맛보는 수준에 그칠지 모르는 반찬들을 '비벼서' 어우러지는 맛을 나타내는 것이 매력인데요. 
 이 곳의 비빔밥 또한 비비고나니 고기의 적당한 기름진 맛과 야채의 담백한 맛 그리고 간장 소스의 달콤짭짜름한 맛이 잘 어우러지니, 정말 맛이 나더군요. 소박한 듯하지만, 담백한 맛이 입맛을 당기게 했던 메뉴였습니다.
 여담이지만, 삼고초려의 이야기를 들으신 요리사분이 닭고기를 특별히 많이 올려주셨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훗훗훗.
 아는 형님께서도 담백한 맛이 마음에 드셨다고 하시더라구요. 닭고기가 약간 튀겨져 나와서 기름질것 같은데, 전혀 그렇지 않더라구요. 야채 때문일까요?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고, 또 추천하는 메뉴입니다^^

 요약 : 적당히 튀겨진 닭고기와 간장소스의 적절한 어우러짐. 비벼야 참 맛이 느껴지는 진짜 비빔밥. 야채와 적당한 배합이 만들어내는 담백한 맛이 좋다.



 비밥진 : 소고기 구이가 올라간 간장 소스 비빔밥


 
미안해요. 배고파서 사진 찍을 생각도 안 하고 비비다가 생각나서 찍었어요.
 


 두 번째 방문 때, 아는 형님께는 위의 닭고기 비빔밥을 권해드리고 저는 다른 메뉴인 소고기 비빔밥을 먹었습니다. 우선 '호주산' 소고기라는 점에서, 절대로 원재료로 속이거나 할 가게는 아니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주문을 했구요. 개인적으론 어느 리뷰에든 소고기 메뉴에는 원산지를 표시해주는 센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soulian입니다. 맛있다 그래서 잔뜩 기대해서 찾아간 가게에 앉아보니 소고기가 미국산인 경우. 사람에 따라 당황하게 될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아무튼 잠깐 이야기가 옆길로 새었는데요. 다시 본류로 돌아가서...!
 저는 사실 소고기 비빔밥이라고 해서 고추장 비빔밥을 생각했습니다. 아무래도 비빔밥의 양념장 자체가 소고기로 맛을 낸 경우가 많다보니, 당연히 소고기 비빔밥 = 고추장 비빔밥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의외로 간장소스 비빔밥이더군요.
 고기는 구워서 약간 두툼하게 나오는데, 두툼한 고기 덕에 비빔밥을 먹을 때 식감이 더욱 살아나서 좋았습니다. 구운 고기이다보니 위의 닭고기 비빔밥보다 더 담백한 맛이 나서 좋기도 했구요. 
 이날 서빙을 해주신 여자 종업원 분께서 두 메뉴 다 간장 소스 비빔밥이라 그런지 고추장 비빔밥에 들어가는 '약고추장'을 조금 덜어주셨어요. 비빔밥에 약간 섞어먹어보라고 하시면서.
 또 안 해볼 수 없지요. 바로 약간 덜어서 한 쪽 귀퉁이에 약간의 밥과 함께 비벼보았습니다. 후릅. 저는 원래의 맛도 좋았지만, 약고추장과의 어우러짐도 좋더군요.

 요약 : 두툼한 고기가 씹는 맛을 살려준다. 담백한 맛을 좋아한다면 좋아할 비빔밥. 



 꿈의 고향  : 바나나와 딸기로 데코레이션된 바닐라 아이스크림


 



 
서비스로 맛보았던, 디저트입니다.
 처음 디저트 받을 때 전 참 쑥쓰러웠는데요.
 "이 메뉴는 마치 달콤한 꿈을 꾸는 듯한...(중략) 앞으로도 늘 좋은 꿈을 가지고 사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준비된 디저입니다." 라는 꽤나 긴 멘트를 하시며 건네주시는 요리사님의 센스에...
 눈을 어디다 둬야할지도 모르겠고, 이거 듣고나서 나는 감탄을 해야하는 것인가 꿈을 꿔야 하는 것인가를 고민하였습니다.
 아이스크림은 일반 바닐라 아이스크림으로 보였구요. 앞에 바나나가 반 조각씩 양쪽으로. 그리고 초코 시럽과 딸기를 얇게 저민 조각에 유청이 올라가 있었습니다. 요리사님 이야기처럼 참 달콤한 메뉴였어요^^



 음식은 정성이라고 합니다.
 더불어 음식은 상대방을 위하는 마음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하나의 매개이기도 합니다.

 저는 늘 그런 정성이 담긴 음식점을 찾고 있고...
 그런 음식점을 만날 때마다 왠지 더 설레고 기쁘게 되네요.

 트루코리안 비밥하우스는 아직 많은 손님들이 아는 곳은 아니고, 지리적으로도 다소 안타까운 점이 있기는 하지만... 조금 더 다양한 메뉴와, 구색이 갖추어진다면 앞으로 분명히 좋은 음식점이 되리라고 기대해보고 있습니다.

 다음엔 고추장 양념의 비빔밥에 도전해보아야겠습니다. 뭐니뭐니해도 비빔밥은 고추장 양념이 제일인거 같아서요!
 다녀와서 보강해야지요^^

 +

 아참, 곁들이로 함께 나오는 무절임이 참 맛납니다.
 밥이랑도 참 잘 어울려요^^

 



 가시는 길
 창서초등학교를 아신다면 매우 쉽게 찾으실 수 있습니다.
 창서초등학교 맞은편(큰 도로 방면으로)에 보이는 건물의 지하에 있습니다. 바로 앞에 유인물이 세워져 있으니 잘 찾아보세요^^

 바로 옆에는 보쌈집 등의 건물들이 있어요.

 아참, 일요일은 쉰다고 합니다. 제가 삼고초려한 가장 큰 이유...!^^;

 주메뉴
 비밥 진 7000
 비밥 섭 6000
 비밥 삼 6000
 비밥 정 5000
 등의 메뉴가 있습니다.



 soulian은 당신의 소중한 진심이 담긴 댓글을 늘 기다립니다^^
posted by soul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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