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soulian
오롯이 오르다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Notice

2011. 2. 19. 13:43 오롯/방송 즐기기







 드디어 시작된 멘토 스쿨의 합격자 선발전!
 그 어떤 아이템보다 멋진 결과를 보여주는 듀엣 무대가 그 선발을 위한 도구로 사용되었습니다.

 어제 밤 늦게 집에 들어온지라, 오늘 방송을 보면서 각 무대마다 빠르게 타이핑해가며 글을 썼습니다. 
 이렇게 글을 쓰니 속도가 상당히 빨라지네요. 방송 딱 마치고 나니 전체 감상평이 딱 간결하고 적절하게 쓰인 것 같습니다.
 후후후, 만족스럽습니다.



 그러면 2011년 2월 18일 위대한 탄생을 다시 한 번 쭈욱 훑어보도록 할까요?

 이번주 경쟁부터는 멘토들의 의향이 적극반영되게 됩니다. 이전에는 전반적인 수준에서 합격과 불합격을 가렸다면, 이번 멘토스쿨 합격자 결정에서는 멘토들 개인의 호불호에 따라 합격자가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는 실력자더라도 멘토들이 키우고 싶은 느낌, 보이는 가능성이 없다면 탈락할 수 있습니다. 부족함이 보이더라도 개별 멘토들이 키우고 싶은 느낌, 보이는 가능성이 있다면 합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첫 방송에서부터 그러한 방송에서의 변화, 그리고 궁극적으로 장점이 잘 드러났습니다.
 


 린다라, 권리세
 댄스곡을 상당히 안정적으로 소화했습니다. 둘 다 발음에 있어서 어려움이 있음이 드러나더군요. 문제는 위에 적었듯 멘토들이 요구하는 바가 무엇이냐인 것 같습니다. 거기에 있어서 린다라와 권리세는 그 어떤 멘토와도 발전되어가는 방향이 맞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방송이 도약이 되어야 한다는 김태원 씨의 발언이 기억에 남는군요. 그 말에 동감합니다. 모든 합격자들이 이 방송을 기회삼아 더 나은 이가 되길 기대해봅니다.

 이것으로 여성 댄스 가수 예비자는 슈퍼스타케이에 이어 위대한 캠프에서도 아직은 불가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 같기도 해 아쉬움. 기억이 맞다면 가능한 친구 한 명이 더 있었던거 같기도 하고 떨어진거 같기도 한데.,, 잘 모르겠습니다. 보아 노래 불렀던 친구, 합격했던가요?



 노지훈, 황지환
 상당히 안정적이면서도 보이스 컬러를 잘 살린 무대를 보여주었습니다. 

 노지훈 : 방시혁 멘토
사실 권리세와 비교되는 1인입니다. 방시혁씨의 평가가 매우 적절하다고 생각됩니다. 노지훈의 오늘 공연은 분명 이전에 보던 무대보다 훨씬 발전된 모습이었습니다. 각 무대마다 한가지씩을 채워가는 모습이 재미나군요. 더군다나 실력에 있어서 뚜렷한 장점이 드러나지 않았던 참가자가 하나씩 채워가는 모습을 보는 일이 참 즐겁습니다. 이와 같이 계속 발전한다면 위대한 캠프의 한 원동력이 될 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게 쉽지는 않을 것 같기도 하네요. 하지만 계속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 같아서 기대하고 있습니다.

 & 황지환 : 방시혁, 신승훈, 김태원의 선택 : 신승훈 멘토
 개인적으론 들은 이야기가 있어서인지 첫인상은 좋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실력이 덮어버리더군요. 지금은 그냥 '지켜보는' 중입니다. 오늘 스윙째즈의 느낌도 자신의 보이스컬러를 살려 느낌있게 소화했습니다. 멘토 가운데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멘토를 고른 것 같습니다. 



 셰인 & 한승구
 셰인의 보컬이 오늘의 듀엣곡을 살림.

 셰인 : 이은미, 신승훈, 김태원의 선택 : 신승훈 멘토

 상당히 독특한 음색. 이건 노력으로 얻을 수 있는게 아니라서, 또 반대로 노력이 어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누군가 이 목소리를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in, 없다면 out이 될 것입니다. 셰인의 음색은 상당히 섬세합니다. 이 느낌은 혼자서도 살릴수도 있지만 그 보컬이 어떠한 그룹에 있을 때 더욱 빛을 발하는 것 같습니다. 더불어 셰인의 독특한 그 음색은 오히려 고음보다는 저음에서 더 매력이 있습니다. 오늘 그 빛이 잘 발한 무대인 것 같습니다. 곡 선정을 자신에 맞게 잘 한 것 같네요.

 &

 한승구

 사실 만약 보컬이 올드하다는 평을 해야한다면 전 이 사람을 지목할 거 같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올드하다는 평가 자체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올드함 또한 개성이며 호소력입니다.
 지금까지 그럭저럭 올라왔지만 그건 단점이 없기 때문이지 장점이 있기 때문은 아니었다 생각했습니다. 분명 잘하지만 그다지 큰 감흥은 없었습니다(사실 가장 큰 이유는 골프선수들에 대해서 안 좋은 이야기를 들은게 너무 많아서인거 같아요. 흑, 좋지 않은 편견.). 하지만 오늘 무대는 나름 색달랐습니다. 하지만 그다지 와닿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인 것 같네요. 셰인의 독특한 음색이 곡을 지배했습니다. 하지만 기본기에 있어서는 분명히 좋은 실력인 것 같네요.

 

 이태권, 김혜리
 듀엣곡이 별로였다고 여겨집니다. 무엇보다 김혜리의 뭔가 부족함이 드러난 오늘 무대였던 것 같습니다. 이태권이 받치려 노력했으나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가 나온 것 같습니다.

 이태권 : 김태원, 방시혁, 이은미의 선택 : 김태권 멘토

 지난주 토이의 곡을 선정해서 방송한 이후로 보컬 자체가 이전보다 훨씬 안정적이 되었습니다. 놀랍습니다. 지난주 방송에서 보였던 고민하는 모습이 실력으로 직결되었던 것 같습니다. 매주 실력이 늘어가는 것이 보이는 또 한 명의 참가자. 더군다나 이태권 씨는 본바탕도 실력이 있습니다. 다만 둘 간의 호흡에 있어서는 덜 안정적이있던 것은 사실입니다. 이태권의 보컬은 다른 보컬을 안정적으로 받쳐주기 좋은 보컬인데...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

 김혜리 : 이은미 멘토(다른 멘토들이 침범 못함. 장군 이은미.)

 늘 느끼지만 노래에 어떠한 생각이 담겨있다기 보다는 자신의 능력껏 부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즉, 있는 실력이 자연스럽게 발휘가 되며, 그 외의 김혜리의 어떠한 추가적인 생각이나 계산이 들어가는 모습이 덜 보입니다. 그렇기에 듀엣곡에서도 둘 간의 호흡에서 이루어야 할 좋은 느낌이 잘 살지 못했습니다. 이건 연습량의 문제가 아닙니다. 고쳐주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나마 이태권이 조금이나마 노래를 받혀주었습니다만 역부족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론 니모의 독설 이후로 만족스럽지 못하네요. 노지훈과 비교됩니다. 문제는 실력은 '김혜리 > 좀 꽤 긴 공간 > 노지훈'이라는 것. 고쳐주어야 할 문제에 대해서는 이은미 씨가 가장 적합해 보이며, 그렇기에 이은미 씨의 선택에 다른 멘토들이 압도된 것 같습니다. 



 한지선, 임우태

 잠깐 봤네요. 편집 이렇게 하지 말아달라니까!!! 거기다가 지난주 말고는 둘 다 따로 본 무대가 없어서 각자 평하기가 어렵습니다. 둘 다 기본기 있고 음색도 독특하고 좋았는데... 문제는 둘 다 넘칠 정도는 아니라는거겠지요. 그래도 나름 독특한 음색이 좋았는데... 그 느낌을 살려주고픈 멘토가 없었던 것인가요?



 서의환, 오영근

 서의환 
 이젠 치열합니다. 걸러내는 것이 아닌, 선택하는 과정입니다. 특별히 메리트가 있지 않은한 더는 멘토들의 기다림이 있을 수 없습니다. 안정감. 따로 습관 없음. 하지만 성량 부족. 감정 안 실림. 서의환을 보면서 느낀 점입니다. 여기까지 올라온 것이 안타깝게 느껴지는 한 사람입니다.

 &

 오영근
 잠깐 나와서 모르겠습니다. 특별히 개성도 몰라서 뭐라고 쓸 수도 없습니다. 위대한 탄생, 이러지 쫌 말라니까! 이제 20팀도 안 되는데 왜 그걸 자르니! 왜 그걸! 쪼오오옴!!!



 손진영, 이진선
 너무 평이한 곡을 골랐습니다. 너무 많이 불려온 곡이지요. 거기다가 이 곡을 이 둘이 무대에서 특별히 잘 살릴거 같은 느낌도 들지 않았습니다. 여기는 노래 경연 대회가 아닌데... 그럼에도 안정적이었습니다.

 이진선 : 이은미 멘토

 안정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곡에 있어서는 이진선 씨의 특유의 매력이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사실 이 곡은 보컬의 매력보다는 호흡이 중요한 곡이기 때문인 거 같기도 합니다. 이진선씨의 매력, 개성은 앞으로 트레이닝을 받으면서 드러나려나요? 분명 기본 성량과 안정성이 있으니 기대해봐도 될 거 같습니다. 멘토제여서 가능한 기대입니다. 멘토제, 여러모로 즐겁습니다.

 &

 손진영 : 김태원 멘토

 김태원 씨의 결정을 진심으로 존중합니다. 김태원 씨가 살리려는 이유는 알 것 같습니다. 어쨌든 그럼에도 '편애'의 대표격이지요. 그래도 나쁜 뜻은 아닙니다. 특별히 이 사실에 불편해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김태원 씨의 선택은 무게감이 있습니다. 손진영씨를 알아주는 사람이 있어서 손진영씨는 정말 고맙고 좋을 것입니다. 열심히 해서 김태원 씨의 기대와 배려에 보답하길 바라여 봅니다. 이대로 계속이면 안 됩니다. 물론 김태원 씨가 그렇게 두지도 않을테지만...



 양정모, 백청강
 트레이닝이 처음이었던 이들. 이들만이 아닙니다.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의 가장 큰 장점이었지요. 더 많은 이들에게 더 꼼꼼히 주어진 트레이닝. 지금까지의 탈락자들까지도, 앞으로도 모두들 그러한 장점을 잘 경험하고 돌아갔길 그리고 돌아가길바랍니다. 손진영, 이진선씨처럼 평이한 선곡이었습니다. 하지만 둘의 매력은 이전 둘과 다르게 분명히 드러났다고 보여집니다.

 양정모 : 김태원 멘토

 절치부심인건가요? 지난번 방송과 달리 자신의 보컬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분명 보컬의 장점이 잘 드러났습니다. 

 호흡 또한 좋았습니다. 이전에 다른 이들을 배려하는 모습이, 호흡을 맞추는데에 있어서도 잘 드러난거 같습니다. 물론 이런 보컬리스트는 언더에 충분히 많습니다. 하지만 위대한 탄생에서 그 '대표'로서 좋은 모습 보여주길 바랍니다. 라고 방송을 보며 썼는데 지금 심사위원들이 손을 안 드네요. 어... 어, 근데! 김태원 씨가 손을 들었습니다! 다행입니다!(실시간으로 쓰는 글임이 드러나네요. 티 안내려고 했는데...) 휴, 놀랐습니다.

 누군가 살리길 바랐으나 누구도 자신의 밑에서 실력이 느는걸 보기는 힘든 타입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선택해준 김태원 씨의 선택에 박수를 보냅니다. 고맙습니다. 김태원 씨. 그래서 손진영을 선택하셨던 것도 이해가 되고 존중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

 백청강 : 김태원 멘토

 양정모가 받쳐주니, 백청강이 살았습니다. 백청강 역시 충분히 실력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가 기대되었습니다. 다만 제가 좋아하는 보컬 스타일은 아니라는 점이 글을 쓸 때 망설이게 하네요. 근데 이게 못한다거나 부족하다는 듯은 아닙니다. 충분히 잘하고 있으며 실력이 있음이 느껴집니다. 김태원 씨의 멘토링으로 찾아올 변화가 가장 기대되는 한 사람입니다. 

 다만 이대로는 김태원 멘토가 더는 뽑을 사람이 없어집니다. 한 두명 정도 김태원 씨가 뽑아주길 기대한 사람이 있었는데... 하지만 지금까지 뽑아온 네 명에 대해 후회는 없을거 같습니다. 김태원 씨, 정말 멋집니다! 누구보다 참가자들의 결점을 커버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이 보입니다.


 
 이유나, 김정인

 짝을 잘 만났습니다. 짝도 호흡을 보고 뽑는거 같은 느낌입니다. 순수한 느낌을 잘 살릴 수 있고, 보컬이 가진 매력을 잘 살릴 수 있는 두 사람이 만났습니다. 사실 김정인의 보컬의 경우 함께 호흡을 맞춰서 부르기가 힘듭니다. 따로 피처링처럼 등장하는데에는 잘 맞을지 모르나 둘이 한 호흡으로 부르기에는 보컬이 따라주어야 하고 음색 또한 따라주어야 만족스럽게 결과가 나올 것입니다. 곡은 다음주에 추가로 보고 평가해야겠지요. 이미 충분히 멋졌지만... 초반 단 몇 초로 사람을 만족시키다니. 놀라워요!

 물론 다음주 방송에서도 이렇게 글을 쓸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아...



 정희주, 김도형

 잠깐 등장. 정희주다!!! 빌리진을 어떻게 부른거야! 빌리진하니 이동미씨가 떠오릅니다.



 데이비드오와 조형우

 며칠 전에 왠 기자분이 위대한 탄생에 '얼굴'이 없다고 하더군요.

 슈스케의 경우 '개성'있는 '매력'의 소유자들이 있었다면, 위대한 탄생의 경우 '번듯'하고 '매력' 있는 참가자들이 주를 이룹니다. 엄밀히 말해서 그런 면에서 존박, 서인국 등 보다야 데이비드오, 조형우 등이 더 폭넓고 호감가는 인상과 외모 아닌가요?

 외모는 개인 취향입니다. 근데 그 개인 취향을 들이대서 모두가 그걸 인정하는 것처럼 기사를 써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차라리 기자 스쿨을 만들어 보는걸 어떨까요? 실력과 '올바른 정서'를 가진 기자를 서바이벌로 뽑는 거예요. 단, 저작권료는 제게 꼭 내셔야 합니다.



 그리고 글을 마치기 전에 덧붙여서 한 마디만...
 곧 방영 될 '나는 가수다'에 대하여...

 곧 방송될 '나는 가수다'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섞인 기사 하나가 있었습니다.
 그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게 있습니다.
 
 누가 봐도 '나는 가수다'는 좋은 가수들의 흠결을 고르는 방송이 아닙니다. 대중이 더 좋아하는 대중이 더 즐긴 가수를 뽑고 앞으로 나아가는 방송이 될 것이 분명해보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안타까운 것들 중에 하나는 '원로'를 '대접'하면서 '가둔다'는 것입니다. 가수들은 누구보다 프라이드 있지만, 또 누구보다 즐길 줄 아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나는 가수다'는 그렇게 가수들이 즐길 수 있는 판을 만들어주는 방송이 될 것이라 기대해봅니다. 자신의 곡을 듣고 기뻐해줄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반응. 때로는 덜 호흥받더라도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는 한 지점을 만드는 방송. '나는 가수다'가 줄 것 같은 느낌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이소라부터 시작해서 쟁쟁한 가수들이 일요 예능 시간에 참가 의사를 밝혔을까요? '예능 시간대'라는 이유로 벌써부터 폄하를 받고 있고, 그러한 폄하가 분명히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원로는 대접하라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의 삶의 족적을 보고 배우고 또 느끼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접은 그 안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이름이 주는 것이 아닙니다.

 전 김영희 PD와 '원로'가 되어 서글픈 그들을 믿어봅니다. 물론 일요일 저녁 시간에 본방은 볼 수 없겠지만... 흐흑...



 

 잠깐!
 여기까지가 저의 2011년 2월 18일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의 감상평이었습니다.

 참고로 이번 2월 18일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의 시청률은 AGB닐슨에서 전국 시청률 18.4% 수도권 시청률 21.7%로 각각 3위, 2위를 기록하였고 TNmS에서는 전국 시청률 14.0% 수도권 시청률 18.3%로 마찬가지로 각각 3위, 3위를 기록하였습니다. AGB닐슨에서는 시청률이 거의 5% 가까이 뛰었습니다^^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저의 감상평이 마음에 드셨다면 바로 아래에 보이는 손가락 모양의 'view on' 뷰 온 버튼을 눌러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열심히 블로깅을 하는 soulian에게 정말 큰 힘이 됩니다^^

 더불어 어떠한 글을 보시든 좋은 블로그 글을 보시면 글 하단에 추천 버튼을 잘 활용해주세요.
 블로깅을 하는 분들에게 정말 큰 힘이 됩니다.

 더불어 글을 읽으시며 공감하신 내용, 다른 생각에 대해서 편하게 덧글로 적어주세요.
 그렇게 제 블로그에 온기가 더해집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osted by soulian
2010. 11. 14. 01:12 오롯/문화 누리기



 * 알리는 말씀
 이 감상평에는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감상문 중반 이전까지는 그러한 스포일러가 여러분들께 노출이 되지 않도록 신중함을 기울여 글을 작성하였고, 스포일러가 될 부분부터는 그 전에 미리 공지를 하여 읽으시는 분들께 폐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였습니다.
 영화를 보고자 망설이는 분들께서는 편히 감상평을 읽으시다가 제가 -여기서부터는 영화를 보신 분들이 보시면 좋습니다-라는 문구를 새겨둔 곳 이후로는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리뷰를 더 읽으시거나 또는 영화를 다 보고 나셔서 다시금 읽으시면(아, 아마 잊으시겠지만^^;) 좋으리라 생각됩니다^^
 이야기의 가장 큰 묘미는, 바로 생동감이니까요^^
 


 시작하며
 오늘 영화 '초능력자'를 보고 왔습니다.
 이전에 본 영화가 무엇인지 가물가물할만큼 요근래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보질 못 했는데, 간만에 극장 나들이를 하게 되었습니다. 언제부턴가 '간만에 극장 나들이'라는 말이 너무도 당연하게 제 입에서 나오는 것이, 바빠졌다는 것이니 열심히 살고 있다고 해야 하나, 아니면 영화 볼 여유도 없이 팍팍히 사니 서글프다 해야 하나 생각도 들지만, 뭐, 어찌 되었건 전 하루하루 잘 살아가고 있답니다.



 우리 시대의 의인들을 아십니까?

 일본 지하철에서 철로에 빠진 사람을 구하려다가 목숨을 잃고 일본 전역을 숙연하게 만든 이수현 씨. 역장으로 근무하던 중에 철로에 들어간 아이를 구하며 한 쪽 다리를 잃은 김행균 씨. 그 외에도 우리 주변을 알게 모르게 지켜주고 있는 수많은 의인들. 
 그들은 때때로 만인의 영웅이 되기도 하지만, 사실은 그들은 가끔은 '바보'라는 취급을 받을만큼 자신의 선행으로 자신을 망가뜨리게 되기도 합니다. 더 안타까운 결말은 그러한 선행이 자신뿐만이 아니라 자신의 소중한 사람들까지도 망가뜨리게 되는 경우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차라리 자신이 망가지면 '영웅' 대접을 받기 쉽지만, 소중한 사람들이 망가지는 모습을 보며 '바보'가 아니될 사람은 없겠지요.
 특히나 이런 '바보'는, 누군가의 생명을 위해 몸을 던진 이들보다 올바르다고 믿는 정의를 실천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더 쉽게 붙여지는데요. 옳은 일을 옳다고 말하고 잘못된 일을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이들이 '바보'라고 불리는 세상은, 그 어떤 미사여구로 합리화하려고 해도 비겁한 세상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저 역시도 그런 비겁함에 어찌 보면 몸을 기대고 살아가고 있지만 말입니다.





 
 영화 초능력자 포스터 : 남자들은 또 한 번 오징어가 된다.



 영화 '초능력자 줄거리'

 '인생엔 세 가지 고비가 존재한데.'
 한순간에 그 세 가지 고비를 넘겨버린 순박한 남자 '임규남'(고수).
 너무도 순박해서 동료가 자신의 돈 천 만원을 들고 슝 도망을 쳤음에도 자기가 그냥 준거라고 주장하는 남자. 그 남자는 동료가 사준 생일 선물인 후진 점퍼를 입고 기뻐하던 그 순간에 갑자기 나타난 트럭에 치여서 병실 신세를 지며, 그와 동시에 일하던 폐차장에서 짤려 버립니다. 이쯤 되면 이제 더는 고비가 없을 것 같았는데, 진짜 고비가 그의 앞을 찾아옵니다.



 '인생이 뭐 그런거지. 대리, 과장 승진도 해가고 그렇게 월급도 오르고 말이야.'
 초인적인 회복력으로 부상에서 회복한 규남. 그는 78년생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새 직장을 구하기 위해 각종 정보지를 뒤적거리다 '유토피아'라는 전당포를 찾게 됩니다. 전당포 사장은 그에게 약식 인터뷰를 하더니, 슬쩍 형사에게 전화를 걸어 그에게 빨간 줄이 없다는 걸 확인하고는 그에게 대리를 맡깁니다. 이게 왠 떡. 평생동안 어선, 폐차장 등의 일만 전전해오던 그에게 비록 단 둘 뿐인 전당포이지만 대리에, 승진까지 있다니. 잠시 고민하던 그는 결국 그 전당포에 취직을 하게 됩니다. 



 '귀신은 안 만져지는데... 그럼, 도깨비...?'
 사실 혼자여도 될 전당포에 왠 대리 직급 직원? 알고보니 사장님은 무언가 기이한 일을 겪었던 것입니다. 자신도 모르게 장부에서 비어버린 상당히 큰 돈. 사장은 그 사라진 돈의 비밀을 찾기 위해 큰 맘을 먹고 전당포에 최첨단 감시장비(?)인 CCTV까지 설치하고 최첨단 무기(?)인 전기충격기까지 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지요.



 ' 우리 사장님 살려내!'
 '이 사람들, 모두 너 때문에 죽는거야. 다 너때문이라고.'
 사라진 돈은, 자신이 보이는 사람은 자기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초능력자, 초인(강동원, 극 중 본명 알 수 없음)의 짓이었습니다. 전당포에 들어와 자신의 초능력으로 사장을 조종해 유유히 돈을 뺏어 간 것이었지요.

 규남의 옛 회사 동료들까지 찾아와 시끌벅적한 어느 날, 초인이 다시금 전당포를 찾습니다. 모두가 초인의 초능력에 의해 제어당하고 순조롭게 일을 마무리하려는 순간 규남이 깨어납니다.  규남에게는 초인의 능력이 통하질 않는군요. 평생 처음 있는 일에 당황한 초인은 다른 이들을 조종하여 규남을 제거하려고 하고 그 와중에 사장이 초인의 초능력에 의해 조종을 당하던 중에 죽게 됩니다.

 유일한 증거는 사장님이 설치한 CCTV의 녹화 화면. 그 화면을 통해 초인을 경찰에 신고하고 초인을 잡으려던 규남은, 그러나 초인의 능력에 의해 계속적으로 궁지에 몰리게 됩니다. 그리고 초능력자인 초인과 초능력이 통하지 않는 규남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시작된 것입니다.

 언제봐도 영화 속 떼샷은 영화로 볼땐 덜 어색한데 정지화면으로 보면 어색하다. 

 

 영화의 키포인트



 강동원의 신비스러움과 고수의 순박한 눈이 만들어낸 잘 만들어진 캐릭터들
 범접할 수 없는 강동원의 아우라.

 영화를 보고 나오는 길에 왠 여자분 한 분이 함께 본 친구들에게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아, 나 이제 강동원 싫어할 거 같아."
 악역인 강동원이 자신의 강점인 아우라를 통해 내비치는 멋진 캐릭터 표현을 떠올리니, 이 여자분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겠더군요.
 
 사실 제가 이 영화를 보기로 하고자 한 첫 동기는 영화 포스터에 나온 고수의 날카롭지만 순박함이 깃든 눈빛 때문이었습니다. 고수는 멋진 마스크와 빠지지 않는 연기력에도 잘 뜨지 않는 배우 중 한 명인데요(이런 류로 주진모 씨 등이 함께 많은 이들-아마도?-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지요). 영화는 그런 고수의 마스크에 딱 알맞은 캐릭터를 완성시켜놓았습니다. 
 영화 속 규남은 선한 마음에 초인을 쫓으며 보이는 돌진력까지 영화 내내 야누스적인 매력으로 영화를 들었다 놓았다 합니다. 고수의 눈빛은 순간순간 사슴과 치타를 오가며 그런 규남의 캐릭터의 완급을 잘 조절해나갑니다.

 강동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취미가 두문불출이라 알려져 있고, 얼마전 인터뷰에서도 "사생활은 보장받고자 한다."고 말하는 모습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신비주의를 가진 강동원은, 자신의 신비주의적인 캐릭터성을 초인에게 잘 맞추어 악역임에도 분노보다는 보는 이의 입을 벌리게 만드는 카리스마로 영화에서 큰 존재감을 보입니다.

 영화 '초능력자'는 이런 잘 만들어진 캐릭터로 영화를 얼기설기 엮어가며 상당히 괜찮은 결과물을 내놓았습니다.



 영화가 그려내는 현실에 대한 판타지 변주곡
 혹자는 이 영화를 만화와 같다고 표현하지만 저는 그러한 표현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이 영화를 만화와 같다고 느낄 법한 캐릭터의 극대화와 초능력이란 소재, 그리고 제한된 수준의 흐름으로 그리 느끼신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하지만(결말도 한 몫했겠지요?), 저는 오히려 이러한 점들이 영화의 매력을 한껏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고수가 맡은 임규남 역과 강동원이 맡은 초인 역은 각각 자신의 캐릭터를 정말 멋지게 드러내어 어린 시절 만화에서 만나던 정의파 주인공과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의 악인을 영화 속에서 즐기게 합니다. 

 더불어 현실에서는 있을리 없는 비현실적인 초능력-보기만 해도 수많은 사람들을 건물에서 뛰어내리게 만들 수 있는-과 그런 초능력이 통하지 않기 때문만이라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회복력과 힘과 명석한 판단력(대체 왜 이런 판단력으로 인생을 그리산건지 모르겠어요)을 지닌 또 하나의 비현실적인 범인(평범한 사람)의 용호상박 대결은 만화 이상의 통쾌함을 느끼게 합니다. 

 더불어 이 영화의 다소 당황스러울 수 있는 결말은 아마도 이 영화를 만화와 같다고 '폄하'할만한 여지를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 개인적으론 만화를 좋아하므로 만화 같다는 것이 폄하라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만화 같다는 말을 폄하처럼 쓰신 분들의 리뷰는, 개인적으론 공감하지 않는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나 사실 이러한 점들은 결코 만화에서만 맛볼 수 있는 전유물이 아닙니다. 이러한 점들은 지극히 영화적일 수 있고, 영화 '초능력자'는 만화에서도 볼 수 있는 장점들을 영화적으로 잘 풀어내어 참으로 박진감 넘치는 영화를 만들어냈습니다.

 이 영화는 그런 만화스럽게 여겨지는 영화적 매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한국에서 살면서 느꼈을만한 (어쩌면 세계 공통의?) 여러가지 거리들을 풀어놓으며 팍팍한 현실을 통쾌하게 비틀며 즐기게 하는 판타지 변주곡을 만들어 냅니다.

 어쩌면 그 외에도 이 영화가 만화 같다고 폄하 당해야 하는 이유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야기의 비약? 플롯에서의 빈약함? 그러나 비전문가라 왠만한 영화는 다 재미있게 보는 저로서는 그러한 점들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적어도 제가 이 영화를 본 목동 CGV 1관 저녁 7시 35분 시작 영화 상영에서는 집으로 돌아가 영화를 폄하할 평을 남기실만큼 재미 없게 본 분은 (적어도 제 주변에는) 없었던 것 같네요. 



 한국적이라 할 수 있을, 소시민 히어로물
 이 영화는 조금 비약해보자면 한국적인 히어로물을 잘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적인 히어로물의 가장 큰 특징은 히어로물이 히어로물 같이 여겨지지 않는다는 것인데요. 흔히 아는 마블코믹스와 같은 미국 히어로물과 드래곤볼 또는 에반게리온(요걸 히어로물이라고 하면 안될 거 같기는 한데...) 등과 같은 일본 히어로물과는 분명 다른 모습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다른 점은 바로 한국의 사회상과 한국만의 정서를 잘 담아내기 때문인데요. 영웅이 영웅으로서 자신의 고뇌를 드러내며 괴로워하는(아, 왜 나는 히어로인가? 나의 이 빌어먹을 능력은 왜 날 가만히 두질 않는거야? 라든가) 미국 히어로물과 활기차고 호쾌하며 낙천적인 주인공이 갈수록 강해지며 정의를 수호하거나 세기말적인 코드에 물든 세상에서 무심한듯 시크하게 적을 무찌르는 일본 히어로물과는 다르게, 한국의 히어로물은 대부분 소시민에서 출발하며, 삶에 찌들어 남 걱정하기 힘들어 보이는 주인공이 때로는 답답한 정의 덕에 쥐어터져가며 뭔가 작은 정의(세상을 구하는 일은 한국에서는 쉽지 않은가봐요)를 구현해나가거나 사그라드는(이건 다 '지구를 지켜라' 때문이다)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물론 이러한 분류는 사실 제 임의적인 것이라, 맞다고 말씀드리긴 어렵습니다. 사실 이 리뷰 쓰고 누군가가, '안 그런 미국 히어로물도 있는데요? 일본 히어로물도 꼭 그렇지만은 않아요! 대체 히어로물의 뭘 아신다고 이런 감상평을 쓰시나요? 영화 표값 책임지실래요? 이래서 아무 감상평이나 읽어선 안 된다니까!' 라고 하신다면 사실 저는 부끄럽습니다. 부족한 감상평, 잘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이러한 한국적인 히어로물은, 한국의 사회상을 잘 덧입히면서 한국인이 공감할만한 스토리를 완성하게 됩니다. 그러나 사실 이 영화가 히어로물이 되어야 하는 이유는 따로 존재한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 이유는 감상평 후반부 스포일러가 포함된 부분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다시 한 번 짚어보는 '초능력자'의 장점



 '초능력자'의 장점 1 -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 전개
 이 영화는 상당히 지루할 틈 없이 전개됩니다. 제가 새가슴이라 그런지 몰라도, 초능력자인 초인과 초능력이 통하지 않는 규남, 그리고 주변 인물들과 세상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추격전과 이야기 전개는 영화 후반부까지 긴장감을 유지시켜가며 120분을 결코 길지 않게 만듭니다. 다소 딱딱한 분위기만을 감수한다면 이 영화는 킬링타임용으로도 결코 나쁘지 않으리라 여겨집니다.
 참고로 저는 오늘 영화를 보고나서 '바.젖.남'이라는 신조어를 (저 혼자서만) 만들어냈는데요. 이는 바지가 젖은 남자의 준말로, 무언가에 푹 빠져 흐르는 땀에 바지가 젖어버린 남자를 뜻하는 말이라고... 뭐, 제 유머 센스는 제가 봐도 좀 부끄럽습니다.

 

 '초능력자'의 장점 2 - 외국인 같지 않은 외국인 '버바'와 '알'
 다시보는 버바와 알 시리즈, 니들이 짱드세요



 저는 영화 정보를 그리 가지고 가지 않은지라, 왠 웃기는 외국인들이 나온다고만 알았지, 이렇게 친근하고 귀여운 두 외국인 캐릭터가 등장할 줄은 몰랐습니다.
 주인공 뺨치는 순박함에 잘 버무려진 사투리를 구사하는 버바와, 외국인이 한국인보다 더 한국말을 그럴싸하게(?)해서 대단하다고 느껴야 하는데 웃음이 유발되는 알은 영화 내내 소소한 웃음을 줍니다. 영화 후반부 이들의 퇴장에 가슴 아파한 것은 저만이 아니었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이거 원, 두 시간만에 왠 외국인 둘에게 내게 있는 모든 정을 퍼부은 듯한 기분이란...
 이미 감상평 전반부에서 이야기했든 이 영화는 캐릭터를 참 잘 살렸는데요. 사실 어쩌면 고수가 맡은 임규남 역과 강동원이 맡은 초인 역보다 더 이 영화를 잘 살린 캐릭터가 바로 버바와 알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그외의 조연으로 전당포 사장님과 전당포 사장님 따님이 나오는데, 이 둘은 버바와 알로 인해 제 관심의 변두리로 무참히 밀려나게 됩니다. 
 버바와 알은 흡사 트랜스포머의 수다쟁이 형제 자동차들 같은 느낌을 준다랄까요. 
 정말 보다가 아놔 ㅋㅋㅋㅋㅋ 싶었습니다.
 


 '초능력자'의 장점 3 - 불꽃튀는 두 주인공의 인물대결 & 캐릭터 대결
 
캐릭터에 관해서는 이미 말씀드렸으니 넘어가고, 인물대결 역시 말 안 해도 다들 아실테니 넘어가렵니다. 그래도 장점 중에 장점이니 그냥 넘어가긴 뭐하드라구요. 서비스샷으로 고수 순박미소샷 하나 올라갑니다.
 




 죄송합니다. 이 이후 부분은 스포일러가 포함된, 아니 영화 전체를 포함한 부분이므로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은 가급적 피해주시길 바랍니다. 
 
 








 '초능력자'의 장점 4 - 판타지 속에 내포된 한국 사회의 단면
 뭐, 영화평 잘 보다가도 이 영화는 그 사회를 잘 드러냈다. 라고는 문단이 나오기 시작하면 사실 슬슬 스크롤이 빨라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사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이 부분을 말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 영화는 오늘날 한국에서의 정의의 모습을 아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2시간 동안 정이 듬뿍 든 외국인 캐릭터 '알'은 초인을 잡으려 하는 규남에게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내는 세금으로 일하는 사람들 있잖아. 이 일은 그 사람들이 할 일이야. 우리가 나선다고 뭐가 달라져. 경찰들이 못 잡으면, 검사도 있잖아. 그보다 더 높은 사람도 있잖아. 우리는 나서지 말자"

 하지만 이 영화에서 그 경찰들은, 그리고 더 높은 이들은 딱 한 시퀀스로 그러한 기대를 여실히 깎아내립니다. 사투 끝에 초인을 잡은 규남은 초인의 얼굴을 비닐봉투로 가린채 경찰서로 초인을 끌고 갑니다. 그러나 비닐을 벗기지 말라는 규남의 이야기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상사로 인해 초인은 자신의 능력으로 탈출을 하고, 그 와중에 경찰은 자신의 총을 빼앗기게 됩니다. 그리고 그 이후 보여지는 뉴스에서, 초인과 규남은 '갑자기 경찰서로 들어와 경찰의 총기를 강탈한 총기 탈취범'이 되어버립니다.

 물론 규남의 말을 순순히 믿을 사람은 찾기 힘들겠지만, (CCTV를 본 두 부하 경찰은 어느정도 초인을 경계했지만) 어찌 되었건 믿지 못한 결과는 '총기 탈취범이 된 규남'이라니. 이는 늘 영화에서 볼 법한 히어로의 억울한 누명 아니겠습니까? 물론 비록 본의 아니었더라도 총을 가지고 간 규남도 잘한 건 아닐지 모르지만...

 더불어 초능력에 의해 가는 곳마다 초인에게 총을 넘기는 경찰들의 모습은, 오늘날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힘 있는 자에게 참 쉽게 자신의 공권력을 넘기는 힘 없는 경찰의 모습인 듯 보여 가슴이 답답했습니다. 아, 공권력 같은 단어 별로 안 좋아하는데. 저 절대 반정부주의자라던가 그런거 아닙니다. 오해하지 말아주세요.
 현실이 이렇지 않더라도, 이런 모습들은 규남에게 우리가 더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만들고 더 응원을 불어넣게 만듭니다.

 그러나 사실 진짜 한국 사회의 단면은 바로 주변인들로부터 느낄 수 있습니다.
 중반부 초인과 규남의 사투 중, 초인은 비열한 기지를 발휘에 지하철 역에서 한 엄마로 하여금 아이를 철로로 던지게 만들어 규남을 철로로 뛰어들게 합니다. 다행히 아이를 규남, 그러나 그런 상황을 알리 없는 아이의 엄마는 아이를 안고 있는 규남에게 싸대기 한 대를 작렬하고 아이를 데려 갑니다. 뭐, 모르면 그럴 수 있지요.

 그러나 아기 엄마의 강렬한 스파이크 싸대기 때문인지 급 피를 철철 흘리며 쓰러지는 규남을 보고 지하철역의 누구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은, 사실 제가 이 영화를 아낄 수 밖에 없는 이유인 '의인에 대한 한국 사회의 자세'를 너무도 잘 보여주는 것 같아 가슴이 아팠습니다.

 누군가는 이 영화를 남들과 다름에 대한 이야기라고 하였지만, 저는 그보다는 의인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이 듭니다. 비록 초인이 남들과 다른 능력으로 어린 시절부터 고생과 외로움을 겪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초인을 이해하게 만들지는 몰라도 이 영화의 주제를 드러낼 순 없습니다. 오히려 영화의 포커스는 초인이 아닌 규남에게 맞추어져서 우리 사회에서 의인으로 사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보여줍니다.

 영화에서 돈을 훔치고 규남을 제거하기 위해 또다른 사람들을 희생시키는 초인은 이야기합니다.

 "너만 끼어들지 않았어도, 이들은 알지도 못 해. 이 사람들이 죽는건 모두 너 때문이라고."
 
 그리고 현실과 현실의 악인들은 이야기합니다.

 "너는 아직 세상을 잘 몰라. 어차피 보통 사람들은 잘 알지도 못해. 그냥 이대로 살면 되는거야. 니가 움직이면서 니가 다치고 니 주변사람들이 다쳐."

 정작 누군가를 진정 다치게 만드는 원흉은 의인이 아니고 악인인데도 말입니다. 그런데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마음이 어쩌면 우리들 마음 속에 차츰 자리잡고 있다는 것입니다. 적어도 내게 소중한 사람 또는 나에게 이러한 일이 닥치지 않는 이상 우리 또한 불의를 보고도 몸을 사리는 (나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내게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서) 것을 현실적인 판단이라고 여기게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더불어 현실의 비겁함 또한 이런 악인들의 가당찮은 변명을 합리화 시킵니다.

 역무원이었던 김행균 씨가 구한 아이의 어머니는 (적어도 언론 상에는) 아직까지 김행균 씨에게 감사의 인사 한 번 전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머니의 마음이 어떻겠냐는 김행균 씨의 사려깊은 마음도 이해는 갑니다. 하지만 그 어머니보다 더한 사람들이 주변을 봐도 참 많습니다. 성추행 당한 사실이 너무도 부끄러워서 성추행을 막아준 청년이 경찰서에 입건 되었는데도 증언 한 번 하지 않고 꼭꼭 숨어버린 여인, 심지어는 자신을 살려준 이에게 자신의 보따리를 책임지라는 속담 속의 그 대단한 분들, 나쁜 사람과 그를 막는 이 사이에서 마치 유튜브 공식 업로더인 듯 휴대폰으로 그 장면을 앵글까지 잡아가며 찍는 사람들.

 누군가가 초인이 한 말을 답습해 이 영화를 평하더군요. 규남의 오지랍이 살인을 불렀다고 말입니다.
 묻고 싶습니다.
 정말 그렇습니까?



 이 밑 단락에는 진짜 결말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조심해주세요!

 









 '초능력자'의 장점 5 - 그런 현실에서의 최상의 판타지
 
우리가 이러한 현실의 답답함 속에서 정의를 지키는 이들에게 갈증을 느껴가는 중에, 그나마 규남의 고군분투는 공감을 전해줍니다. 그러나, 영화 말미 휠체어를 탄 규남의 등장은 사람들을 놀라게 할 만합니다. 그가 구한 세상에서 그는 그저 휠체어를 탄 장애인일 따름입니다. 어찌 보면 오늘날 의인들의 가장 현실적인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다행히, 영화는 이런 현실에서 최상의 판타지를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아마 이 결말로 인해 이 영화 전체를 폄하하게 되는 분도 생기는 것 같습니다.

 영화 말미, 불구가 된 규남은 휠체어를 타고 지하철 역에 와 있습니다. 바로 초인으로 인해 죽은 전당포 사장의 산소를 찾기 위함입니다. 그런 와중에 지하철 선로에 아이가 빠지게 됩니다. 지하철이 막 지하철로 드러서는 일촉즉발의 순간. 모두가 비명을 지를 뿐 무엇도 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그 와중에, 규남이 갑자기 휠체어에서 일어나 달리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마치 초인이 초능력을 쓸 때처럼 화면이 '반짝반짝 눈이 부셔지더'니, 그 짧은 순간 규남은 아이를 구해 반대편 승강장에 멀쩡한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우습게도 저는 이 장면에서 나름의 현실에 대한 위로를 받았습니다.
 어처구니 없이 사그라드는 의인들. 규남의 마지막 휠체어에서의 모습은 그런 의인들의 모습을 대변하는 것 같아 가슴이 씁쓸했습니다. 그러나 그가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갑자기 휠체어에서 일어나 초인적인 힘으로 부활합니다. 
 
 이러한 장면을 비약이라 느낄 필요가 없어보이는 것은 사실 이 영화가 초능력자가 등장하는 영화이기 때문일거라 생각합니다. 이미 규남은 영화 속에서 수도 없이 죽을 고비를 넘깁니다. 트럭에 그대로 받치기도 하고, 지하철과 돌벽에 부딪혀 머리에서 말그대로 피를 쏟기도 하고, 칼에도 여러번 찔리고, 목도 조여봅니다. 사실 알고보면 규남 역시 초능력자였던 거 아닐까요? 그리고 그의 '각성'은 결국 그가 초인에게 마지막으로 했던 말처럼 "끝까지 살아남아서, 네가 죽인만큼 내가 살려낼거야."라고 말한 것처럼 그의 누군가를 돕고 싶은 마음이 이끌어낸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비록 현실에서는 규남의 말에 대한 초인의 답처럼(수없는 변두리 인생에서 벗어나지 못한채 살아온 규남을 보고) "니가 왜 그렇게 사는지 알 것 같다."는 답이 정답일지 모르지만...
 영화에서는, 규남의 착한 마음은 결국 그를 또다른 초능력자로 만들었습니다.
 아마 영화에서는, 착한 사람에게 초능력이란 선물을 주는 것으로, 현실에서의 안타깝게 스러저가는 의인들을, 착한 마음들을 위로하고자 한게 아닐까요?

 저는 이런 점에서, 이 영화의 결말마저도 좋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초인에 대해서
 영화 말미, "니 이름이 뭐냐?"라는 규남의 물음에 눈빛이 흔들리는 초인. 남들과 달라, 외로운 그. 마지막 규남의 독백처럼 만약 다른 공간에서 초인과 규남이 만났다면 그 둘이 공유할 수 있었을 무언가.
 이미 많은 영화에서 다루어졌지만, '악인이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분명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비록 그의 삶이 어떠하였더라도 피해자들에게 저지른 그의 악행을 쉽게 용서할 순 없지만, 적어도 앞으로의 또다른 악인이 등장하지 않게 하는데에 대해 우리가 생각할 여지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남들과 다른 인생은 어찌보면 초인이나, 규남이나, 버바와 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단지 초인은 가공할만한 힘을 가져 조금 더 독특한 삶을 살았던 것이지요. 저는 그런 생각을 합니다. 기구한 사연으로 악인이 된 이들을 볼때마다, 그보다 더 기구한 사연임에도 참으로 착한 이들에 대한 감사를. 그리고 악행은 미워하되 그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참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문구를 말입니다.



 스포일러 끝입니다. 스크롤 내리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영화 '초능력자'는, 잘 어우러진 캐릭터들과 덜하지도 과하지도 않은 박진감, 그리고 한국형 히어로물로서 어설프지 않은 전개를 보여주는 적어도 9000원 내고 후회하지 않을 정도의 영화입니다.

 늘 뭔가 부족했던 고수는 이 영화를 통해 자신에게 잘 맞는 캐릭터를 하나 더 구축해냈습니다. 자주 이미지가 우선이던 강동원 역시 강동원이 아우라가 아닌 초인이라는 캐릭터의 아우라를 통해 강동원이 아닌 캐릭터를 잘 표현해 영화를 받쳐주었습니다.

 영화 내내 이어지는 소소한 재미들과, 바.젖.남을 만드는 박진감 넘치는 추격전은 영화를 킬링타임용으로도 손색이 없게 만듭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영화, 여러분들께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긴긴 감상문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많이 부족한 감상문이지만 영화 감상하시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블로그를 통해 함께 생각을 나눌 분들을 찾고 있습니다. 제 블로그 글들을 보시고 함께 생각을 나누고자 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덧글로 방명록글으로 제게 손 내밀어주세요^^
 부족한 저의 생각이지만, 분명 손내밀어준 누군가에게 작게라도 도움이 되리라 믿어 봅니다.

 부족한 제 글 추천해주시는 분들 감사드립니다. 더 열심히 쓰겠습니다.
 추천 후 덧글 남겨주시면 확인하는대로 바로 답방해서 저 역시 블로그/홈피에 생기를 불어넣어드리겠습니다^^

 더불어 부족한 제 감상평에 대해 지적할 부분이 있으시다면 지적 부탁드립니다. 영화가 궁금한 분들께 더 도움이 되는 감상평이었으면 합니다^^

 늘 더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posted by soulian
prev 1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