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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롯이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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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1. 24. 17:52 오롯/사는 이야기


 박유천은 연기돌.
 
 응?
 뭐?
 ...

 진짜...?

 발성, 발음, 집중도(몰입도), 캐릭터 표현 / 생동감, 기타 어느 측면으로든...
 제발 납득이 가게 설명이 되면 좋겠다.

 성균관 스캔들 정말 재미있게 봤는데...
 연출, 대본, 중기-아인-민영의 호연, 하지원 동생이라는 배우 외의 많은 연기들의 호연 모두 정말 즐거웠고...
 정말로...!

 근데...

 연기돌의 기준이 뭐야 대체...?
 작가와 스태프, 그리고 상대배역이 칭찬하는 열심히 한 거, 그건 노력이고...
 이선준이란 역할이 티 안 나는 역이라 그래서 티 안 나는 연기 잘했다는 말도 진짜 납득 안 가고(이선준이 티 안 나는 역이 아니라, 충분히 매력 있는 캐릭터였는데 '어떤 이유로' 존재감 무 존재로 치달았다고 본다)...

 왜 다른 아이돌들 연기와는 달리 이렇게도 다른 기사들이 쏟아지는거지?
 진짜 납득할 수 없다.

 박유천 씨를 욕하자는게 아니야.
 연기돌이라고 치켜세우는데 아무리 눈 씻고 찾아봐도 납득이 가는 설명이 없다는거...

 그렇게 다른 아이돌 연기자들이 못 했나?
 허얼...
 도대체 왜...?

 내 주변의 박유천 팬들 미안.
 
 이건 연기 자질의 문제지, 개인의 가치에 대한 문제가 아니니까 조금만 이해해주길.

posted by soulian
2010. 11. 22. 00:00 오롯/마실 떠나기
 
 토요일 아침, 간만에 일찍 일어나 홀로 홍대 칩거를 준비 중이던 중에 제가 아는 사람들 통털어 가장 버거를 좋아하는 친구가 메신저로 말을 걸어옵니다.

 딩그링. 딩그링. - 메신저 울리는 소리

 토요일 점심 간만에 버거가 급 땡겨서 그러니 함께 버거를 먹으러 가자더군요. 무려 한남동으로!
 참고로 저녁엔 목동에서 약속이 있었고, 간만에 아무런 부담 없이 상쾌하게 토요일 점심을 홀로(!) 보내려던 저의 계획이 있었기에 사실 조금 망설였지만...
 녀석이 "꽤 괜찮은 집이 있더라고, 가고 싶은데... 딩그링. 딩그링."  하기에(자기도 오후 3시에 광화문에서 약속 있는 녀석이, 그로부터 3시간 반 전인 11시 30분에 딩그링 딩그링 하다니!), 간만에 한 번 한남동으로 가보기로 했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토요일 점심부터 버스타고 지하철 환승하고 한남동을 나가는 그런 남자가 되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던 것입니다.
 오늘이 무슨 날인지, 토요일 점심 한산하던 합정역 6호선 라인엔 왠일로 그리도 사람이 많은지...
 아무튼 친구를 득도 시키려고 15분 지각한(우리 집에서 한남동은 한 시간 넘게 걸린다. 이 나쁜 놈아! 15분 가지고 만나자마자 멀리서 온 친구를 타박하다니! 라고 친구에게 당당하게 말 못하는 이유는 사실 이 친구 만날 때 제가 좀 자주 늦었거든요. 미안해.) 저는 친구와 한강진 역 2번 출구에서 만나 버거집으로 향했습니다.
 알고보니 순천향 대학병원 근처더군요. 크윽, 아픈 기억...



 언듯 보기엔 작은 커피집 같은 분위기의 외관, 저기 득도한 제 친구가 보입니다.

 

 가보니 벌써 자리가 거의 다 차있어서 좁은 자리 밖에 없기에, 제 친구는 야외에서 먹을 것을 권합니다. 아니 주장합니다. 날은 다소 쌀쌀했지만 나쁘지 않을 것 같아서 테라스로 나왔습니다. 옆에 있는 커피집에도 테라스에 나와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있더군요. 찻길 가이지만 나쁘지 않은 느낌.



 테라스에서는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는 재미가 큰 매력입니다. 의자가 바나나 색이예요. 훗. 싱싱한 노란 바나나. 숙성된 검은 바나나.

 

 서빙 보시는 분께서 참 열심히 움직이고 계시더라구요. 분주히 움직이시면서도 고객들을 찬찬히 신경 쓰시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바쁘신 가운데 따로 무릎담요를 챙겨서 주시는 배려. 전 감동 받았어요. 흐흑...



 
태어나서 처음 찍어본 메뉴판 샷. 이게 다 블로그를 연 덕택입니다. 먹은 집 글 쓰면 메뉴와 가격대를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구요.

 

 사진 설명에도 있듯, 아마 제가 메뉴판을 찍어본 건 처음인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엥겔지수의 탓인지, 맛집이다, 괜찮은 먹을거리가 있다 싶으면 저 역시 그런게 가격이 신경 쓰이거든요.
 버거 가격이 꽤나 저렴한 편입니다. 물론 밥 한 끼보다는 더 비싼 가격이지만, 수제 버거는 비싼 곳은 1만원은 훌쩍 넘어가니까 사실 저는 수제버거에서 가장 신경 쓰는게 가격이랍니다.



 고민 끝에 제가 선택한 메뉴는 바베큐 버거. 칠리버거와 치열한 경합 끝에 선택했습니다. 저는 늘 이 두가지를 놓고 고민해요. 바베큐 버거와 칠리버거. 보통은 조금 더 무난하면서 가게에서 신경쓰는 바를 잘 느끼게 해주는 바베큐 버거를 먼저 먹는 편입니다. 사실, 베이컨이 들어 있어서...(수줍)



 더불어 점심 2시까지는 런치 메뉴가 되어서, 버거 가격에 +3000원 하면 감자 튀김과 탄산음료(캔), 
+4000원 하면 감자 튀김과 커피(1회 리필 가능)를 제공해주는군요. 당연히 주문했습니다. 탄산음료를 주문하려다가 캔으로 나오는데다가 그래서 리필도 안 된다고 해서 커피를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이는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나온 커피와 감자튀김. 친구의 세심한 배려로 프레임 안으로 담요가 담겼군요. 훌륭한 친구입니다.  
 

 먼저 감자튀김과 커피가 나왔습니다. 저는 따뜻한 커피, 친구는 냉커피(있어 보이게는, 아이스 커피)를 시켰답니다. 감자 튀김은 사실 그럭저럭. 저는 파파이스 감자튀김 신봉자로서 감자튀김은 안의 감자의 식감도 중요하지만 겉의 바싹함과 짭쪼름한 맛을 정말 중요하게 여기는데 밋밋한 감자튀김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그럭저럭이 나쁘다라는 뜻은 아니라는 것을 부디 알아주세요. 충분히 맛나게 먹었습니다.
 커피의 경우에는 탄 맛(나쁜 의미가 아닙니다)이 느껴졌습니다. 커피 마시는 분들 보면 크게 두 가지로 나뉘더라구요. 부드러운 맛을 즐기는 분들(저는 여기에 속합니다), 탄 맛을 즐기는 분들. 커피만으로는 제 입맛은 아니었지만 곧 나올 버거와의 궁합은 이 탄 맛이 묘한 어우러짐을 나타내더군요.



 기다리던 버거가 나왔습니다. 뒤에 감자튀김에는 감자 위에 곱게 뿌린 친구의 케찹질과, 한쪽 벽면에 뭉테기로 뿌린 저의 케찹질이 잘 표현되어 있군요. 저는 패스트푸드 가서도 케찹을 꼭 항상 + 1 한답니다.



 버거가 나왔습니다. 제가 주문한 바베큐 버거입니다.



 듬뿍든 야채와 토마토도 마음에 들었고, 패티도 군더더기 없었습니다. 베이컨의 전체 버거에 잘 어우러졌고, 먹으면서 이건 좀 이라는 느낌이 없었습니다. 바베큐 버거답게 특유의 짭쪼름달콤한 소스 맛도 다른 재료들과 잘 어울려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것은 빵의 달콤함과 그러한 달콤한 덕인지 느껴지는 촉촉함이었습니다. 버거에서 의외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게 바로 (어렸을 때 패스트푸드를 먹을 땐 분리한다면 늘 뒷전으로 밀려나는) 빵의 식감입니다. 이 곳 빵은 다른 버거집들과는 다르게 좀 달콤한 느낌이 강하더군요. 바나나그릴이라는 이름은 사실 그때문일까요? ... 아니겠죠?
 사실 이점 때문에 저는 바나나그릴에서 버거를 드실때 이왕이면 탄산음료보다는 커피를 추천드립니다. 달콤한 도넛은 커피 덕에 맛이 더해진다지요? 마찬가지로 달콤한 빵이 사용된 버거에는 커피가 정말 좋은 궁합인 것 같습니다. 일단 리필도 되구요. 버거 먹고 앉아서 이야기 나누기에도 커피가 좋잖아요-_-!



 이번엔 친구가 선택한 메뉴 머쉬룸(버섯) 버거입니다. 이 친구는 늘 머쉬룸 버거만 먹어요. 편식쟁이!



 제가 맛을 보진 않은지라 친구에게 물어본 결과, 사진에도 보이지만 버거에 사용된 버섯이 상당히 잘게 잘려져 있어서 그점이 조금 아쉬웠다고 합니다. 뭐니뭐니해도 버섯의 풍미는 그 향과 쫄깃한 식감이니까요. 충분히 공감이 가더군요. 친구야 이번에 두 번째 방문이므로, 이미 맛에는 충분히 만족한 상태였지요.



 함께 나오는 피클은, 양배추 등을 절여 곁들여 나왔습니다. 테라스라 차마 리필 시켜먹지 못한게 한이랄까요? 크윽... 그래도 커피는 제가 들어가서 리필해왔답니다.



 
달콤한 빵이 버거의 매력인 반면, 사실 그러한 달콤함은 맛에 쉽게 물리게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물론 원체 수제버거들은 조그마한지라 물리기 전에 다 사라지지만, 먹고 난 다음에 입가심이 안 되면 뭔가 부담스러운 느낌이 나죠.
 그러한 점을 탄 듯한 커피 맛이 적절하게 씻어내려가며 어우러짐이 이루어집니다. 흠, 좋았어요. 커피. 리필도 되고...



 맛있게 먹고 나서 계산을 하니 점원분께서 쿠폰을 만들어주셨습니다. 가지고 싶었으나... 분명 저는 15개를 다 모으지 못 할 것이므로 친구에게 넘겼습니다.
 친구야, 다 모으면 꼭 나 줘야되에?!+_+



 바나나그릴은 한남동 5가 독서당길 초입길에 있습니다. 순천향 대학 병원에서 진료를 보고 나오면 버스를 타러 가게 되는데 그 큰 사거리 건너편에 위치해있지요.



 
 자꾸 지도 올리는데 오류가 나네요. 이번에도 캡쳐로 대신... 티스토리, 왜 이래요?



 가시는 길에 대한 약도입니다. 저희는 한강진역 2번 출구로 나와 쭈욱 걸어서(중간에 한 번 큰 사거리가 나오면 우측으로 꺾구요) 한남동 5거리까지 간 다음, 좌측 횡된보도로 건너서 독서당길로 갔습니다.
 독서당길은 (친구의 말에 따르면 로맨틱한, 제가 볼 땐 사랑 이야기가 없으므로 로망인) 조선시대 선비들이 과거에 합격하면 매우 즐거워하던 공간이라 독서당길이라 불린다더군요. 당연히 걷던 길도 그 길의 의미를 알면, 참 재미있어집니다.



 친구 덕에 또 하나의 맛난 버거를 경험해보아 기뻤습니다. 이 친구 덕에 이곳 저곳의 버거집을 가보았는데요. 앞으로 그 친구와 함께 경험한 버거집과 제가 찾은 버거집들을 하나하나 블로그를 통해서 소개해볼까 합니다. 일주일에 하나씩만 소개해도 한 분기 이상은 글 소재에 대한 걱정이 없겠군요! 후후후!



 바나나그릴은 달콤하고 촉촉한 빵과 패티, 그리고 야채들이 잘 어우러진 맛을 나타냅니다. 더불어 커피와 잘 어울린다는 점도 있으니 참고하시구요. 저렴한 가격 역시 만족스러워(요즘의 수제버거집들은 초기보다 대부분 저렴한 가격이라 정말 좋습니다!) 다소 지리적인 불편함이 있지만-제 입장에서는- 한번쯤 가볼만 한 곳 같습니다.



 블로그 방문해주시고, 글 찬찬히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열심히 쓴 글을 함께 즐겨주신다면 저에겐 정말 큰 기쁨이 될거예요^^

 더불어 덧글로 함께 마음을 나누어 주시길 감히 바라여보며, 이번 글도 마칩니다.
 혹시 추천하시는 수제버거집이 있다면 추천해주세요. 버거 매니아 제 친구와 꼭 다녀와보겠습니다^^

 늘 행복하세요^^



 
posted by soulian
2010. 11. 18. 22:09 오롯/사는 이야기

 비록 내 블로그로의 유입량은 '제로'이지만... 어쨌든 다음 영화 리뷰 추천수 1위 등극했다.
 아이쿠,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이런 쉽지 않은 경사가...

이게 바로 오늘의 블로그 유입량, daum으로 시작하는건 search뿐이다. 고마워요, 검색님아!

 추천해주시고 답글 남겨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뭐, 사실 1위라고 해도...
 남는건 영화에 공감해주고, 영화에 대한 나의 시선에 공감해주신 분들이 계시다는 것에 대한 기쁨 말고는 사실 없지만... 그래도 어쨌든 많은 리뷰 중에 가장 많은 분들의 공감을 받았다는 것에 괜시리 들떠 본다.
 훗, 그래서 남들은 절대 안 할 내 리뷰에 내가 감사 답글 달기도 했지.
 본문에다가 추가하려고 했는데...
 다음 영화 기획담당자가, 영화 리뷰에 개인 이야기가 들어가는건 운영 규칙에 맞지 않다고 삭제할까봐 못 그랬어.
 설마, 자기 글에 자기가 답글 단 것도 인기도 유도다 이런 식으로 삭제하진 않겠지?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어보이는데...
 뭐, 근데 설사 그렇다고 해도 충격은 안 받을거 같아!
 일단 1위 했고, 내가 내 블로그 유입량 포기해가며 알리고 팠던 영화 초능력자의 즐거움을, 또 다른 분들이 자신만의 생각과 글로 나타내고 계시니까... 사실 그 글 삭제되도 미련은 없어야겠지.

 아무튼, 덕분에 한 주 동안 괜한 짐덩어리 하나 더 안고 사느라 고생했다.
 덕분에 아직 나는 많이 약하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어.
 
 더 강해져야지.
 더! 
 
posted by soulian
2010. 11. 14. 14:33 오롯/사는 이야기


 종종 나름대로 신중을 기한 글을 쓰고나면 저도 모르게 그 글의 반응에 민감해지게 됩니다.

 오늘 같은 경우에도 괜시리 블로그를 새로고침해가며 누군가 또 한 사람 방문해주지 않을까, 혹시나 누군가 추천을 해주진 않을까, 그리고 혹시나 누군가 덧글을 달아주지는 않을까 하고 있으니...
 이럴 시간에 새 글 하나 더 쓰는거 어떤가 싶기도 하지만, 또 막상 이런 민감함이 또는 이런 설레임이 즐기기에 나쁘진 않은 것 같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조회수 하나 늘기도 참 쉽지 않고, 추천은 저의 글솜씨와 비례하므로 더더욱 쉽지 않으며, 저조차 다른 이의 블로그에 댓글 다는 일이 참으로 어려운데 남들 역시 그러할 것이므로 댓글 달리는 일도 전혀 없으니... 꼭 홀로 말하고 있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기는 하네요.

 아무튼, 차츰 조금씩 더 좋은 공간이 되리라 나름대로 믿어보며 일상 중에 틈틈히 블로그를 가꾸어 나가고 있습니다.

 오늘은, VIEW 애드박스라는 다음뷰에서 제공하는 듯 보이는 플러그인을 설치해보았습니다.

 처음 블로그에 와서 수익성이 존재한다는 VIEW 애드박스라는 플러그인을 보고, 오호, 이게 바로 블로그가 주는 수익성의 원천인가? 하곤 나름대로 신기해했습니다.
 하지만 그 신기함도 잠시, VIEW 애드박스를 실제로 적용시켜보니 생각보다 제가 가꾸어가는 블로그와는 좀 이질적인 감이 있어서 또 그냥 두지 못해 클릭 한 번 못 받아보고 삭제하곤 말았습니다.

 근데 또 사람 마음이라는게, 하면 할 수록 이것도 해보고 싶고 저것도 해보고 싶고, 뭔가 나에게 긍정적인 피드백이 들어오는거라면 괜시리 눈이 가기 마련...
 이번에 새로 긴긴 글을 쓴 덕으로, 한 번 VIEW 애드박스를 설치해보자고 마음 먹고 설치해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론 가로로 긴 배너형태의 애드박스가 있다면 블로그 하단에 그 애드박스를 남기면 더 편할 거 같은데... 에헤, 또 그런거 찾기엔 제가 느린 덕에 그냥 이대로 만족하고 두어보려 합니다.

 개인적으론 VIEW 애드박스도 글마다 그 적용이 다르게 하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리고 사실 HTML만 조금만 만져주면 그 또한 가능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어린 시절 돈 백 몇 십만원 주고 배운 컴퓨터 기능 가운데 HTML은 복사하기에 편하지 제가 수정하거나 추가하는건 너무 힘들더라구요. 이노무 굼뜬 손가락이란^^
 긴긴 리뷰나 소개글로 블로그를 쓰기도 하지만, 사실 이런식으로 저의 소소한 일상을 짧게 짧게(이 글은 어쩌다보니 길어졌지만) 남기곤 하는데... 이런 와중에 큼지막히 글의 상단부 우측을 차지하는 VIEW 애드박스는 가끔 짧은 글에서는 그 글보다 차지하는 자리가 커지기도 하는거 같아서... 왠지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실은 짧은 일상의 나눔이 더 소중할 때가 많으니까요.
 뭐, SNS도 있지만, 아직 전 SNS에는 그리 정이 가질 않는지라...

 아무튼 간에, 이러저러해도 VIEW 애드박스를 통해 또 하나 블로그의 소소한 즐거움이 늘어보길 기대해봅니다.
 두근두근.
 이런 기대감, 나쁜거 아니죠?^_^

posted by soulian
2010. 11. 14. 01:12 오롯/문화 누리기



 * 알리는 말씀
 이 감상평에는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감상문 중반 이전까지는 그러한 스포일러가 여러분들께 노출이 되지 않도록 신중함을 기울여 글을 작성하였고, 스포일러가 될 부분부터는 그 전에 미리 공지를 하여 읽으시는 분들께 폐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였습니다.
 영화를 보고자 망설이는 분들께서는 편히 감상평을 읽으시다가 제가 -여기서부터는 영화를 보신 분들이 보시면 좋습니다-라는 문구를 새겨둔 곳 이후로는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리뷰를 더 읽으시거나 또는 영화를 다 보고 나셔서 다시금 읽으시면(아, 아마 잊으시겠지만^^;) 좋으리라 생각됩니다^^
 이야기의 가장 큰 묘미는, 바로 생동감이니까요^^
 


 시작하며
 오늘 영화 '초능력자'를 보고 왔습니다.
 이전에 본 영화가 무엇인지 가물가물할만큼 요근래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보질 못 했는데, 간만에 극장 나들이를 하게 되었습니다. 언제부턴가 '간만에 극장 나들이'라는 말이 너무도 당연하게 제 입에서 나오는 것이, 바빠졌다는 것이니 열심히 살고 있다고 해야 하나, 아니면 영화 볼 여유도 없이 팍팍히 사니 서글프다 해야 하나 생각도 들지만, 뭐, 어찌 되었건 전 하루하루 잘 살아가고 있답니다.



 우리 시대의 의인들을 아십니까?

 일본 지하철에서 철로에 빠진 사람을 구하려다가 목숨을 잃고 일본 전역을 숙연하게 만든 이수현 씨. 역장으로 근무하던 중에 철로에 들어간 아이를 구하며 한 쪽 다리를 잃은 김행균 씨. 그 외에도 우리 주변을 알게 모르게 지켜주고 있는 수많은 의인들. 
 그들은 때때로 만인의 영웅이 되기도 하지만, 사실은 그들은 가끔은 '바보'라는 취급을 받을만큼 자신의 선행으로 자신을 망가뜨리게 되기도 합니다. 더 안타까운 결말은 그러한 선행이 자신뿐만이 아니라 자신의 소중한 사람들까지도 망가뜨리게 되는 경우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차라리 자신이 망가지면 '영웅' 대접을 받기 쉽지만, 소중한 사람들이 망가지는 모습을 보며 '바보'가 아니될 사람은 없겠지요.
 특히나 이런 '바보'는, 누군가의 생명을 위해 몸을 던진 이들보다 올바르다고 믿는 정의를 실천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더 쉽게 붙여지는데요. 옳은 일을 옳다고 말하고 잘못된 일을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이들이 '바보'라고 불리는 세상은, 그 어떤 미사여구로 합리화하려고 해도 비겁한 세상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저 역시도 그런 비겁함에 어찌 보면 몸을 기대고 살아가고 있지만 말입니다.





 
 영화 초능력자 포스터 : 남자들은 또 한 번 오징어가 된다.



 영화 '초능력자 줄거리'

 '인생엔 세 가지 고비가 존재한데.'
 한순간에 그 세 가지 고비를 넘겨버린 순박한 남자 '임규남'(고수).
 너무도 순박해서 동료가 자신의 돈 천 만원을 들고 슝 도망을 쳤음에도 자기가 그냥 준거라고 주장하는 남자. 그 남자는 동료가 사준 생일 선물인 후진 점퍼를 입고 기뻐하던 그 순간에 갑자기 나타난 트럭에 치여서 병실 신세를 지며, 그와 동시에 일하던 폐차장에서 짤려 버립니다. 이쯤 되면 이제 더는 고비가 없을 것 같았는데, 진짜 고비가 그의 앞을 찾아옵니다.



 '인생이 뭐 그런거지. 대리, 과장 승진도 해가고 그렇게 월급도 오르고 말이야.'
 초인적인 회복력으로 부상에서 회복한 규남. 그는 78년생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새 직장을 구하기 위해 각종 정보지를 뒤적거리다 '유토피아'라는 전당포를 찾게 됩니다. 전당포 사장은 그에게 약식 인터뷰를 하더니, 슬쩍 형사에게 전화를 걸어 그에게 빨간 줄이 없다는 걸 확인하고는 그에게 대리를 맡깁니다. 이게 왠 떡. 평생동안 어선, 폐차장 등의 일만 전전해오던 그에게 비록 단 둘 뿐인 전당포이지만 대리에, 승진까지 있다니. 잠시 고민하던 그는 결국 그 전당포에 취직을 하게 됩니다. 



 '귀신은 안 만져지는데... 그럼, 도깨비...?'
 사실 혼자여도 될 전당포에 왠 대리 직급 직원? 알고보니 사장님은 무언가 기이한 일을 겪었던 것입니다. 자신도 모르게 장부에서 비어버린 상당히 큰 돈. 사장은 그 사라진 돈의 비밀을 찾기 위해 큰 맘을 먹고 전당포에 최첨단 감시장비(?)인 CCTV까지 설치하고 최첨단 무기(?)인 전기충격기까지 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지요.



 ' 우리 사장님 살려내!'
 '이 사람들, 모두 너 때문에 죽는거야. 다 너때문이라고.'
 사라진 돈은, 자신이 보이는 사람은 자기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초능력자, 초인(강동원, 극 중 본명 알 수 없음)의 짓이었습니다. 전당포에 들어와 자신의 초능력으로 사장을 조종해 유유히 돈을 뺏어 간 것이었지요.

 규남의 옛 회사 동료들까지 찾아와 시끌벅적한 어느 날, 초인이 다시금 전당포를 찾습니다. 모두가 초인의 초능력에 의해 제어당하고 순조롭게 일을 마무리하려는 순간 규남이 깨어납니다.  규남에게는 초인의 능력이 통하질 않는군요. 평생 처음 있는 일에 당황한 초인은 다른 이들을 조종하여 규남을 제거하려고 하고 그 와중에 사장이 초인의 초능력에 의해 조종을 당하던 중에 죽게 됩니다.

 유일한 증거는 사장님이 설치한 CCTV의 녹화 화면. 그 화면을 통해 초인을 경찰에 신고하고 초인을 잡으려던 규남은, 그러나 초인의 능력에 의해 계속적으로 궁지에 몰리게 됩니다. 그리고 초능력자인 초인과 초능력이 통하지 않는 규남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시작된 것입니다.

 언제봐도 영화 속 떼샷은 영화로 볼땐 덜 어색한데 정지화면으로 보면 어색하다. 

 

 영화의 키포인트



 강동원의 신비스러움과 고수의 순박한 눈이 만들어낸 잘 만들어진 캐릭터들
 범접할 수 없는 강동원의 아우라.

 영화를 보고 나오는 길에 왠 여자분 한 분이 함께 본 친구들에게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아, 나 이제 강동원 싫어할 거 같아."
 악역인 강동원이 자신의 강점인 아우라를 통해 내비치는 멋진 캐릭터 표현을 떠올리니, 이 여자분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겠더군요.
 
 사실 제가 이 영화를 보기로 하고자 한 첫 동기는 영화 포스터에 나온 고수의 날카롭지만 순박함이 깃든 눈빛 때문이었습니다. 고수는 멋진 마스크와 빠지지 않는 연기력에도 잘 뜨지 않는 배우 중 한 명인데요(이런 류로 주진모 씨 등이 함께 많은 이들-아마도?-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지요). 영화는 그런 고수의 마스크에 딱 알맞은 캐릭터를 완성시켜놓았습니다. 
 영화 속 규남은 선한 마음에 초인을 쫓으며 보이는 돌진력까지 영화 내내 야누스적인 매력으로 영화를 들었다 놓았다 합니다. 고수의 눈빛은 순간순간 사슴과 치타를 오가며 그런 규남의 캐릭터의 완급을 잘 조절해나갑니다.

 강동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취미가 두문불출이라 알려져 있고, 얼마전 인터뷰에서도 "사생활은 보장받고자 한다."고 말하는 모습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신비주의를 가진 강동원은, 자신의 신비주의적인 캐릭터성을 초인에게 잘 맞추어 악역임에도 분노보다는 보는 이의 입을 벌리게 만드는 카리스마로 영화에서 큰 존재감을 보입니다.

 영화 '초능력자'는 이런 잘 만들어진 캐릭터로 영화를 얼기설기 엮어가며 상당히 괜찮은 결과물을 내놓았습니다.



 영화가 그려내는 현실에 대한 판타지 변주곡
 혹자는 이 영화를 만화와 같다고 표현하지만 저는 그러한 표현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이 영화를 만화와 같다고 느낄 법한 캐릭터의 극대화와 초능력이란 소재, 그리고 제한된 수준의 흐름으로 그리 느끼신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하지만(결말도 한 몫했겠지요?), 저는 오히려 이러한 점들이 영화의 매력을 한껏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고수가 맡은 임규남 역과 강동원이 맡은 초인 역은 각각 자신의 캐릭터를 정말 멋지게 드러내어 어린 시절 만화에서 만나던 정의파 주인공과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의 악인을 영화 속에서 즐기게 합니다. 

 더불어 현실에서는 있을리 없는 비현실적인 초능력-보기만 해도 수많은 사람들을 건물에서 뛰어내리게 만들 수 있는-과 그런 초능력이 통하지 않기 때문만이라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회복력과 힘과 명석한 판단력(대체 왜 이런 판단력으로 인생을 그리산건지 모르겠어요)을 지닌 또 하나의 비현실적인 범인(평범한 사람)의 용호상박 대결은 만화 이상의 통쾌함을 느끼게 합니다. 

 더불어 이 영화의 다소 당황스러울 수 있는 결말은 아마도 이 영화를 만화와 같다고 '폄하'할만한 여지를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 개인적으론 만화를 좋아하므로 만화 같다는 것이 폄하라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만화 같다는 말을 폄하처럼 쓰신 분들의 리뷰는, 개인적으론 공감하지 않는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나 사실 이러한 점들은 결코 만화에서만 맛볼 수 있는 전유물이 아닙니다. 이러한 점들은 지극히 영화적일 수 있고, 영화 '초능력자'는 만화에서도 볼 수 있는 장점들을 영화적으로 잘 풀어내어 참으로 박진감 넘치는 영화를 만들어냈습니다.

 이 영화는 그런 만화스럽게 여겨지는 영화적 매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한국에서 살면서 느꼈을만한 (어쩌면 세계 공통의?) 여러가지 거리들을 풀어놓으며 팍팍한 현실을 통쾌하게 비틀며 즐기게 하는 판타지 변주곡을 만들어 냅니다.

 어쩌면 그 외에도 이 영화가 만화 같다고 폄하 당해야 하는 이유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야기의 비약? 플롯에서의 빈약함? 그러나 비전문가라 왠만한 영화는 다 재미있게 보는 저로서는 그러한 점들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적어도 제가 이 영화를 본 목동 CGV 1관 저녁 7시 35분 시작 영화 상영에서는 집으로 돌아가 영화를 폄하할 평을 남기실만큼 재미 없게 본 분은 (적어도 제 주변에는) 없었던 것 같네요. 



 한국적이라 할 수 있을, 소시민 히어로물
 이 영화는 조금 비약해보자면 한국적인 히어로물을 잘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적인 히어로물의 가장 큰 특징은 히어로물이 히어로물 같이 여겨지지 않는다는 것인데요. 흔히 아는 마블코믹스와 같은 미국 히어로물과 드래곤볼 또는 에반게리온(요걸 히어로물이라고 하면 안될 거 같기는 한데...) 등과 같은 일본 히어로물과는 분명 다른 모습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다른 점은 바로 한국의 사회상과 한국만의 정서를 잘 담아내기 때문인데요. 영웅이 영웅으로서 자신의 고뇌를 드러내며 괴로워하는(아, 왜 나는 히어로인가? 나의 이 빌어먹을 능력은 왜 날 가만히 두질 않는거야? 라든가) 미국 히어로물과 활기차고 호쾌하며 낙천적인 주인공이 갈수록 강해지며 정의를 수호하거나 세기말적인 코드에 물든 세상에서 무심한듯 시크하게 적을 무찌르는 일본 히어로물과는 다르게, 한국의 히어로물은 대부분 소시민에서 출발하며, 삶에 찌들어 남 걱정하기 힘들어 보이는 주인공이 때로는 답답한 정의 덕에 쥐어터져가며 뭔가 작은 정의(세상을 구하는 일은 한국에서는 쉽지 않은가봐요)를 구현해나가거나 사그라드는(이건 다 '지구를 지켜라' 때문이다)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물론 이러한 분류는 사실 제 임의적인 것이라, 맞다고 말씀드리긴 어렵습니다. 사실 이 리뷰 쓰고 누군가가, '안 그런 미국 히어로물도 있는데요? 일본 히어로물도 꼭 그렇지만은 않아요! 대체 히어로물의 뭘 아신다고 이런 감상평을 쓰시나요? 영화 표값 책임지실래요? 이래서 아무 감상평이나 읽어선 안 된다니까!' 라고 하신다면 사실 저는 부끄럽습니다. 부족한 감상평, 잘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이러한 한국적인 히어로물은, 한국의 사회상을 잘 덧입히면서 한국인이 공감할만한 스토리를 완성하게 됩니다. 그러나 사실 이 영화가 히어로물이 되어야 하는 이유는 따로 존재한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 이유는 감상평 후반부 스포일러가 포함된 부분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다시 한 번 짚어보는 '초능력자'의 장점



 '초능력자'의 장점 1 -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 전개
 이 영화는 상당히 지루할 틈 없이 전개됩니다. 제가 새가슴이라 그런지 몰라도, 초능력자인 초인과 초능력이 통하지 않는 규남, 그리고 주변 인물들과 세상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추격전과 이야기 전개는 영화 후반부까지 긴장감을 유지시켜가며 120분을 결코 길지 않게 만듭니다. 다소 딱딱한 분위기만을 감수한다면 이 영화는 킬링타임용으로도 결코 나쁘지 않으리라 여겨집니다.
 참고로 저는 오늘 영화를 보고나서 '바.젖.남'이라는 신조어를 (저 혼자서만) 만들어냈는데요. 이는 바지가 젖은 남자의 준말로, 무언가에 푹 빠져 흐르는 땀에 바지가 젖어버린 남자를 뜻하는 말이라고... 뭐, 제 유머 센스는 제가 봐도 좀 부끄럽습니다.

 

 '초능력자'의 장점 2 - 외국인 같지 않은 외국인 '버바'와 '알'
 다시보는 버바와 알 시리즈, 니들이 짱드세요



 저는 영화 정보를 그리 가지고 가지 않은지라, 왠 웃기는 외국인들이 나온다고만 알았지, 이렇게 친근하고 귀여운 두 외국인 캐릭터가 등장할 줄은 몰랐습니다.
 주인공 뺨치는 순박함에 잘 버무려진 사투리를 구사하는 버바와, 외국인이 한국인보다 더 한국말을 그럴싸하게(?)해서 대단하다고 느껴야 하는데 웃음이 유발되는 알은 영화 내내 소소한 웃음을 줍니다. 영화 후반부 이들의 퇴장에 가슴 아파한 것은 저만이 아니었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이거 원, 두 시간만에 왠 외국인 둘에게 내게 있는 모든 정을 퍼부은 듯한 기분이란...
 이미 감상평 전반부에서 이야기했든 이 영화는 캐릭터를 참 잘 살렸는데요. 사실 어쩌면 고수가 맡은 임규남 역과 강동원이 맡은 초인 역보다 더 이 영화를 잘 살린 캐릭터가 바로 버바와 알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그외의 조연으로 전당포 사장님과 전당포 사장님 따님이 나오는데, 이 둘은 버바와 알로 인해 제 관심의 변두리로 무참히 밀려나게 됩니다. 
 버바와 알은 흡사 트랜스포머의 수다쟁이 형제 자동차들 같은 느낌을 준다랄까요. 
 정말 보다가 아놔 ㅋㅋㅋㅋㅋ 싶었습니다.
 


 '초능력자'의 장점 3 - 불꽃튀는 두 주인공의 인물대결 & 캐릭터 대결
 
캐릭터에 관해서는 이미 말씀드렸으니 넘어가고, 인물대결 역시 말 안 해도 다들 아실테니 넘어가렵니다. 그래도 장점 중에 장점이니 그냥 넘어가긴 뭐하드라구요. 서비스샷으로 고수 순박미소샷 하나 올라갑니다.
 




 죄송합니다. 이 이후 부분은 스포일러가 포함된, 아니 영화 전체를 포함한 부분이므로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은 가급적 피해주시길 바랍니다. 
 
 








 '초능력자'의 장점 4 - 판타지 속에 내포된 한국 사회의 단면
 뭐, 영화평 잘 보다가도 이 영화는 그 사회를 잘 드러냈다. 라고는 문단이 나오기 시작하면 사실 슬슬 스크롤이 빨라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사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이 부분을 말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 영화는 오늘날 한국에서의 정의의 모습을 아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2시간 동안 정이 듬뿍 든 외국인 캐릭터 '알'은 초인을 잡으려 하는 규남에게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내는 세금으로 일하는 사람들 있잖아. 이 일은 그 사람들이 할 일이야. 우리가 나선다고 뭐가 달라져. 경찰들이 못 잡으면, 검사도 있잖아. 그보다 더 높은 사람도 있잖아. 우리는 나서지 말자"

 하지만 이 영화에서 그 경찰들은, 그리고 더 높은 이들은 딱 한 시퀀스로 그러한 기대를 여실히 깎아내립니다. 사투 끝에 초인을 잡은 규남은 초인의 얼굴을 비닐봉투로 가린채 경찰서로 초인을 끌고 갑니다. 그러나 비닐을 벗기지 말라는 규남의 이야기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상사로 인해 초인은 자신의 능력으로 탈출을 하고, 그 와중에 경찰은 자신의 총을 빼앗기게 됩니다. 그리고 그 이후 보여지는 뉴스에서, 초인과 규남은 '갑자기 경찰서로 들어와 경찰의 총기를 강탈한 총기 탈취범'이 되어버립니다.

 물론 규남의 말을 순순히 믿을 사람은 찾기 힘들겠지만, (CCTV를 본 두 부하 경찰은 어느정도 초인을 경계했지만) 어찌 되었건 믿지 못한 결과는 '총기 탈취범이 된 규남'이라니. 이는 늘 영화에서 볼 법한 히어로의 억울한 누명 아니겠습니까? 물론 비록 본의 아니었더라도 총을 가지고 간 규남도 잘한 건 아닐지 모르지만...

 더불어 초능력에 의해 가는 곳마다 초인에게 총을 넘기는 경찰들의 모습은, 오늘날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힘 있는 자에게 참 쉽게 자신의 공권력을 넘기는 힘 없는 경찰의 모습인 듯 보여 가슴이 답답했습니다. 아, 공권력 같은 단어 별로 안 좋아하는데. 저 절대 반정부주의자라던가 그런거 아닙니다. 오해하지 말아주세요.
 현실이 이렇지 않더라도, 이런 모습들은 규남에게 우리가 더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만들고 더 응원을 불어넣게 만듭니다.

 그러나 사실 진짜 한국 사회의 단면은 바로 주변인들로부터 느낄 수 있습니다.
 중반부 초인과 규남의 사투 중, 초인은 비열한 기지를 발휘에 지하철 역에서 한 엄마로 하여금 아이를 철로로 던지게 만들어 규남을 철로로 뛰어들게 합니다. 다행히 아이를 규남, 그러나 그런 상황을 알리 없는 아이의 엄마는 아이를 안고 있는 규남에게 싸대기 한 대를 작렬하고 아이를 데려 갑니다. 뭐, 모르면 그럴 수 있지요.

 그러나 아기 엄마의 강렬한 스파이크 싸대기 때문인지 급 피를 철철 흘리며 쓰러지는 규남을 보고 지하철역의 누구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은, 사실 제가 이 영화를 아낄 수 밖에 없는 이유인 '의인에 대한 한국 사회의 자세'를 너무도 잘 보여주는 것 같아 가슴이 아팠습니다.

 누군가는 이 영화를 남들과 다름에 대한 이야기라고 하였지만, 저는 그보다는 의인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이 듭니다. 비록 초인이 남들과 다른 능력으로 어린 시절부터 고생과 외로움을 겪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초인을 이해하게 만들지는 몰라도 이 영화의 주제를 드러낼 순 없습니다. 오히려 영화의 포커스는 초인이 아닌 규남에게 맞추어져서 우리 사회에서 의인으로 사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보여줍니다.

 영화에서 돈을 훔치고 규남을 제거하기 위해 또다른 사람들을 희생시키는 초인은 이야기합니다.

 "너만 끼어들지 않았어도, 이들은 알지도 못 해. 이 사람들이 죽는건 모두 너 때문이라고."
 
 그리고 현실과 현실의 악인들은 이야기합니다.

 "너는 아직 세상을 잘 몰라. 어차피 보통 사람들은 잘 알지도 못해. 그냥 이대로 살면 되는거야. 니가 움직이면서 니가 다치고 니 주변사람들이 다쳐."

 정작 누군가를 진정 다치게 만드는 원흉은 의인이 아니고 악인인데도 말입니다. 그런데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마음이 어쩌면 우리들 마음 속에 차츰 자리잡고 있다는 것입니다. 적어도 내게 소중한 사람 또는 나에게 이러한 일이 닥치지 않는 이상 우리 또한 불의를 보고도 몸을 사리는 (나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내게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서) 것을 현실적인 판단이라고 여기게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더불어 현실의 비겁함 또한 이런 악인들의 가당찮은 변명을 합리화 시킵니다.

 역무원이었던 김행균 씨가 구한 아이의 어머니는 (적어도 언론 상에는) 아직까지 김행균 씨에게 감사의 인사 한 번 전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머니의 마음이 어떻겠냐는 김행균 씨의 사려깊은 마음도 이해는 갑니다. 하지만 그 어머니보다 더한 사람들이 주변을 봐도 참 많습니다. 성추행 당한 사실이 너무도 부끄러워서 성추행을 막아준 청년이 경찰서에 입건 되었는데도 증언 한 번 하지 않고 꼭꼭 숨어버린 여인, 심지어는 자신을 살려준 이에게 자신의 보따리를 책임지라는 속담 속의 그 대단한 분들, 나쁜 사람과 그를 막는 이 사이에서 마치 유튜브 공식 업로더인 듯 휴대폰으로 그 장면을 앵글까지 잡아가며 찍는 사람들.

 누군가가 초인이 한 말을 답습해 이 영화를 평하더군요. 규남의 오지랍이 살인을 불렀다고 말입니다.
 묻고 싶습니다.
 정말 그렇습니까?



 이 밑 단락에는 진짜 결말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조심해주세요!

 









 '초능력자'의 장점 5 - 그런 현실에서의 최상의 판타지
 
우리가 이러한 현실의 답답함 속에서 정의를 지키는 이들에게 갈증을 느껴가는 중에, 그나마 규남의 고군분투는 공감을 전해줍니다. 그러나, 영화 말미 휠체어를 탄 규남의 등장은 사람들을 놀라게 할 만합니다. 그가 구한 세상에서 그는 그저 휠체어를 탄 장애인일 따름입니다. 어찌 보면 오늘날 의인들의 가장 현실적인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다행히, 영화는 이런 현실에서 최상의 판타지를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아마 이 결말로 인해 이 영화 전체를 폄하하게 되는 분도 생기는 것 같습니다.

 영화 말미, 불구가 된 규남은 휠체어를 타고 지하철 역에 와 있습니다. 바로 초인으로 인해 죽은 전당포 사장의 산소를 찾기 위함입니다. 그런 와중에 지하철 선로에 아이가 빠지게 됩니다. 지하철이 막 지하철로 드러서는 일촉즉발의 순간. 모두가 비명을 지를 뿐 무엇도 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그 와중에, 규남이 갑자기 휠체어에서 일어나 달리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마치 초인이 초능력을 쓸 때처럼 화면이 '반짝반짝 눈이 부셔지더'니, 그 짧은 순간 규남은 아이를 구해 반대편 승강장에 멀쩡한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우습게도 저는 이 장면에서 나름의 현실에 대한 위로를 받았습니다.
 어처구니 없이 사그라드는 의인들. 규남의 마지막 휠체어에서의 모습은 그런 의인들의 모습을 대변하는 것 같아 가슴이 씁쓸했습니다. 그러나 그가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갑자기 휠체어에서 일어나 초인적인 힘으로 부활합니다. 
 
 이러한 장면을 비약이라 느낄 필요가 없어보이는 것은 사실 이 영화가 초능력자가 등장하는 영화이기 때문일거라 생각합니다. 이미 규남은 영화 속에서 수도 없이 죽을 고비를 넘깁니다. 트럭에 그대로 받치기도 하고, 지하철과 돌벽에 부딪혀 머리에서 말그대로 피를 쏟기도 하고, 칼에도 여러번 찔리고, 목도 조여봅니다. 사실 알고보면 규남 역시 초능력자였던 거 아닐까요? 그리고 그의 '각성'은 결국 그가 초인에게 마지막으로 했던 말처럼 "끝까지 살아남아서, 네가 죽인만큼 내가 살려낼거야."라고 말한 것처럼 그의 누군가를 돕고 싶은 마음이 이끌어낸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비록 현실에서는 규남의 말에 대한 초인의 답처럼(수없는 변두리 인생에서 벗어나지 못한채 살아온 규남을 보고) "니가 왜 그렇게 사는지 알 것 같다."는 답이 정답일지 모르지만...
 영화에서는, 규남의 착한 마음은 결국 그를 또다른 초능력자로 만들었습니다.
 아마 영화에서는, 착한 사람에게 초능력이란 선물을 주는 것으로, 현실에서의 안타깝게 스러저가는 의인들을, 착한 마음들을 위로하고자 한게 아닐까요?

 저는 이런 점에서, 이 영화의 결말마저도 좋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초인에 대해서
 영화 말미, "니 이름이 뭐냐?"라는 규남의 물음에 눈빛이 흔들리는 초인. 남들과 달라, 외로운 그. 마지막 규남의 독백처럼 만약 다른 공간에서 초인과 규남이 만났다면 그 둘이 공유할 수 있었을 무언가.
 이미 많은 영화에서 다루어졌지만, '악인이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분명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비록 그의 삶이 어떠하였더라도 피해자들에게 저지른 그의 악행을 쉽게 용서할 순 없지만, 적어도 앞으로의 또다른 악인이 등장하지 않게 하는데에 대해 우리가 생각할 여지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남들과 다른 인생은 어찌보면 초인이나, 규남이나, 버바와 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단지 초인은 가공할만한 힘을 가져 조금 더 독특한 삶을 살았던 것이지요. 저는 그런 생각을 합니다. 기구한 사연으로 악인이 된 이들을 볼때마다, 그보다 더 기구한 사연임에도 참으로 착한 이들에 대한 감사를. 그리고 악행은 미워하되 그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참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문구를 말입니다.



 스포일러 끝입니다. 스크롤 내리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영화 '초능력자'는, 잘 어우러진 캐릭터들과 덜하지도 과하지도 않은 박진감, 그리고 한국형 히어로물로서 어설프지 않은 전개를 보여주는 적어도 9000원 내고 후회하지 않을 정도의 영화입니다.

 늘 뭔가 부족했던 고수는 이 영화를 통해 자신에게 잘 맞는 캐릭터를 하나 더 구축해냈습니다. 자주 이미지가 우선이던 강동원 역시 강동원이 아우라가 아닌 초인이라는 캐릭터의 아우라를 통해 강동원이 아닌 캐릭터를 잘 표현해 영화를 받쳐주었습니다.

 영화 내내 이어지는 소소한 재미들과, 바.젖.남을 만드는 박진감 넘치는 추격전은 영화를 킬링타임용으로도 손색이 없게 만듭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영화, 여러분들께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긴긴 감상문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많이 부족한 감상문이지만 영화 감상하시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블로그를 통해 함께 생각을 나눌 분들을 찾고 있습니다. 제 블로그 글들을 보시고 함께 생각을 나누고자 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덧글로 방명록글으로 제게 손 내밀어주세요^^
 부족한 저의 생각이지만, 분명 손내밀어준 누군가에게 작게라도 도움이 되리라 믿어 봅니다.

 부족한 제 글 추천해주시는 분들 감사드립니다. 더 열심히 쓰겠습니다.
 추천 후 덧글 남겨주시면 확인하는대로 바로 답방해서 저 역시 블로그/홈피에 생기를 불어넣어드리겠습니다^^

 더불어 부족한 제 감상평에 대해 지적할 부분이 있으시다면 지적 부탁드립니다. 영화가 궁금한 분들께 더 도움이 되는 감상평이었으면 합니다^^

 늘 더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posted by soulian
2010. 11. 2. 23:17 오롯/방송 즐기기

 얼마 전 회사일에 힘들어하는 형이, 드라마 보면서 기분전환하고 싶다길래 추천해주었던 드라마입니다.
 저도 보진 않은 상태에서 그냥 평가 훑어보고 추천해주었는데, 정작 그 형은 '즐거운 나의 집'을 보고 있고, '역전의 여왕'은 일단 제가 봐야 추천도 잘해줄 것 같아서 보기 시작해서 내가 보고 있습니다.
 어쨌든 둘 다 MBC군요. 사랑해요. 마봉춘!

 사실 그렇더군요. 처음 4회 보고나니, 예상외로 나오지 않는 시청률의 이유가 보이더군요. 아는 형이 '즐거운 나의 집'을 보기 시작한 게 잘했다 싶기도 하고...
 무려 김남주+정준호 조합에, 지금껏 조연으로 제 몫 못해낸 적이 없는 채정안이랑 박시후까지. 배우진은 물론이요. 감독과 작가진 역시 지금껏 늘 예상 이상의 홈런을 쳐낸 이들이니... 10%도 안 되는 시청률은 단순히 자이언트와 성균관 스캔들의 선전만으로는 설명하기 아쉽습니다. 

 때때로 현실 사회를 잘 다루었다고 호평 받는 작품들이 상당한 대중의 외면을 받으며 그대로 퇴장하기도 하는데... 이는 무엇보다 사람들이 드라마에서 바라는 점을 잘 나타내는 일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때때로 우리는 힘든 가운데 우리보다 더 힘든 사람을 보고 동병상련을 느끼고 위로를 얻기도 하지만...
 그 힘듦이라는게 정말 팍팍한 일이라면, 현실적이고 냉정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면 그걸 지켜보는 것은 정말 고욕입니다. 
 오늘까지도 퇴직 권고를 받는 사람이 드라마에서도 퇴직권고에 무기력한 주인공의 일상을 보게되면 과연 그 사람은 주인공에 공감하며 빠져들까요? 드라마에서라도 퇴직 권고의 현실을 벗어나고자 할까요?
 지난 4회의 '역전의 여왕'은 흔히 말하는 현실, 바로 역전 이전의 모습을 너무나도 팍팍하게 다루었습니다.
 사실 그런 가운데, 맥아리 없는 주인공들만 보기엔 TV 시청률의 주된 타겟인 중년층과 그외의 나이대에서도 드라마를 보는 마음이 편치만은 않았겠지요. 더군다나 그런 팍팍함을 이런 아픔은 겪어본 적도 없는 이들이 애써 볼 필요가 없구요.
 그러나 팍팍한 현실 같은 상황이 드라마에서 역전됩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과연 드라마를 지켜보는 시청자들의 반응도 역전이 될까요?
 역전의 기미가 보이기 시작한 11월 1일 방송에서 시청률은 10.5(AG넬슨), 8.5(TNmS)으로 소폭 상승하였습니다.


 줄거리

 잘나가던 커리어우먼이었던 황태희(김남주)는 꿈에 그리던 이상형의 남자인 신입사원 봉준수(정준호)에게 첫눈에 반해 갖은 노력 끝에 결혼에 골인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결혼은 황태희를 여지껏 돌보아주던 상사인 한 상무(하유미)에게 실망과 분노를 일으키고, 분노에 찬 한 상무와 봉준수의 전 여자친구이자 황태희에게 라이벌 의식을 불태우던 백여진(채정안)의 협공에 황태희는 회사를 나오게 됩니다.
 커리어우먼의 단맛을 제대로 본 황태희, 어찌 거기서 물러서랴. 이곳저곳 재취업을 위해 고군분투. 그러나 한 상무의 무시할 수 없는 능력으로 인해 재취업을 포기하고 가정주부로 안착!
 그러나 이렇게 나름대로 대충 수습되어 평화롭게 끝날 것 같았던 이야기는 봉준수의 권고퇴직(희망퇴직이라는 이름은 아무리 봐도 잔인하지 않나요? 희망하지도 않았고, 희망도 없는 퇴직인데 말이야.)을 권유받으면서 계기로 새로운 고비에 봉착하게 됩니다.
 그 와중에 새롭게 등장한 다크호스 구용식(박시후). 구용식은 황태희와 봉준수가 몸담고 있던 퀸즈 그룹 회장의 서자로, 과거 봉준수의 군대 후임이기도 합니다. 봉준수에게 참 예쁨(?)받다 못해 모진 수모를 당한 과거에 구용식에게 봉준수는 당연히 아웃 오브 회사임에 틀림 없는데, 그 와중에 구용식과 황태희가 꼬여 버린다. 봉준수의 흑장미로 등장한 황태희에게 잔소리 한 번 거하게 들은 구용식은 정신은 좀 챙기는 동시에 어이는 좀 잃어버린 상태로 황태희를 (만나면 왠지 캥겨서 숨는 방식일지라도) 관심의 대상으로 두게 됩니다.
 아무튼 결국 봉준수는 권고퇴직을 받아들이게 되는데, 이를 계기로 황태희는 회사로 돌아가게 됩니다. 황태희는 권고퇴직으로 인한 어수선한 회사 분위기와 인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블라인드 공모전에 당당하게 입상하여 퀸즈로 다시금 입성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상황은 만만치 않죠. 눈을 부릅뜨고 립스틱 짙게 바른 한 상무가 회사 로비에서부터 구두경고를 날리고 있으니...

 줄거리는 이쯤 진행되고 있는데...
 이제 드디어, 일개 회사원의 고군분투가 제대로 펼쳐질 것이 눈 앞에 보이지 않습니까?

 드디어 팍팍한 현실을 비추는 것을 넘어서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을만한 커리어우먼의 재도약을 통해 시청자들의 반향을 일으킬만한 부분들을 채워나갈 것 같습니다. 인내의 열매는 달다던데. 쓴 인내를 4회나 풀어놓아 그만큼 기존 시청자와 '귀로 들어온' 예비 시청자들의 마음을 감정이입시켜놓고 제대로 한 판 벌려보겠다는 의도가 물씬물씬 풍겨져 옵니다.



 이 드라마는 지금까지만으로도 충분히 몇 가지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1. 절대악과 기구한 사연의 충돌


 극 중의 한 상무는 틀림없는 악역입니다. 권고퇴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임원진 앞에서 '기혼녀들을 먼저 자르는 방향'을 여자의 몸으로 설명하며, '내 힘이면 안 될 것 없어'의 무소불위 권력형에, 회장 사모님의 더러운 일들에 대한 시중까지 고고하게 해내는, 틀림없는 악역이다. 그녀의 붉은 립스틱을 볼때마다 전 움찔움찔 하게 됩니다!
 그 반면, 사랑하나 제대로 믿은 순수한 여자 황태희와, 서자 출신의 섹시남-늘 그렇듯 허술한듯 든든한 구용식이 아마도 파트너쉽을 이루어 한 상무와 격돌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 상무의 권력은 구용식의 빈약하지만 확고한 권력으로 맞붙어질 것 같고, 한 상무의 악행은 황태희의 캔디형 노력으로 맞불이 놓아질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전형적이지만, 늘 매력적인 소재가 아닌가요?



 2. 눈물샘을 예고하는 밑밥작업


 봉준수의 상사인, 평생을 직장에 몸바쳐온 기러기 아빠이지만 권고퇴직을 권유받은(줄여서, 불쌍한) 김창환 분의 간암 소식은 물론이요. 이런저런 기구한 사연들이 이미 5회만에 정리가 되고 발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이러한 눈물샘들은 '알고보니 내 아들' '알고보니 내 동생' '알고보니 막장'에서의 눈물샘들과는 다른, 분명히 순수한 타입의 눈물샘들입니다.
 지난 4회 동안의 아픔들이 보기 거부감 느껴질만큼 찌르는 아픔들이었다면, 이제 앞으로의 아픔들은 시청자들이 함께 공감하며 울 수 있는 아픔들이 될 것 같습니다.
 그 4회와 앞으로의 가장 큰 차이는, 시청자들을 붙잡을 수 있는, 그런 아픔에 맞설수 있는 황태희의 행보가 발동이 걸렸기 때문입니다. 더는 세상 탓을 하는게 아니라, 이제는 내 힘으로 일어선다는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3. 캐릭터의 강점


 김남주는 늘 평타 이상을 칩니다. 도도한 커리어우먼은 물론이요. 결혼 이후에는 유부녀로서 누구보다 색다른 매력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편안한 듯 결코 쉽지는 않은 눈매는 그녀의 결혼 이후로 생긴 가장 큰 강점입니다.
 정준호는 흔히 말하는 흥행을 위한 작품에서 가장 어울리는 이점들을 지녔습니다. 사실 예술성이라는 이름하에 정준호는 가장 저평가되는 배우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그런 그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역활은 가장 현실적인, 그리고 다소 소시민적인 역할이다. 멋진 마스크를 생각하면 아이러니할수도 있지만.
 그리고 무엇보다 이 둘은, 파트너와의 호흡이 매우 중요한데. 현 상황까지 보아서 역시나 너무도 잘 어울리는 하모니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거기에 박시후는 이미 서변앓이로 알 수 있듯, 여성의 모성본능 자극은 물론이요. 캐릭터에 있어서 최근 트랜드에 알맞은 매력을 지니고 있다. 이미 오늘 5회에서 박시후는 서변앓이를 능가할 수 있는(이번엔 타겟이 중년층 여성까지 늘어난다) 매력을 발산해버렸습니다. 발동이 좀 늦다 싶더니, 단 한 편으로 사람 놀라게 만드는 재주가 있군요. 이런걸 바로 포텐이 터졌다고 하던가요?
 채정안은 지난 몇 편의 드라마에서, 서브 주인공으로서 드라마를 매우 잘 받치고 있음이 이미 증명되었습니다. 김남주+정준호 조합의 캐릭터 중년화를 박시후와 함께 채정안이 적절히 끌어내려서 트랜디함을 살렸습니다. 채정안은 늘 드라마에서 드라마의 캐릭터들을 잘 중화시켜주는 듯 합니다.
 이런 네 배우가 모였는데, 그들의 배역들마저도 진부할지언정 질리지는 않을 캐릭터들로 중무장시켰으니, 적어도 캐릭터 문제로 드라마가 안 될 이유는 없습니다.



 4. 늘 사람들을 모으는 '사람 사는 이야기'


 물론 사극도, 영웅극도 좋지만. 결국 최근의 시청률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사람 사는 이야기로 공감을 사는 것입니다. 문제는 최근의 팍팍한 삶이 그 사람 사는 이야기를 극도의 막장으로 바꾸어 정말 말초적인 자극들로 사람 사는 이야기를 꼬고 또 꼬았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역전의 여왕은 드라마에 막장을 섞는 대신 판타지를 섞었습니다. 그것도 늘 먹지만 맛난 비빔밥처럼, 너무도 맛나게.



 5. 현실에 대한 판타지가 여는 통쾌함

 요근래 많은 중년 시청자들은 더이상 현실을 그대로 바라보는 드라마를 흥미롭지 않아할 뿐더러 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만큼 삶이 퍽퍽해졌다는 것의 반증이기도 하겠지만...
 덕분에 현실도피와 말초적 자극을 주는 소위 '막장' 드라마에 채널을 고정하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현실을 다룬 드라마들이 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판타지를 강화시키는 것입니다. (사실 거의 본 적이 없지만) 제작진의 전 작인 내조의 여왕 역시 그런 점에서 많은 반향을 일으켰던 것 같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드라마가 그렇지요. 현실의 아픔을 통쾌하게 해결하는 이야기들은 시청자로 하여금 큰 기대감을 느끼게 합니다.

 이제 대중은 더는 섹검과 떡검들을 비꼬고 풍자하는데 만족하지 않고 그들의 굴욕을 보면서 사람들은 더 통쾌해할 수 있고, 권력가들의 더러운 권모술수를 밝히는데 만족하지 않고 그들의 응징을 바라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특히 지난 몇 년간 두드러지게 표출되고 있습니다.

 비록 이러한 조금 더 강력한 주제는 아닐지라도, 일상과 마주 닿은 회사에서의 판타지는 오히려 더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사는, 여지껏도 그래왔고 아마 앞으로도 당분간은 그러할 소재가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껏 잘 버무려져온 역전에 여왕에서 부족했던 바로 그 역전의 판타지가 열리면서 슬슬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 잡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끝마치며

 요근래 들어 시청률에서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점은, 이제 더이상 첫회 시청률이 드라마의 인기를 말해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거의 모든 드라마의 시청률이 초반부에 정체기를 겪다가 타 드라마가 끝나면서 생기는 이탈시청자들을 흡수해서 자신의 시청률로 만듭니다. 더이상 시청자들은 중간에 드라마에 합류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역전의 여왕의 현재 시청률 문제는 어느정도 설명이 가능합니다.
 더불어 지금까지의 팍팍한 삶의 나열이 끝이나고, 드디어 극이 '역전'하는 순간에, 마침 자이언트와 성균관 스캔들은 거의 마지막회를 달려가고 있습니다. 이때입니다. 이제 역전의 여왕은 말그대로 역전을 위해 한 발만 먼저 앞서면 됩니다. 

 지금까지의 지표는 결코 나쁘지 않습니다.
 그리고, 역전은 이제 시작인 것 같습니다.



 MBC 드라마의 총체적인 난국이 너무 오래 지속되었습니다. 적어도 역전의 여왕이 MBC 입장에서도 잠시라도 쉬는 숨통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제발, MBC 드라마국 여러분 전열 가다듬고 조금만 더 힘내주셨으면 합니다. MBC를 버릴 수 없는 한 사람이 뒤에서 늘 응원 중입니다. 그리고 그런 이가 나만이 아닌 것 또한 분명합니다.



 soulian은 당신의 소중한 진심이 담긴 댓글을 늘 기다립니다^^
posted by soulian
2010. 11. 2. 16:18 오롯/마실 떠나기
 
 가끔씩 음식점을 삼고초려할 때가 있습니다.
 꼭 음식점이 아니더라도, 어딘가 이 곳에서 한 번 먹어보고 싶다 싶은 가게가 있어서 어느날 들렀는데 자리가 없다거나 그날이 휴일이라던가...
 바로 며칠 전에서 홍대 근방의 핫초코 전문 카페가 있길래 들어가보니 이미 만석이라 테라스 자리 밖에 없었던지라, 안타깝게도 근처 스타벅스에 가서 얼마전 받은 카라멜 프라푸치노 기프티콘을 이용하여 제 속을 달랬더랬지요. 다행히 달게 해주십사 하는 요청에, 바리스타 분이 정말 달게 카라멜 시럽을 쏟아(!)주셔서 핫초코를 못 먹은 것에 대한 위안과 더불어 이리 단 것을 먹는다는 것에 대한 기쁨을 느꼈습니다. 아, 그러고보니 요즘 들어 유난히 단게 땡기는군요. 날이 추워져서 그런걸까요?
 아무튼, 보통 이렇게 애써 찾아간 곳에서 식사를 하지 못하는 경우에 자주 가는 동네가 아니라면 사실 잊기 마련이지요. 하지만 또 그렇지 않은 곳이라면, 그러니까 늘상 오가는 동네에 있는 가게라면 언젠가는 다시 들르게 됩니다. 아니, 저는 사실 언젠가라기보단, 사실 못 참고 바로 다음 방문 시에 그 가게부터 들르곤 하지요^^

 오늘 전해드릴 마실 추천기의 트루코리안 비밥하우스도 그러합니다.
 정말 '삼고초려' 끝에 방문을 하게 된 곳이죠. 모 쿠폰 발행지에 나온 광고를 보고선 왠지 마음이 동해서 꼭 한 번 들러야겠다 들러야겠다 하던 틈에, 자주 놀러가는 홍대를 빗겨 신촌으로 향하면 이 곳을 들러보았습니다. 그런데 굳게 닫힌 문. 가게가 지하인지라, 더 휭해보이더라구요. 사실, 두 번째 방문때에도 문이 닫혀있었을때는 혹시 개점휴업 상태신가... 라고 괜히 오지랍 넓은 걱정도 했었습니다.

 그리고 그러던 어느날, 그러니까 이번 중간고사를 얼마 앞두지 않은 날, 무작정 신촌으로 내달렸습니다. 실은 그때 저는 또 하나의 찍어둔 가게엔 쭈꾸미 비빔밥집을 노리고 간 거였는데, 마침 그 가게가 휴일이더군요.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찾은 곳. 트루코리안 비밥하우스. 그리고 그 날, 다행히 삼고초려의 해피엔딩을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한껏 예를 갖춘 맞이
 이 가게에 들러 가장 놀랐던 것은, 바로 종업원분들이 보여주시는 응대 예절이었습니다. 
 첫 날은 남자 요리사분께서 서빙을 맞아주셨는데요. 조금 쑥쓰러울 정도로 하나하나 차근히 설명해주시고 배려 깊게 서빙에 임해주셔서 사뭇 놀라기도 하고 했습니다.
 사실 음식점은 1. 맛 2. 가격 3. 서비스의 세 박자가 우선 순위 없이 뒤섞여서 그 가게가 몇 점인지를 나타내곤 합니다. 사실 맛이나 가격에 비해서 서비스는 많은 분들께 후순위인 경우도 많은 것 같지만, 저는 또 그렇지 못해서. 사실 맛과 가격이 만족스럽더라도 서비스가 아니다 싶으면 그 가게는 다시 찾지 않게 됩니다. 그 맛이 과연 어떻게 이루어진 것인지를 보여주는게, 바로 서비스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한껏 세련된 응대를 보여주시는 남자 요리사 분께 가게 분들이 참 친절하시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이러한 친절도 사장님의 경영 철학이라고 하시더라구요. 흠, 듣는 입장에서는 만족스러울 수 밖에요^^

             요 사진은 샐러드-음식-디저트 사이마다 한번씩 식탁을 닦아주시는 센스에 감탄해서 찍은 사진



 왠지 밤에만 여는 호프를 하고 있을 것 같은 가게 외향
 이것은 사실 칭찬은 아니고 아쉬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아마 이 가게를 찾아 들어가시려고 하면 상당히 고민하게 되실지도 모릅니다. 신촌 번화가에서 조금 빗겨나서 상가 건물 지하에 있는 가게는, 들어가는 입구까지는 왠지 모르게 썰렁하게 느껴지거든요. 실은 앞선 두 번의 방문 때 그런 이유로 혹 가게가 개점 휴업 상태인 것 같다고 생각했던 겁니다.
 물론 가게 내부는 전혀 그러하지 않습니다. 내부는 깔끔하고 수수한 듯 하면서도 정갈합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외향에. 손님들에게 접근성이 떨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실제로 첫 번째 식사 후 재방문 시에 함께 방문한 저의 지인 분께서는 가게의 외향이 다소 우려를 표하시더군요.
 "여기, 맛있는거 맞지...?"
 "물론! 나~ soulian이야!"
 혹 사장님께 저의 텔레파시가 통한다면, 가게 입구를 조금만 더 세련되고 눈에 띄게 만들어보시는건 어떨까요? 라고 텔레파시를 보내보고 싶습니다. 트루코리안 비밥하우스라는 세련된 이름을 가게 외향에서부터 풍긴다면 더 멋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럼 이제는 가게의 메뉴 이야기를 좀 해 보아야 겠군요.
 제가 가게를 방문하며 먹어본 메뉴들은 전병 샐러드(정확한 명칭 잊음), 치킨 비빔밥, 쇠고기 비빕밥, 디저트였습니다.

 주된 메뉴는 비빔밥입니다.
 비빔밥은 크게 비밥 진, 비밥 섭, 비밥 삼, 비밥 정이 있는데요.
 '비밥진'은 쇠고기 구이가 올라간 간장 소스 비빔밥.
 '비밥섭'은 치킨 튀김이 올라간 간장 소스 비빔밥.
 '비밥삼'은 돼지고기 고추장 볶음이 올라간 비빔밥.
 '비밥정'은 야채와 고추장으로 맛을 낸 비빔밥입니다.

 그 외에도 추가 메뉴들이 있었는데요. 그 중에서 가볍게 먹을만한 샐러드가 있었습니다.
 첫 날 방문 때는 삼고초려 기념 서비스로 샐러드를 주셨었는데요. 크리미한 소스에 야채, 그리고 특이하게도 전병이 올라가있는 샐러드였습니다.



 참 샐러드 : 전병이 얹어진 특이한 샐러드

 


 흔히들 쌀과자로 알고 계실, 전병 조각이 얹어진 샐러딉니다.
 우선 고소하고 크리미한 느낌의 드레싱과 야채는 참 잘 어울어졌습니다. 하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늘상 샐러드를 먹을때 뭔가 부드러운 토핑과 함께 했던지라(예를 들면 닭가슴살이나, 기타 부드러운 식감을 주는) 전병과 샐러드의 만남이 신선하긴 하였으나 왠지 조금은 뭔가가 허전하게 느껴졌습니다.
 예를 들어 일반적인 샐러드에서 빵이 샐러드에 얹어진 경우에는 그 빵이 바삭하면서도 부드럽거나, 또는 아예 작은 크기로 다른 토핑들의 서브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에는 샐러드의 다른 재료들과의 어우러짐으로 샐러드맛을 돋우는 역할을 빵이나 크래커가 합니다.
 다만 이 샐러드의 경우 전병과 야채, 그리고 드레싱만으로 재료가 한정되다보니 드레싱과 야채의 어우러짐에 집중이 되긴 하였지만, 왠지 허전하게 느껴졌습니다. 아삭한 야채와 바삭한 과자, 거기에 크리미한 소스이다보니,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샐러드와는 조금 다른 메뉴가 나온 것 같습니다.
 괜찮다면 과일이나 기타 잘 어울릴만한 메뉴가 조금 더 들어가거나, 또는 과자를 더욱 얇게 저며서 넣는 등의 조금의 개량이 있다면 더 찾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봤습니다. 물론 이 경우에는 샐러드 메뉴가 하나의 식사 메뉴급으로 나오게 된다면 고려할만한 것이겠지요.
 다만 주전부리로서는 상당히 괜찮은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반주를 할때에 약간 곁들여먹는다면 나쁘지 않을 것 같았어요. 맛이 고소하면서 바삭해서, 메뉴라고 생각하지 않고 주전부리라고 생각하면 자꾸 손이 갈지도!



 비밥섭 : 치킨 튀김이 올라간 간장 소스 비빔밥

 



 오호, 첫날 먹고 다음 방문을 바로 머리 속에 그리게 만든 그 메뉴입니다.
 우선 얹어진 것은 약간의 튀겨진 닭고기입니다. 사실 메뉴를 딱 앞에 두고나서 든 생각은, 왠지 일식 덮밥 같은 느낌이다라는 것입니다. 아마 일식 덮밥 좋아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일식 덮밥의 경우에는 고기가 참 탐스럽게 올려져 있어서, 비벼 먹는다기보단 모아 먹게 되는데요(밥따로 고기따로 야채따로 올려서 한꺼번에 먹는). 왠지 그런 느낌이 들어 처음 한 입은 비비지 않고 먹어보았답니다. 그런데 사실 그때의 맛은 심심했어요.
 그래서 '비벼보니' 오호, 놀랄만큼 담백하고 맛난 비빔밥이 제 입을 채우더군요! 비빔밥이라는 이름을 지키는 메뉴라는 느낌이 들더군요. 우리가 흔히 먹는 비빔밥도 따로 먹으면 그저 각각의 반찬에 불과할지 모르는, 숟가락에 함께 올려놓고 먹으면 그냥 각각의 반찬을 한꺼번에 맛보는 수준에 그칠지 모르는 반찬들을 '비벼서' 어우러지는 맛을 나타내는 것이 매력인데요. 
 이 곳의 비빔밥 또한 비비고나니 고기의 적당한 기름진 맛과 야채의 담백한 맛 그리고 간장 소스의 달콤짭짜름한 맛이 잘 어우러지니, 정말 맛이 나더군요. 소박한 듯하지만, 담백한 맛이 입맛을 당기게 했던 메뉴였습니다.
 여담이지만, 삼고초려의 이야기를 들으신 요리사분이 닭고기를 특별히 많이 올려주셨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훗훗훗.
 아는 형님께서도 담백한 맛이 마음에 드셨다고 하시더라구요. 닭고기가 약간 튀겨져 나와서 기름질것 같은데, 전혀 그렇지 않더라구요. 야채 때문일까요?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고, 또 추천하는 메뉴입니다^^

 요약 : 적당히 튀겨진 닭고기와 간장소스의 적절한 어우러짐. 비벼야 참 맛이 느껴지는 진짜 비빔밥. 야채와 적당한 배합이 만들어내는 담백한 맛이 좋다.



 비밥진 : 소고기 구이가 올라간 간장 소스 비빔밥


 
미안해요. 배고파서 사진 찍을 생각도 안 하고 비비다가 생각나서 찍었어요.
 


 두 번째 방문 때, 아는 형님께는 위의 닭고기 비빔밥을 권해드리고 저는 다른 메뉴인 소고기 비빔밥을 먹었습니다. 우선 '호주산' 소고기라는 점에서, 절대로 원재료로 속이거나 할 가게는 아니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주문을 했구요. 개인적으론 어느 리뷰에든 소고기 메뉴에는 원산지를 표시해주는 센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soulian입니다. 맛있다 그래서 잔뜩 기대해서 찾아간 가게에 앉아보니 소고기가 미국산인 경우. 사람에 따라 당황하게 될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아무튼 잠깐 이야기가 옆길로 새었는데요. 다시 본류로 돌아가서...!
 저는 사실 소고기 비빔밥이라고 해서 고추장 비빔밥을 생각했습니다. 아무래도 비빔밥의 양념장 자체가 소고기로 맛을 낸 경우가 많다보니, 당연히 소고기 비빔밥 = 고추장 비빔밥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의외로 간장소스 비빔밥이더군요.
 고기는 구워서 약간 두툼하게 나오는데, 두툼한 고기 덕에 비빔밥을 먹을 때 식감이 더욱 살아나서 좋았습니다. 구운 고기이다보니 위의 닭고기 비빔밥보다 더 담백한 맛이 나서 좋기도 했구요. 
 이날 서빙을 해주신 여자 종업원 분께서 두 메뉴 다 간장 소스 비빔밥이라 그런지 고추장 비빔밥에 들어가는 '약고추장'을 조금 덜어주셨어요. 비빔밥에 약간 섞어먹어보라고 하시면서.
 또 안 해볼 수 없지요. 바로 약간 덜어서 한 쪽 귀퉁이에 약간의 밥과 함께 비벼보았습니다. 후릅. 저는 원래의 맛도 좋았지만, 약고추장과의 어우러짐도 좋더군요.

 요약 : 두툼한 고기가 씹는 맛을 살려준다. 담백한 맛을 좋아한다면 좋아할 비빔밥. 



 꿈의 고향  : 바나나와 딸기로 데코레이션된 바닐라 아이스크림


 



 
서비스로 맛보았던, 디저트입니다.
 처음 디저트 받을 때 전 참 쑥쓰러웠는데요.
 "이 메뉴는 마치 달콤한 꿈을 꾸는 듯한...(중략) 앞으로도 늘 좋은 꿈을 가지고 사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준비된 디저입니다." 라는 꽤나 긴 멘트를 하시며 건네주시는 요리사님의 센스에...
 눈을 어디다 둬야할지도 모르겠고, 이거 듣고나서 나는 감탄을 해야하는 것인가 꿈을 꿔야 하는 것인가를 고민하였습니다.
 아이스크림은 일반 바닐라 아이스크림으로 보였구요. 앞에 바나나가 반 조각씩 양쪽으로. 그리고 초코 시럽과 딸기를 얇게 저민 조각에 유청이 올라가 있었습니다. 요리사님 이야기처럼 참 달콤한 메뉴였어요^^



 음식은 정성이라고 합니다.
 더불어 음식은 상대방을 위하는 마음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하나의 매개이기도 합니다.

 저는 늘 그런 정성이 담긴 음식점을 찾고 있고...
 그런 음식점을 만날 때마다 왠지 더 설레고 기쁘게 되네요.

 트루코리안 비밥하우스는 아직 많은 손님들이 아는 곳은 아니고, 지리적으로도 다소 안타까운 점이 있기는 하지만... 조금 더 다양한 메뉴와, 구색이 갖추어진다면 앞으로 분명히 좋은 음식점이 되리라고 기대해보고 있습니다.

 다음엔 고추장 양념의 비빔밥에 도전해보아야겠습니다. 뭐니뭐니해도 비빔밥은 고추장 양념이 제일인거 같아서요!
 다녀와서 보강해야지요^^

 +

 아참, 곁들이로 함께 나오는 무절임이 참 맛납니다.
 밥이랑도 참 잘 어울려요^^

 



 가시는 길
 창서초등학교를 아신다면 매우 쉽게 찾으실 수 있습니다.
 창서초등학교 맞은편(큰 도로 방면으로)에 보이는 건물의 지하에 있습니다. 바로 앞에 유인물이 세워져 있으니 잘 찾아보세요^^

 바로 옆에는 보쌈집 등의 건물들이 있어요.

 아참, 일요일은 쉰다고 합니다. 제가 삼고초려한 가장 큰 이유...!^^;

 주메뉴
 비밥 진 7000
 비밥 섭 6000
 비밥 삼 6000
 비밥 정 5000
 등의 메뉴가 있습니다.



 soulian은 당신의 소중한 진심이 담긴 댓글을 늘 기다립니다^^
posted by soulian
2010. 11. 2. 16:17 오롯/마실 떠나기

 


 중앙대 근처는 제가 중앙대학교에 막 입학했을 2007년 쯔음에는 저는 대학가라고 하기엔 너무도 아쉬운 주변 풍경에 늘 안타까워했습니다.
 대학에 들어오기 이전부터 이미 대부분의 대학가는 경험을 해보았지만, 사실 그 대학가들이란 '번화가'라는 말이 더 어울릴만한 이것저것 참 많은 곳들이었으니... 처음 막 입학했을 무렵 7호선 상도역에 내려 좁디좁은 골목길(알고보니 다니는 차도 꽤 많은 도로 근처였지만)을 오가는 것 밖에는 무언가 할 거리가 없었던 중앙대 근처는 제겐 낯설었기 때문입니다.

 이젠 마냥 익숙할 뿐인 홍대 근처나,
 저렴하고 알차게 놀 수 있는 신촌-이대 근처,
 좀 쉬고싶다 싶으면 찾았던 대학로 근처,
 영철 버거가 있는 한 그 곳은 무한 기쁨일 수 밖에 없던 고대 근처,
 신림-사당 상권이 적절해서 그쪽 사는 이들만날 땐 종종 애용했던 신림-서울대입구 근처,
 이런 곳들에 비해서 중앙대 근처는 '아, 난 그냥 학교에 공부하러 오는거지.' 라는 생각을 하게 해주었지요. 

 어찌보면 정감있는 가게들이 군데군데 있기에 오래 있는 이들에게는 익숙함이 힘이 되는 공간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술을 마시지 않는 저는, 대학 첫 해동안 있었던 약속 가운데 만남의 장소로 중앙대학교 앞을 택할 수 있었던 것은 기껏해야 세네번 정도 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는 누이를 중앙대의 자존심 '카우버거'의 밀리언셀러(만큼 귀한) '치킨휠레버거'로 - 사실 요즘은 좀 아쉬워졌지만
 아는 친구를 연영과의 정기를 받은 (것 같지는 않지만 아무튼 왠만한 학교의 훈남들보다 준수하다고 개인적으론 믿고 있는) 훈남 훈녀 분들로
 그리고 학교 앞에서 볼 수 밖에 없는 피치 못 할 사정을 만듦으로
 아는 이들을 불러 학교 앞에서 만난 것 외에는 정말 학교 근처에서 외부 약속 있어본 기억이 없네요.

 전 사실 학교 앞에서 편하게 약속을 잡는 것이 어느 대학에나 당연한 일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저의 중앙대 첫 해는 그러한 당연한 일이 결코 일어나지 않는 시기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추억, 아니 추억이라기보단 푸념이 길었지만...
 이런 이야기들을 블로그에 편히 쓸 수 있는 곳은 요근래의 중대 앞은 2007년의 모습을 차츰 잊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분별하게 늘어난 카페를 보면 다소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이전과는 다른, 누군가에게 조금은 어깨에 힘을 주고 소개를 해줄 수 있는 곳들이 하나 둘 씩 생겨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이전에는 몰랐던 숨어있던 평범한듯 괜찮은 곳들도 있었다는 사실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기도 하구요.

 아무튼 그러한 곳들을, 혹시나 오가다 이 블로그를 들르실 분들께 하나 하나 전해보려 합니다.

 아, 역시 사설이 깁니다.
 하지만 사설이 길다는 것은, 그만큼 긴장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반증이겠지요?
 후후, 믿어주세요.

 아무튼 소개 시작합니다!
 아무쪼록 이 소개가 중앙대 근처에 계시는 당신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첫 마실 추천기에는, 라멘과 돼지고기 덮밥이 맛있는 라멘집인 '동경도'를 전해드립니다.

 

 달콤한 돼지고기 덮밥(차슈 덮밥)이 정말 맛있는 일본라멘집 '동경도'
 
 

동경도의 내부 모습, 아기자기한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 인형들이 가득하다.



 찾게 된 계기
 
 어느 대학가보다 홍대 근처가 멋져 보이는 것은, 그 동네의 가게들은 그네들만의 감수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에 비해 중앙대 근처는 '밥집'과 '술집'은 많았지만, '그 집'이라고 말할 수 있는 곳이 없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친구들에게 종종 '그 것'에 대해서 이야기하던 저는 어느 날인가 등교를 하다가 길을 헤매 중대 먹자골목에 처음 발을 들이게 됩니다. 평소 가지 않던 루트로 학교로 가는 길을 찾고 있던 모험심 넘치는 대학생은 그 와중에 홍대의 부러운 '그 것'을 왠지 물씬 풍기고 있는 가게를 발견하게 됩니다.
 원목 느낌의 외형에 멋들여지게 쓰여진 이름 '동경도'
 아직 대낮이었던데다가 그 날엔 아직 이 곳이 오픈을 준비 중이었던지라 언젠가 꼭 한 번 들러보리라 생각을 하고 A+학점(soulian 중앙대 입학기념 일부 학점-에만- 한정 수여)의 길을 걷게 됩니다.

 그런데 바로 얼마 후, 아는 형으로부터 그 곳의 소개를 받게 됩니다.
 학교 선배(이긴 하지만 타 과)인 K 형님은 저에게 그 곳을 라멘이 참 맛있는 곳으로 소개를 해주셨지요. 라멘을 좋아해 몇 몇 곳을 둘러보았으나 실망을 많이 했고, 그러던 와중에 자주 가는 곳이 있었는데 요근래 학교 근처에서 그 곳의 맛에 뒤지지 않는, 그러나 가격도 (다른 곳에 비해) 적당한 집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저야 중대 근처에 그런 집이 있다니 마다할 것 없이 두근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형을 따라 나섰습니다.
 그리곤 놀랐죠. 바로 얼마전 제가 '그 것'을 느끼고 가보고자 했던 바로 그 집으로 형이 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대충 감은 잡았습니다. 아무리봐도 그 곳 외에는 라멘 집으로 보이는 곳이 중대 먹자 골목에는 보이질 않았거든요. (참고 : 조금의 과장을 보탠 중대 먹자 골목 지도 - 고기집, 고기집, 고기집, 잠시 쉬고, 고기집, 고기집, 고기집, 잠시 쉬고, 어? 이게 끝?) 역시 될 위인은 하늘도 돕는다라는 생각을 하며 의기양양 들어선 곳.
 라멘이 맛있다며 저를 그 곳에 데려가신 형은 당연히 저에게 라멘을 권했습니다. 하지만 또 당시까지만 해도 밥심이 제 힘이던 저인지라, 저는 그당시 메뉴 가운데 유일한 밥 메뉴인 차슈덮밥을 용케도 찾아 주문하였습니다. 그 선택이 올바른 선택이었지요.

 그럼 동경도의 메뉴들을 전해드려볼까 합니다.



 메뉴소개

 


 메뉴 하나. 차슈덮밥
 사실 라멘집인 동경도이긴 하지만 제가 가장 주로 찾는 것은, 그리고 함께 찾은 주변분들에게 가장 먼저 추천해주는 메뉴는 바로 챠슈 덮밥입니다.

 일식 돼지고기 덮밥메뉴로, 흰 쌀밥에 숙주와 몇몇 맛내기들을 함께 넣은 다음, 얇게 저민 돼지고기를 약간의 소스와 함께 은근히 구어 그 위에 올린 후, 마지막으로 달콤한 간장 소스로 마무리한 메뉴입니다.

 이 메뉴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아삭 바삭 달콤함입니다.
 숙주의 아삭함과 구운 돼지고기의 바삭함 그리고 간장 소스의 달콤함이 잘 어우러지는데 이 맛의 조화가 상당한 즐거움을 줍니다.

 아시다시피 일식덮밥은 재료들을 섞어서 먹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재료를 스푼에 떠서 입 안에서 어우러져 해야 더 맛좋게 먹을 수 있답니다. 아무래도 아삭한 야채와 뜨끈한 밥, 고기, 단 소스를 한데 다 섞다보면 그새 맛이 다소 애매해질 수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묘한 맛을 내는 비빔밥을 욕되게 일본의 모 기자-욕이 아니란 해명을 하긴 했지만-는, 아무리봐도 일본식 덮밥 밖에는 절묘한 어우러짐을 느낄 줄 몰랐던 사람인거 같습니다.)
 드실 때에는 재료를 섞지 마시고, 그 곳의 오목한 숟가락으로 한 번에 떠서 드셔보세요^^
 
 참고로 동경도의 챠슈덮밥의 간장소스는 그 묽기에 있어서 여러차례의 변신을 해왔습니다.
 초기 : 걸죽한 마치 엿기름 같은 소스 - 개인평점 95점
 중기 : 매우 묽은 간장 같은 소스 -개인평점 60점
 현재 : 초기와 중기의 교묘한 조화로 엿기름 같지만 간장 같은 소스 - 개인평점 84~89점(85~89점을 주려다가 잠깐 멈칫하고 1점 깎게 만드는 맛)
 참고로 중간맛은 50점입니다. 60점이면 '그럭저럭 괜찮네.' 70점이면 '괜찮네.' 80점이면 '좋은걸?! 단골로 지정이요!' 90점이면 '더 주세요오~! 또 주세요오~!'입니다. 100점은... 뭐, '욕쟁이 할머니라도 좋다. 감수하고 먹어주마. 어서 요리를 내놓아라!!!'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러한 변신에는 요리사이시기도 하고 사장님이신 분의 나름의 고심이 숨어 있었는데요.
 초기 많은 여성분들이 챠슈덮밥의 단맛에 반해 자신의 남자친구분들을 대동하여 방문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의외로 남자친구분들의 반응은 그럭저럭, 시큰둥이었다고 하네요. '너무 달아~'가 그 이유였다고 합니다. 사장님은 고민하셨다고 해요. 모두에게 만족시켜주는 맛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그런 와중에 묽은 소스가 나오게 되었으나, 또 이 묽은 소스는 저와 같이 초기 방문자들에게는 사실 정말 안타까운 변화였습니다. 저는 그래도 말 안 하고 조용히 있다가 어느 날인가 넌지시 여쭈어봤더니 말씀해주시더라구요.
 아무튼, 그런 사장님의 고심 끝에 결국 현재의 맛으로 결정이 된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초기의 95점 맛이 아직도 그립지만, 그럼에도 더 많은 사람들이 먹을 수 있는 덮밥이 된 지금도 결코 불만스럽지 않습니다. 함께 나눌 수 있는 즐거움이 맛집의 매력이니까요.
 제 소스만 졸여주시면 안되요? 라고 차마 부탁할 자신이 없... 혹시 저와 같은 걸죽한 소스 매니아 분이 계시다면 사장님께 함께 은근한 건의를 하... 기엔 소스 변화 중의 사장님의 고뇌를 너무 잘 느낀지라...
 그래요. 함께 나눌 수 있는 즐거움이 맛집의 매력이니까요.
 헤에, 글 쓰다보니 또 먹으러 가고 싶네요.
 달콤한 챠슈덮밥. 헤에...

 가격 : 6000원



 메뉴 둘. 들깨라멘



 역시나 동경도는 일식 라멘집입니다.
 저에게 이 곳을 소개시켜주신 형께서도 그 라멘 맛에 반해서 이 곳을 찾으셨던거구요.

 제 기억이 맞다면, 기본 라멘은 세가지 입니다.
 진한라멘(돈코츠라고도 불리우는 돼지육수 라멘), 미소라멘, 들깨라멘.

 그 가운데 들깨라멘은 고소한 맛의 라멘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누구라도 환영할만한 맛입니다.
 돼지육수의 진한 맛과 필적할만큼 고소한 들깨의 맛이 입 안을 감싸며 먹는 이를 즐겁게 해줍니다.
 
 라멘을 좋아하신다면, 진하고 고소한 맛을 좋아하신다면 들깨라멘을 추천드립니다^^

 가격 : 6000원



 메뉴 셋과 넷. 진한라멘과 된장라멘
 
솔직히, 이 두 메뉴는 함께 간 지인분들이 드시는 것을 약간씩만 맛을 본게 다인지라...
 
 아시다시피 저는 챠슈덮밥에 빠져버렸...

 사실 이런 생각을 종종 했습니다.
 챠슈덮밥 + 미니라멘 메뉴가 나왔으면 좋겠다라는...
 사실 사장님한테도 슬쩍 넌지시 조심스레 소심하게 건의해보았는데...
 "아유, 그러기엔 너무 힘들어요."라는 슬픈 대답만이 돌아왔...

 사실 자주 챠슈덮밥을 먹거나 차선책으로 들깨라멘을 먹긴 하지만...
 챠슈덮밥을 먹을때면 늘 진한라멘이나 된장라멘과 함께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답니다.

 사실 제 식성이 왠간하지 않은 관계로 이게 결코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지갑이 왠간해서 그냥...
 그래도 저는 굳굳하게 챠슈덮밥을 먹겠습니다!
 
 아, 진한 라멘과 된장라멘의 소개가 없군요.
 진한라멘의 경우 돼지육수라멘입니다. 동경도의 라멘답게 걸죽하고 진한 맛이 납니다. 가끔은 이런 걸죽한 맛이 단순한 국물맛이 아니라 스프 같은 식감을 전해주기도 해서 더 푸근하고 좋습니다.
 된장라멘의 경우, 먹고 싶을때는 챠슈덮밥에 곁들이로 나오는 미소국을 먹는답니다. 흑흑...
 된장라멘은 국물이 조금 맑은 듯한 느낌이 나는 대신에 된장맛이 나서 구수한 맛이 납니다.

 가격 : 6000원



 메뉴 다섯. 만두

 초기에는 흔히 많이 파는 모모만두 같은 일반만두를 구워주셨는데, 언제부터인가 피가 얇고 전체적으로 얄쌍한 만두로 바뀌었습니다. 소스로는 간장소스+마요네즈? 스러운 맛의 소스에 약간의 파가 송송 썰려 나오는데요. 밥을 맛나게 먹고나서 입가심하기에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원체 어딜 가든 전채요리는 됐고, 일단 메인요리로 달려봅시다! 라는 저인지라...
 자주 먹지는 못하고, 가끔은 누가 사주시거나 사장님이 주시면 먹습니다^_^
 

 가격 : 1000원



 그외 메뉴.
 이 외에도 냉라멘이나, 기타 술안주로 괜찮은 메뉴들을 하나하나 시작하셨어요. 전 늘 식사를 위해서 가는지라, 더군다나 챠슈덮밥이라는 고정메뉴가 있는지라 맛은 보지 못했지만... 어...언젠간 다 먹어보리라!



 가게 소개

 중앙대 먹자골목에 위치.
 목조건물 느낌의 외관.

 주 메뉴
 진한라멘, 된장라멘, 들깨라멘 : 6000원
 챠슈덮밥 : 6000원
 만두 : 1000원
 공기밥 : 500원
 기타 여러가지 메뉴가 있다.

 장점
 라멘의 진한 국물 맛과 덮밥의 달콤한 맛이 입을 즐겁게 해준다.
 중앙대 근처의 몇 안 되는 '느낌'이 나는 가게.
 사장님이 (쑥쓰러움을 조금 타시는 듯 하지만) 친절하시다.
 
 단점
 세트메뉴가 없... 라멘이랑 덮밥이랑 같이 먹고 싶...
 (농담이예요. 혹시 사장님이 이 글을 보시진 않겠지?)

 자세한 지도
 

 
 말로 설명해보는 지도



 중앙대 정문에서 출발
 중앙대병원 삼거리로 간다. 흑석역 가는 방향으로 올라가며 미다래가 보이는 앞에서 좌측으로 보이는 길목으로 들어서면 앞에 유치원이 보이며 그 근처가 중앙대 먹자골목이다. 먹자골목 앞의 지도에 보면 나와 있듯이, 먹자골목으로 들어서면 우측에 목조건물 느낌의 동경도가 보인다.

 


 흑석역에서 출발
 흑석역 4번 출구에서 나와 길을 건넌다. 중앙대병원 방면으로 걷다보면 설렁탕집이 보이는데, 그 골목으로 들어간다. 앞에 유치원이 보이며 그 근처가 중앙대 먹자골목이다. 먹자골목 앞의 지도에 보면 나와 있듯이, 먹자골목으로 들어서면 우측에 목조건물 느낌의 동경도가 보인다.
 

 


 soulian은 당신의 소중한 진심이 담긴 댓글을 늘 기다립니다^^
posted by soulian
2010. 10. 30. 23:05 오롯/방송 즐기기



 이 드라마가 무엇보다 가슴을 울리는 것은, 누군가로부터 상처 받은 마음보다, 누군가에게로 상처 주는 순간을 걱정하는 이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김혜숙 씨 눈가에 눈물이 고이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동하는 듯한 기분...
 읊조리듯 던지는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을 욱신욱신하게 만드는...

 사는게 고달파서 더 차가워지는게 아니라, 사는게 고달파서 더 따스해지는... 그들의 이야기가 고맙다.

 그러고보니 요즈음의 드라마들은, 상처주는 이야기나, 상처받아 복수하는 이야기들 천지구나.
 그런 이야기들이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그래서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가 더 값진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곧 종영이네.
 요즘 들어 SBS 주말극이 참 좋다.
 '그대 웃어요'에 이어 '인생은 아름다워'까지.

 덕분에 주말이 행복해요.

 고마워요. 센스 있는 SBS 드라마국 여러분.
 
posted by soulian
2010. 10. 28. 10:09 오롯/사는 이야기

 작년 겨울, 추운 날씨에 마음 속으론 오들오들 떨고 있을 우리 고슴도치 생각에 겨울이 더 힘들었는데... 드디어, 방금 전, 고슴도치를 위한 온열방석을 구매했습니다.

 가격도 저렴하게!
 물건 7900원 + 배송비 2500원 - 배송비지원 2500원해서 7900원에! 어디서도 살 수 없는 가격!(두둥)으로 방금 막 구매했습니다.

 내일 도착할 듯 싶은데, 왠지 뿌듯할 거 같은 기분이예요.
 마침 전기 사용량도 11W 밖에 안 되서 겨울 내내 가급적 오래오래 틀어주려고 생각 중입니다.

 어제 보았던 셉 형님 내외분의 거대한 지름도, 이젠 부럽지 않다구요!!!
 
posted by soulian
2010. 10. 25. 19:51 오롯/사는 이야기

 나 또한 그럴 수 있을까...?
 나 또한 언젠가, 누군가에게 '그들'이 되어 살아갈 수 있을까?
 아니, 나 스스로에게 '그들'이 떠오르지 않도록 그렇게 살 수 있을까?

 먹어가는 나이는, 
 얕은 숨만 내쉬는 몸만 탓하며 지내는 시간만 같고,
 밝아진 미소는,
 결코 당당하지만은 않은, 그저 알아가기에 쌓이는 지식처럼...
 초라해져만 가는거 같은데...
 
 살아 있다면, 그들처럼...
 나 또한, 내 미소가 그렇게 전해지도록...

 나 역시, 살아 있으니까.
posted by soulian
2010. 10. 11. 00:56 오롯/사는 이야기

 생명과학을 복수전공으로 선택하고 나서 가장 힘든 일은 다름 아닌, 매일 느껴야 하는 과제에 대한 압박감. 그래도 한동안 새벽까지 과제를 한 일은 없는데, 오늘은 여러가지 이유로 이 새벽에 과제를 해야 하네요. 한동안 불면증 때문에 새벽 3-4시까지 잠을 못 잤었는데, 간만에 불면증 아닌 이유로 새벽에 깨어 있으려니 차라리 뿌듯한 마음이 드는 것을 왜일까요?

 어제가 된 오늘, 일요일, 그러니까 10월 10일. 장장 3달 10일간(10일은 보너스) 다니던 헬스클럽에 기한이 다 되어 마지막으로 운동을 하고 신발을 가지고 왔습니다. 나름 운동하는 즐거움이 나는 곳이었는데 이런 저런 이유로 또 다른 선택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사실 오늘 만료한 그 곳도 하나의 선택으로 가게 된 곳이었으니. 다음 선택 또한, 이번처럼 마칠때쯤 그만 두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선택이 되길 바라여 봅니다.

 이제 월요일이네요.
 한 주동안도 행복해야지요^^

posted by soul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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