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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롯이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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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4. 25. 22:01 오롯/방송 즐기기



 뒤늦게 오늘에야 로열패밀리 15회, 16회를 보았습니다.
 
 시험기간인 관계로 꽤나 힘든 한 주간을 보내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이 바로 로열패밀리를 보지 못한다는 사실이었고, 덕분에 계속 인터넷 기사만 아이폰으로 뒤적거린 시간들도 있었다면 믿으시려나요...?

 아무튼 그만큼 기다렸던 15회, 16회였기에 오늘도 두 건의 볼 일을 마치고 와서는 늦은 밤에 눈 부비며 15회, 16회를 보았습니다.



 마리이자 김인숙인 그녀를 오롯이 알던, 엄기도가 떠나다.

 "고백할 게 있다.
 이제야...

 내가 그 사람이었다.
 널... 용산역에서 데려온...

 니가... 밥이라도 굶지 않았으면 해서...
 강마담한테 데려다 준거였다.

 나... 나로선, 최선이었다.

 미안하다."


 지금까지 늘 인숙의 곁에서 인숙을 지켜웠던 엄기도는 중상을 입은 채 마리이자, 김인숙, 그녀에게 아마도 마지막이 될 고백을 합니다. 
 엄기도가 해를 입지 않게 하고자 김인숙이 던진 그녀의 과거에 대한 푸념을 듣고 못내 가슴이 아팠을 그는 어쩌면 마지막이 될 그 순간에 그녀에게 사과를 구합니다. 하지만 인숙조차 그 사실을 알고 있었지요. 그리고 그렇기에 더더욱 그를 지켜야 했던 김인숙의 마지막 고백에, 그는 눈을 감습니다.

 그렇게, 엄집사, 엄기도(전노민 분)가 퇴장했습니다.
 혹시나 하는 일말의 기대감을 가져보기도 하지만, 드라마 외적으로, 모 님이 한창 바빠야 할 지난 주 시점에 엄기도 역의 전노민 씨를 홍대 인근에서 보았다는 이야기를 한 것을 보면(앗, 이런거 써도 되나요?) 아마 엄기도는 극에서 퇴장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지난주쯤부터 엄기도의 퇴장은 어느정도는 예상되었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극 전반에 있어서 가장 미묘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데다가, 무턱대고 질주하는 김인숙(염정아 분)을 더 극박하게 몰고 갈 수 있는 가장 큰 카드였던 엄기도의 퇴장은 어찌보면 극 상의 전개에서 필연적일 수 밖에 없었으리라 생각됩니다.

 내심 막판까지 엄기도의 재등장을 기대해보지만,


 이는 아마도 드라마에 푹 빠져버린 일개 네티즌의 자의적 최면에 불가하겠지요?
 극 중에 등장한 퇴직금 지급 서류를 보고선 '살아 있으니까 퇴직금을 주는거겠지? 어디선가 짠하고 나타날거야. 휠체어 타고 미묘한 미소를 띄고... 혹시나가 아니라 역시나아!' 하는 생각을 해보는 못난 네티즌을 용서하소서. 라고 하면 엄집사님 좀 살려주실래요?

 엄기도란 인물은 로열패밀리의 K, 김인숙에게 있어서는 가장 큰 버팀목이자 자신의 존재를 가장 오롯이 알고 있던 이었습니다. 이는 그가 어떠한 도구로서의 존재만은 아닌 것이 분명합니다. 마치 공 회장과 그 막역한 사이의 변호사처럼 김인숙이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한 질주에 있어서 정신적인 부분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겠지요.

 김인숙이란 인물이 15회의 공 회장의 제 3 막에 의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지려는 상황에서 극이 흘러가는 방향 상 엄기도의 퇴장은 필수불가결 했음이 분명하고 또 그로 인해 김인숙의 마지막 선택은 조금 더 비장해집니다. 또 하나의 희망이자 삶의 끈을 놓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김인숙. 복수를 포기하고, 자신만이 할 수 있는 더 큰 복수를 열다.

 결과적으로 김인숙은 자신의 최후의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김인숙이 공 회장에게 보낸 편지를 보고 그저 그녀의 희생으로 끝날지도 모른다는 제 생각과는 다르게, 16회 막판에서 첫째 며느리(전미선 분)와의 대화에서 김인숙이 김인숙 자신을 패로 꺼내들었다는 이야기를 했다는 점에서 아마도 그녀가 무언가 이 끝에 준비해놓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들게 합니다. 물론 그 준비된 끝이 드러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지만 말입니다.


 김인숙은 자신의 '추악한' 과거를 꺼내 들고 그 과거를 통해서 마지막 복수를 시작하였습니다.

 안타깝게도 이 패는, 그녀가 말했던 것처럼 공 회장을 향한 복수만은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 패는 결국 김인숙이 자신을 내던지고 (어쩌면 말처럼 김인숙이라는 패를 통해 꾸며둔 마지막 복수를 성공시킬지도 모르지만) 결과적으로 공 회장의 3막으로 인해 피해를 입게 될 주변의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여집니다.

 김인숙이 그토록 모진 말을 해가며 엄집사와 지훈(지성 분)을 자신에게서 멀리보내고자 했던 이유는, 결국 이 패가 자신을 소모하는 것임을 너무도 잘 알았기 때문이고, 이미 인숙은 자신의 끝을 준비하고 있으리라 생각이 됩니다.


 '나만 죽으면 끝이 날 것이다.'

 지금까지 인숙 곁의 사람들이 인숙을 떠날 수 없었던, '악마 같이 보이는 삶을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에게 연민이 가는 가장 큰 이유인, 가장 그녀다운 복수를 그녀가 연 것입니다.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김인숙은 자신의 과거만이 아닌, 앞으로 펼쳐질 자신의 죽음 또는 파멸을 이용해서 JK에 마지막 복수전을 펼치리라 예상됩니다. 이 상황에서 누구도 다치지 않게 하려면 결국 자신의 곁에 누구도 두어서는 안 될 것은 분명합니다. 

 이 싸움은, 공 회장의 이야기와는 역설적이게 일치하는, 홀로 남은 김인숙의 싸움이 되어야 하니까요.

 그녀의 15, 16회에서의 엄기도와 지훈에 대한 이야기들은 단순한 푸념이나 성냄이 아닌, 일종의 신변정리이자 폭풍전야에 자신의 소중한 사람들을 마지막으로 지켜보자 내린 결론에 의한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비쳐져온 마리의 지난 삶과 오늘의 삶에서, 참으로 어리석어 보이지만 어쩌면 이제야 가장 김마리다운 결정을 내린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 결정이 너무도 서글픔에도 말입니다.










 지훈은 그녀를 어떻게 멈출 것인가...?
 이미 극은 결코 이 이야기가 복수극으로 마쳐지지 않으리라는 것을 여러차례 비쳐왔습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김인숙의 가장 든든한 조력자였던 엄기도가 퇴장하고 그와 동시에 지훈에게 엄기도가 남긴 부탁과 영상자료는 (주인공이니 당연하지만) 지훈이 결국 인숙의 마지막 복수극을 멈추게 하리란 것을 당연스레 예측하게 합니다.


 문제는 그것입니다.

 인숙은 어떻게 이 복수극을 멈추게 될 것인가?
 아니, 어떻게 김인숙의 파멸을 막을 것인가?
 어떻게 그녀로 하여금 그녀가 그토록 바라던 자신의 존엄을 찾게 할 것인가?
 그녀의 얄궂은 운명으로 인해, 그녀의 순수함으로도 그녀의 소중한 이들로부터도 그녀의 남편으로부터도 그녀의 잠시동안의 성공으로부터 또 그녀의 복수로서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그녀의 존엄을, 찾게 한다면 과연 어떻게 찾게 할 것인가?

 결국 로열패밀리는, 재벌가의 암투극과 복수극이라는 점에서 지금까지의 16회가 착실히 진행되어 왔다면... 이제 남은 두 회 분에서 이 질문에 대해서 답을 해내리라고 생각합니다.
 (두 회분의 연장은 로열패밀리라는 극이 가진 많은 이야기를 풀어냄에도 그 목적이 있겠지만, 아마도 어찌 보면 극의 이러한 반전되는 부분에 대한 조금 더 설득력 있는 수순을 차례대로 밟아가기 위해서 이루어진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그 키는 바로 지훈에게 들려있습니다.


 이미 김인숙은 자신의 미래를 한 장의 진술서로 자신의 마지막 계획에 몰아넣었습니다. 지금껏 여러차례 많은 수를 써오며 어떻게든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고 오히려 반전시키던 그녀는 이제 그 힘을 잃었습니다. 마지막 돛대인 자신의 진술서를 두고 이제 자신은 자신의 복수극이라는 이름의 배에서 그대로 주저 앉았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계획에서 노와 같은 역할을 하던 엄기도가 퇴장을 했고...

 이제 남은 것은, 지훈이라는 이름의 바람 뿐이리라 생각합니다. 진술서라는 돛대를 두고 운명이라는 이름의 물결이 그녀의 배를 움직이는 가운데에 지훈이라는 바람이 그녀의 배를 움직이리라 생각합니다.

 분명히 인숙은 공 회장을 두고 진술서를 써서 자신의 계획을 이루고자 한 것으로 보이지만, 아이러니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그 진술서는 결과적으로 지훈의 각성을 이끌어 냅니다.
 그 각성은 현재로서는 배신에 대한 일갈로 보이지만, (설마 그러겠습니까?) 그녀를 구원이라고 부르던 지훈은 이제 김인숙, 김마리를 멈추게 하고자 지금까지의 수동적인 소년의 모습에서 (엄기도가 차지하고 있던) 남자로서 인숙의 곁에 설 것으로 보입니다.

 과연 지훈은 그녀를 어떻게 멈추게 하게 될까요?










 그리고 김인숙...
 참으로 기구한 인생.

 자신의 운명에 늘 눈물 흘려야 했고...
 지훈의 아버지, 조니의 아버지, 그녀의 남편, 조니, 그리고 엄기도까지... 그녀를 아껴주던 이들은 하나하나 모두 자신의 곁을 떠난, 오늘 현재의 김인숙은 그녀의 복수와 지훈이라는 마지막 남은 그녀의 조력자에 의해 그녀의 존엄과 증명을 조금이나마 풀어나갈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이 이야기가 지훈에 의해 풀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결과적으로 이 이야기는 지훈에 의해 그 실마리를 잡아가겠지만, 그럼에도 저는 인숙이라는 인물, 마리라는 인물이 이 극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결단이 자신의 희생을 통한 복수가 아닌, 그보다 더 큰 것이길 바라여 봅니다.

 그것은 바로 그녀의 존엄을 그녀 스스로의 결정을 통해 내비치는 것입니다.

 그녀가 그녀를 희생해서 이 복수극의 끝을 보이는 것은, 가장 숭고해보이지만 사실 결국 그녀가 그녀의 운명에 굴복하는 것에 불과합니다(비록 JK는 ㅂㅂㅇ 만들지는 몰라도 말입니다). 물론 지금의 상황에서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어 보입니다. 그럴만한 마음도 아닐테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지훈이 풀어낸 실마리에서, 결국 인숙이 지금까지 자신을 옭매어온 운명을 감히 바꾸어내길 바라여 봅니다. 그것은 복수극도 아닌 성공도 아닌 바로 그녀 자신에게서 나올 수 있는 것이리라 생각해봅니다.










 이제 남은건 단 2회뿐...
 이제 로열패밀리는 안타깝게도 2회분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세월은 흘러서 세월인 것이고, 지금은 이 드라마 뿐이지만 더 좋은 드라마가 어느 순간 부지불식간에 나타날지 모르지만... 이 드라마에 정말 푹 빠져 살았던 한 네티즌으로서 남은 2회분이 너무도 기다려짐과 동시에 또 그 결말 이후의 시간이 걱정될 따름입니다.

 로열패밀리는 초반부의 재벌가의 암투와, 중반부의 복수극과 그 복수극에서 드러나는 서로간의 얽히고 섥힌 감정과 이야기들을 풀어내고는, 이제 그 결말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조금 더 편하게 지켜보려 합니다.
 남은 2회는...

 
 
 아마 별 일이 없는 이상 (김인숙 죽으면 그건 별일임. 그러면 -드라마 다 끝난 마당에- 절필할거임. 물론 아쉬운건 저지만. 작가님. 안 되요. 그건 안 되요. 엄기도도 죽여놓고 김인숙도 죽이면 그건 정말 몹쓸 짓. 으헝헝.)... 블로그를 통해서 마지막 회 이후에, 로열패밀리의 전반을 담아 제가 이 드라마를 추천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들을 포함해 긴 블로깅을 한 번 해볼까 합니다. (이정도 다짐은 해두어야 고마운 드라마 보내면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는거 같은 기분?!) 지금까지 MBC 공식 홈페이지에 함께 포스팅을 하느라 쓰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함께 담아 쓸 예정입니다. 몇 개 안 되지만 비루한 감상문을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외부 사이트에 글을 올린다는 것은 생각보다 부담감이 크네요. 

 그러면 곧 다시 만나겠습니다^^










 몇 가지 이야기
 # 01.
생각보다 늘어난 첫째 며느님의 분량의 가장 큰 피해자는 바로 조현진(차예련 분). 덕분에 그녀의 친구인 기자의 분량 역시 대폭 축소. 아마도 그 덕에 지훈 친구(기태영 분) 분량도 좀 줄어든 듯. 하지만 저는 너무 좋았어요. 전미선 누님. 누님 좀 짱인듯?!
 14회 엔딩은 분명히 미선 누님이었어야 해요! 왜왜왜! 지훈은 클로즈업 되어야 하는 운명을 타고난 남자인건가요?! 라고 투정을 부려보지만... 결국 반전은 그녀였지만, 극의 흐름상 지훈이 엔딩에 나온 것은 또 어쩔 수 없는 것이었으리라 생각하며 꼬리를 내려봅니다.


 # 02. 공순호 회장의 16회의 고백에 대해서 공감과 비공감은 당연히 엇갈리리라 보여집니다. 
 (언젠가 현진의 대사에서처럼) 사랑받고 싶었으나 평생을 악에 바쳐 싸워야만 했던 그녀에게 김인숙이라는 인물이 보여준 욕심 없는 모습과 그런 모습을 좋아한 자신의 남편과 자신이 가장 아끼는 둘째 아들의 모습을 보며 가졌을 그녀의 감정... 충분히 이해합니다.
 다만 늘 이런 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때마다 하는 저의 이야기는... 이해는 하지만 그렇다고 그 행위, 악행이 덮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그녀가 "내가 그리 잘못한건가요?" 라는 질문을 했을때 그녀의 조력자이자 친구인 변호사가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던 것은 결국 그녀는 잘못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공순호 회장은 악녀입니다. 다만 그녀에게도 누구나처럼 사람이 가진 감정은 존재하였고, 그녀를 악녀이게 만든 것 또한 결국 그녀 자신만은 아니었다는 사실. 

 너는 그럴만 하다라는 말. 그거 함부로 쓰는 건 아니잖아요?

 # 03. 결국 중반부 갑자기 등장한 시보는 민폐만 일으키고 마는걸까요?
 공 회장 앞에서 겨우 패기 넘치는 한마디 던지곤 그 꿍꿍이 다 전해듣고 조용히 나온 그녀는, 자신의 상사 앞에서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한 걸 보여주기 위해서 유력한 용의자인 지훈을 잡았다는 자기위안적인 소리만 읇조립니다. 자기 위안이 아니라면, 좋겠습니다만...
 
 갑자기 막판에 뭐하나 터뜨려 주려나요?
 안 그럼 민폐시보로 끝날텐데 말입니다. 뭐, 약자 앞에서는 정의이고 강자 앞에서는 천사(=호구)인 오늘날 대다수의 검사님의 때 묻어가는 버전으로 보면 될런지...? 이왕 패기롭고 정의롭게 등장한거 실제 현실의 검사들과는 조금 다른 모습 보여주는 것도 좋을텐데 말입니다. 그러기엔 그녀에게 주어진 어떠한 복선도 없었으며 남은게 2회 뿐이라는 점에서... 그럴 일은 거의 없어보입니다.

 좀 빗나간 이야기이지만 제가 짧은 인생 살아오면서 여러 직업 봤지만, 다른 직업에서 나쁜 놈 비율이 1/10 정도라면, 검사라는 직종은 정말 1/4 정도가 나쁜 놈인거 같아요. 근데 자기들은 자기네가 당연한 것을 누리고 있는 줄 알아요. 왜 그럴까요? 어떻게 자라면 그런 생각을 하면서 클까요?
posted by soulian
2011. 4. 14. 02:14 오롯/방송 즐기기

 로열패밀리 13회는, 드디어 그 이야기의 진정한 본궤도에 올랐습니다.

 애석하게도 저의 시험 기간과 동시에 오른 로열패밀리의 본궤도는 드디어 감춰진 과거와 욕망이 아닌 고뇌를 본격적으로 그리며 남은 몇 회(연장하지 않는다면 이제 5회분이 남았군요. 말도 안 되요!) 간에 대체 그들의 고뇌를 어떻게 풀어갈지, 더불어 저 같은 이들에게는 대체 인숙의 오늘은 너무도 가혹한 어제를 살았던 그녀에게 어떤 삶을 남길지를 궁금해하다 못해 절실하게 그녀의 좋은 미래를 기대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드디어 김인숙(염정아 분), 아니 김마리의 어제가 그 베일을 벗었습니다.
 그녀의 과거에는 한 미군(이라고 쓰고 그 놈은 썩을놈이라고 읽는다)의 죽음이 얽혀있고, 그 사건에 얽혀 김지훈(지성 분)의 아버지가 죽었으며 또 그 사건에는 엄집사(전노민 분) 역시 관련되어 있음이 드디어 오늘 밝혀졌습니다.

 부모님의 죽음 이후 어머니의 친구 집에서 기거하며 불안한 미래를 매일 마주하고서도 고등학교만큼은 졸업해서 돈을 벌어 간호사가 되고 싶었던 그녀가, 처녀경매에 나갈 수 밖에 없었던 기구한 사연. 

 

 어린 시절 인숙의 가슴 아픈 그 날, 사회자분은 참으로 얄밉게도 연기를 하시는군요. 아, 정말...

 그리고 그 와중에 그녀에게 힘이 되어주었던 이들, 지훈의 부모님과 엄집사 그리고 윌셔라는 또다른 미군, 그리고 그렇게 살아가던 그들의 사이에 씻을 수 없는 균열을 일으킨 썩을 놈(정말 분노 상황)의 스티브라는 미군의 이야기가 오늘 펼쳐졌습니다.

 이놈이 그 썩을놈

 지훈의 아버지, 이후에 위의 썩을놈에게 끌려가던 인숙을 구하려다가 죽게 됩니다.

 

 윌셔, 인숙을 돕고자 택한 방법은 5센트씩 더 불러서 긴장감을 극도로 한 후 자신의 전역선물인 시계를 풀러 멋지게 인숙을 사서(?) 모시고 가는 방법. 이후에 윌셔와 인숙(마리) 사이에서 낳은 아들이 바로 조니입니다.


 로열패밀리는 초반부 재벌가의 암투를 그리며 긴박하고 극적인 이야기 전개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산 이후로, 차츰 그 이야기의 중심을 인숙의 이야기로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그 와중에 극이 가져야 하는 기본적인 시청자들에 대한 예의인 즐거움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극 전반에서 보였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반응들을 보니 이러한 중심의 이동이 달갑지 않았던 시청자분들도 계셨나보더군요.

 물론 저는 애초에 이 이야기에서 인숙의 이야기에 촛점을 맞추었던터라, 그 과정 또한 견딜 수 있었습니다(이해 부탁드려요. 원래 콩깎지 씌이면 아무것도 안 보이잖아요^^;)



 세상에 사연 없는 사람은 없지만....
 또, 그 사연 모두 치유하고 사는 이 또한 없지 않은가 싶습니다.

 구구절절한 이야기들은 모두 많은데... 그 모든 이야기들은 치유가 아닌 체념으로 바뀌어 살아가는 이들이 너무도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인숙은, 그녀의 치유 받지 못한 삶을 너무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제 가슴을 아프게 하는군요.

 그녀를 보고 악녀라 하니, 왜 제 가슴이 아플까요?
 
 인숙이 다시 찾은 지훈의 어머니.
 전 이상하게도 이 둘의 만남이 늘 의미심장하게 다가옵니다.

 더불어 둘 간의 만남은 늘 극의 전환에서 중요한 지점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들간의 대화에 함의된 이야기들 또한 극이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너무도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13회에서 지훈의 어머니를 다시 찾은 인숙은, 이전에 드러내지 못한 그녀의 아픔과 그로 인한 상처, 그리고 다짐, 더불어 감정을 드러냅니다.

 이전 만남이 있었던 6화에서는 그녀가 그리고 비장할 수 밖에 없었던 의지를 내보였다면...
 이번 13회에서는 그녀의 그 의지에 가려진, 아니 그 의지를 더욱 슬프게 만드는 그녀의 사연, 의지의 이유를 드러내는군요.

 인숙의 고백, 그리고 마치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듯한 지훈의 어머니의 표정.




 여담이지만...
 참 희안하게도 지훈의 어머니 앞에서 인숙은 늘 10대 소녀 같은 모습이네요.
 어쩌면 그녀가 바라던 삶과 관계가 가장 온전한, 다른 의미로 치유의 시간을 이 순간에나마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닐지 생각합니다.


 가장 깊은 아픔과 그 아픔에 대한 치유가 공존할 수 있음은, 어쩌면 인숙이 더 서글픈 이유일지도 모릅니다.
 지훈의 어머니와의 독백 같은, 하지만 어우러진 대화.
 진정으로 위하고 싶었던 그리고 그 결실을 보았으나 결국 기구하게 다시 엮이는 지훈과의 오늘.
 둘 모두 인숙에게는 치유이지만, 사실 그녀의 아픔이기도 하지요.

 궁극적으로는 지금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가 되어버린, 하지만 또 다른 아픔을 주는 JK그룹.
 그마저도 그다지 다르지 않네요.



 상처와 치유가 공존하고 있음을 드러내기 시작한 로열 패밀리.
 13회는 또 다른 극의 전환을 이끄는 지점에서 지훈과 지훈의 어머니를 만나게 합니다.





 제가 처음 로열패밀리에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게 된 기사가 있었습니다.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으나, 로열패밀리의 제작자 분의 인터뷰였습니다.

 그 분의 인터뷰 중에 아직도 기억하는 것은, 또 그렇기에 로열패밀리를 계속 지켜볼 수 있게 한 것은...
 로열패밀리의 제작의 목적은 무엇보다 진정성에 있을 것이라는 의미의 인터뷰였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 로열패밀리의 작가분이 하신 인터뷰를 보았고...
 그 인터뷰에서도 제작자분의 인터뷰와 맥락이 거의 같은, 진정성이라는 무게가 담긴 극의 방향성을 기대해볼 수 있을 의미를 찾았습니다.

 다행히 제 주변에서 로열 패밀리를 보는 분들이 여럿 계신 것으로 압니다.
 제 블로그에 자주 들러주시는 분들에게도 종종 듣고 있구요. 제 덕에 보신데요. 으쓱으쓱.

 그 분들을 비롯해, 혹시나 어쩌어찌 제 블로그를 들러주신 분들께...
 로열패밀리가 전하는 즐거움과 동시에 드라마가 담고 있는 진정성을 함께 기대해주시길 바라여 봅니다.

 막장드라마가 드라마의 트렌드가 되고, 또 오늘 날에는 그 막장드라마를 까면서 즐기는게 시청자의 트렌드가 되었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이 주는 진정성의 무게를 시도하는 작품과 또 그 작품을 즐기는 분들이 분명히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진정성의 무게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진정성이 너무도 흥미롭게 다루어진 드라마를 즐길 수 있는 분들 또한 분명히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로열패밀리는, 근래 드물게 진정성과 극의 흥미를 모두 잡아낸 드라마임에 분명합니다.

 흥미를 즐겨오신 분들이라면, 로열패밀리가 주는 진정성에 조금 더 귀를 기울여보신다면...
 로열패밀리의 13회에서의 전환이 오히려 이전까지보다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오게 되리라, 그로 인해 만족하게 되시리라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제작진 이하 로열패밀리 관계자분들, 조금만 더 힘내주세요!
 시청률 정체 및 하락으로 이래저래 말은 좀 있었지만...
 이미 로열패밀리는, 충분히 의미 있는 드라마의 반열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명확히 걸어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로열패밀리를 즐기는 시청자분들은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지금의 상황에서 시청률 정체는 어쩔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13회를 계기로 조금 더 회자될 수 있는 드라마가 된 것은 분명합니다.

 끝까지 좋은 작품, 부탁드립니다^^

 저도 끝까지 좋은 시청자가 되겠습니다^^
posted by soulian
2011. 3. 27. 19:15 오롯/방송 즐기기

 하아, 대단히 안타깝습니다.
 많은 기대와 불안 속에 출발한 MBC 나는 가수다가 방영 시작 한 달만에 한 달간의 휴지기에 들어가는군요. 말이 휴지기지, 사실상 새로운 밥상을 차려서 나와야만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여전히 인터넷 상에는 아직도 김영희 피디와 김건모 씨, 김제동 씨와 이소라 씨를 비난하는 글들이 존재하는군요. 심지어는 '정의를 무엇인가'를 들먹이며 마치 자신이 정의의 사도인냥 '싸지르는' 글들을 남기는 사람들도 존재하는군요. 그 정도 정의감 넘치는 사람들이 정말 존재한다면 이 세상이 지금 이지경(이라고 말했다고 지금 세상이 뭔가 아주 더럽고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은 아닐텐데 말입니다.

 지난주군요.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나는 가수다'의 첫 탈락자가 결정되는 날로, 종일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들어오니 인터넷이 한바탕 난리가 났더군요. 이미 카톡으로 지인으로부터 이야기를 대충 듣기는 했지만...
 '나는 가수다'가 어느새 '시청자들과의 약속을 무참하게 깨버린, 그렇게 세상이 원칙과 소신은 더럽혀지고 부조리와 거짓으로 가득한 세상인걸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되어 무차별 포화를 맞고 있었고, 출연자 중의 일부가 정신병자인양 폭탄 비난세례를 받고 있더군요.





 개인적으로 나는 가수다 방영 소식 이후 있어온 일들(일련의 사태)을 나름대로 재구성해보고 싶었습니다. 그게 이 글을 쓰게 된 가장 큰 이유입니다.





 쌀집 아저씨 김영희 피디가 정성껏 차린 정직한 밥상, 날 것이 오르다.
 처음 '나는 가수다'의 방영 소식이 정해졌을 무렵의 넷 상의 반응은 가히 열광적이었습니다.

 "그런 대단한 가수들을 줄세우기 한다는게 말이 되냐?"
 "하다하다 그런 가수들도 오디션이냐? 오디션 열풍이냐?"

 몇몇 기자와 늘 자극적인 글을 써대는 블로거들로 인해, 더불어 악플러라고 표현될만한 뜻은 충분히 알겠으나 말이 '그따구'인 네티즌들에 의해서 선기가 잡힌 넷 상 공간은 '나는 가수다'가 어떤 프로그램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집중포화를 맞게 됩니다.

 그게 '나는 가수다'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런데 '나는 가수다'는 과연 그렇게 시작부터 욕 먹었어야 할 프로그램이었을까요?

 혹자는 그마저도 관심의 표현이라고 하지만... 지 자식도 잘 되라고 때린다는게 폭력 양육이라면, 그와 다른게 과연 무엇인가 싶습니다(관심의 표현을 말하는 이들 중에 몇이나 자기가 맞고 자라면 참고 견딜지 모르겠습니다.).

 결국 '나는 가수다'는 그런 자극적인 관심으로 방송을 알립니다. 물론 그러한 출발은 사실 '나는 가수다'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이자 핸디캡이었습니다. 애초에 그들을 모아놓고 서바이벌한다는 게 어쩌면 그 프로그램의 주요시청자인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가당치도 않은 일이었다는 것이 이미 네티즌 반응으로 드러났지요. 물론 저는 정말 그 네티즌들이 모두 예술을 사랑하고 그 가수들을 아끼기 때문이라고 보진 않습니다.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이라고 다르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가 탈락하진 않을까 전전긍긍해하며 촉각을 세우는건 예사요, 믿을만한 정보통을 두고 이미 사전정보를 전해듣고 안심하거나 분개하곤 하는 모습도 제가 봐온 모습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은 이 방송에 그러한 논란이 관심에 의한 것은 분명한 것임을 그 시청률로 보여주었습니다. 무려 10% 가까운 시청률로 등장해서 10%를 넘기기 까지 했으니까 말입니다. 

 분명 '준비된 방송'이었습니다. 모인 가수들은 (비록 누가 누구보다 낫니? 누구는 낄만한 자격이 안 되느니? 말이 많았지만) 다양한 스펙트럼을 지닌 각자의 매력과 각각의 호감도, 인지도층이 존재하는 가수들이었습니다. 박정현을 필두로 한동안 케이블 음악 방송을 제외하곤 방송 상으론 거의 만날 수 없었던 가수들이 참여했으며, 백지영을 비롯한 인지도로 결코 빠지지 않는 가수들이 참여했습니다. 이런 방송의 준비과정이 얼마나 힘들었을지는 잠시만 생각해봐도...


 거기다 이소라 진행 및 참여. 비록 지금 이소라씨가 대단히 까이고 있지만 예전 이소라의 프로포즈 때도 그렇고 또 라디오 방송으로도, 그리고 공연에서도 그녀만의 능력은 충분히 검증된 상태. 그런 그녀를 어떻게 끌고 오고 어떻게 끌고 가는가가 중요한 문제였지만, 어찌 되었건 그녀가 발을 담근 것만으로도 이 방송이 얼마나 공을 들였는가는 분명해보입니다.

 김영희 피디는 지금껏 MBC에서 공익적인 프로그램을 이끌고 왔으며, 성공도 해왔고, 성공하지 못하였어도 이끌고 왔던 사람입니다. 그런 그가 지금껏 일밤의 고전에서 느낀 것은 아마도 리얼버라이어티만으로 일밤을 되살리기에는 이미 흐름상 늦었다는 것이었을겁니다. 사실 리얼버라이어티만큼 솔직하지만 또 머리 써서 진행되는 프로그램도 없습니다. 리얼에 목을 매서만도 안되고(사실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원인) 반대로 리얼하지 않으면 또 안 됩니다. 그런 와중에 아예 발상의 전환, 물론 오디션 프로그램들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곤 하지 못하겠지만 어찌 되었건 대세인 리얼버라이어티를 한 번 더 비틀어 준비해보고자 했던 방송이 지금이 '나는 가수다'로 보입니다.

 분명 반응도 좋았습니다.
 어찌 되었건 엄청난 화제를 끌어내었고 시청률도 만족할만 했으며, 그만큼의 피드백이 존재했습니다. 제 주변에 평소에 방송을 안 보던 분들도 이 방송 이야기를 먼저 꺼내올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그 와중에 김영희 피디는 치명적인 실수를 하나 했습니다.

 그는 리얼 버라이어티와 가수들의 실제 모습 사이에서, (지금까지의 일반 리얼 버라이어티라면 절대로 하지 않았을 실수인) 민감한 날 것을 꺼내었습니다.

 리얼버라이어티는 사실 진정한 날 것이 아닙니다. 날 것에서 피디와 제작자의 가공을 거치고 나온 날 것에서 꺼낸 또 다른 제품입니다. 그 안에는 내용 상의 설득력이 존재해야 하며 또한 시청자들의 납득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런데 지난 주 방송에서 김영희 피디가 보여준 편집은, 정말 이 사람이 '아... 시청자들은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면 납득할거야. 이 모습을 보면 이 프로그램의 진정성을 생각해주겠지?'라는 생각으로 정말 날 것을 내던져 놓은 편집이랄것도 없는 편집이었습니다.

 다른 가수들과 연예인들이 김건모의 탈락을 충격으로 받아들이고(사실 김건모만이어서 그런 반응이 나왔을까요?), 그 가운데 몇몇 이들은 울고 촬영 중단을 요구하고(정말 방송에서 이런 일이 없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니, 정말 그런 요구들이 잘못된 요구였습니까?), 갑자기 룰을 깨고(룰을 깨느냐 룰을 바꾸느냐 룰을 계선하냐는 다른 문제입니다. 전 사실 개선의 시작점이라고 방점을 찍고 싶지만) 하는 모습을 정말 날 것으로 끄집어내놓은 편집은 사실 방송에서 용납될 수 없는 편집입니다. 모두가 함께 보는 방송이라면 일부만 이해하게 할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이라도 더 알 수 있도록 납득할 수 있도록 하는게 기본적으로 대중방송의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김영희 피디는 그런 기본적인 룰을 편집에서 어겼고, 결국 방송 참가자들이 엄청난 역풍을 맞고 또 자기 자신도 자신이 정말 정성껏 꾸린 밥상으로 욕을 먹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이는 방송 외적으로 신경 쓸 것이 많았던, 그리고 탈락 문제에 대해 너무나 민감한 네티즌들의 반응에 떠밀리듯 이루어진 편집이라는 생각이 저의 생각이지만, 어찌되었건 김영희 피디는 밥상에 날 것을 올리는 치명적인 실수를 하고 맙니다.





 보수를 받기 위해 방송에 재를 뿌리는 기자들, 월척을 낚다.  
 그 와중에 몇몇 인터넷 매체와 블로거들은 연일 민감한 제목과 내용의 글들로 인터넷 상을 호도했습니다. 달을 가리키는데 손을 보는건 잘못이라는건 고사성어에서의 교훈일 뿐이고, 손가락에 묻은 때를 보고 거의 방송 하나를 초토화시키는 저력을 보입니다.

 시작 전부터 되지도 않는 가수들의 기살리기글(그들은 그런데 나올 급이 아니다)로 방송을 말아먹을 기미를 보이더니 방송 족족 까기 시작하던 방송은 결국 지난주를 기점으로 엄청난 포화를 맞습니다. 덕분에 기자들은(그들을 기자라고 말하기도 아깝지만) 그리고 몇몇 블로거들은 자신의 의견에 동조하며 방송을 함께 욕해주는 이들과 자신의 기사에 끄덕여주는 이들과 동시에 클릭당 보수를 받아챙겼겠지요. 

 방송에 대한 고민 없이. 플롯과 행간을 잃는 기본적인 고찰도 없이. 네티즌들의 (그것도 몇몇 악플러들의 더러운 댓글들을 포함해서) 반응을 옮겨적고 송고를 하고 그대로 입을 닫았습니다.

 아무도 그 방송이 의미하는 바, 생각해보아야 하는바 따위는 생각지 않아보이는 것 같습니다. 몇몇 기자들과 블로거들이 자중을 요하는 글을 올렸지만 속수무책이었습니다.

 기자들은 김영희 피디가 내놓은 날 것을 월척인 낚시감으로 여기고 낚아 이리 볶고 저리 볶아 내놓습니다. 그리고 논란은 커져만 갑니다.




 밥상 엎기 전문가들, 다 같은 네티즌이라고 하지 말아줄래?  
 하아, '나는 가수다'를 보고 '정의는 무엇인가'를 떠올리는 네티즌의 댓글은 정말 실소를 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뭐라고 생각하기도 싫어지더군요.

 대체 방송에서 정의가 어떻게 하면 구현이 되고 어떻게 하면 사라지는지... 그 사람은 정말 정의롭게 살고 있는지, 정말 정의를 고민해봤는지. 살면서 얼마나 정의를 실천하고 얼마나 정의를 위해 자신을 만들어보았는지. 

 근데 우습게도 그들의 의견만이 부각됩니다. 그 의견을 피드백 삼은 다른 네티즌들은 (10% 시청률이라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수준의) 인터넷 반응으로 방송 전반을 초토화시킵니다.

 그런데 그러한 경우 가운데에는 한 네티즌(이라고 쓰고 개객끼라고 읽는다)의 결정적인 제보가 한 몫을 했습니다.

 옮겨보자면,
 "김건모가 탈락했으나 김건모의 불복으로 일주일 후에 재촬영이 이루어졌으며 그로 인해 박정현이 탈락했다."는 스포일링이었습니다.


 이 스포일링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습니다. 결과적으로 김건모가 탈락했으나 그가 불복한 것은 결코 아니며(날 것으로 내놓은 방송에서도 그가 불복한 것은 아님이 분명해 보이지 않습니까?), 그 일주일 후에 재촬영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박정현의 탈락도 미리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그 네티즌의 글을 아름아름 퍼져나가고 결국 '김건모 이 개객끼' 일보 직전의 상황에서 방송이 날 것을 내놓는 과오로 결국 김건모는 예정된 수순대로 탈락 이상의 수모를 당합니다.

 그리고 참 우습게도 그들이 내세운 '정의'는 그들의 입과 그들의 손으로 망가집니다. 결국 그들이 내놓은 것은 더 좋은 대안이 아닌, 한 방송의 막내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내놓은 것은 재창조가 아닌 파괴였습니다.
 재창조는 피디가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할 네티즌들은, 대체 의견이라는게 어떻게 순환되고 세상을 만드는 것인지 일초의 고민도 안 해본 사람들이겠지요.

 김건모의 재도전을 고작해야 자존심의 스크래치로 여기고, 이소라의 발언들을 고작해야 신경질로 밖에 해석하지 못하며, 김제동의 이야기를 고작해야 우유부단함으로 밖에 여기지 못하는 이들에겐 주말 버라이어티는 그냥 웃으며 자신의 기분 맞춰주면 좋아하는 방송으로 채우면 되는 일입니다.


 그들이 말하는 정의. 그들은 정말 정의를 알고는 있는걸까요? 그들은 정말 정의로운 사람일까요?

 그렇다면 애초에 스포일러들이나 욕하시죠? 자신의 궁금증을 채워주는 불법에는 얼마든지 감사해하면서 그걸 재미삼아 즐기던 분들이, 대체 왜 그 방송에 자신의 순결이라도 짓밟힌 양 그 난리를 피우시는지들...

 옛 드라마에서 자주 보이던, 술은 잘도 마시면서 수틀리면 밥상 엎는 그런 파렴치한은 아닌지요?
 키보드 워리어는 여전히 죽지 않았습니다. 그 타겟을 바꾸고 자신을 더 정당화하는 방법을 찾아 여전히 인터넷 상에 존재합니다. 때로는 그들은 인터넷 매체 기자가 되어 있고, 블로거가 되어있고, 또 댓글러가 되어 있습니다.

 물론 글을 쓰면서도 걱정되는건 이 글을 절대다수의 일반 네티즌들을 두고 쓰는 것은 아니라는 점과, 그럼에도 그렇게 읽힐 수 있다는 점을 제가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부디 정말 이 방송을 아끼고 그렇기에 실망했던 분들이 이 글을 보고 상처 받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분명 저 역시 편집에 실망했고, 더 나은 방식의 방송이 되지 않음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사실 안 쓰면 될 글을, 이 방송이 끝을 맺는 방식이 너무도 허탈하고 안타까워 글을 써봅니다.

 아무튼 한 키보드 워리어의 스포일링은 결국 일부 또 다른 키보드 워리어들을 각성시켜 정의를 빌미로 하나의 쓰레기 더미를 만들어내고 대다수의 순진한 네티즌들은 단시 '실망했을 뿐인' 와중에 그 쓰레기 더미의 일부만 보고 동조하며 그 쓰레기 더미 전체가 동조 받는 듯한 대중을 만들어냅니다.





 결국 MBC는 밥상을 치웠다.
 물론 아직 나는 가수다는 종영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재정비의 기회를 삼아 더 나은 방송을 만들겠다고 포부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김영희 피디의 밥상이 치워졌고, 그 밥상을 함께 준비한 이들은 상처를 받고 방치되어 버렸으며, 더 나아질 개선의 여지를 남기지 않고 불명예만 남겨버린 것입니다.

 그게 세상의 정의라면 할 말이 없구요.

 MBC는 결국 최악수지만, 차라리 시원한 답을 내립니다.

 신나게 까던 네티즌들의 포화 집중 대상인 김영희 피디를 경질시킵니다.
 그리고 신정수 피디라는 이미 쎄시봉으로 검증(?) 된 피디를 내세웁니다.


 방송이 가진 화제성과 목적은 '휴방'이라는 명목으로 이어갑니다. 하지만, 이미... 개인적으로는 지켜보아야 한다고 생각된 이 방송의 발전은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생동감으로 바뀌어야 할 그들의 서바이벌이, 오히려 이제 고정된 하나의 이미지로 그려질듯한 느낌이 강하게 옵니다. 이리 움직이지도 저리 움직이지도 못 하는... 부디 그런 방송이 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후속 피디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
 그것도 한달이라는 기간동안에 말입니다.

 그럼에도 저는 신정수 피디와 출연자들을 그리고 이 방송의 목적을 믿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일선 제작에서 물러나는 김영희 피디의 푸쉬 또한 사실 내심 믿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달을 기다리며...



 '나는 가수다'는 정말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악을 방송으로 끄집어 내며, 그 음악을 하는 이들의 음악에 대한 열정과 이야기를 끄집어 내었습니다. 저는 이 방송이 계속 이어지고 또 좋은 반향을 일으키길 바랍니다.

 한 달의 휴재 기간동안 방송을 준비하는 이들도 더욱 의기투합해서 멋진 방송을 만들어주기 바라며, 이 방송을 기다려왔던 시청자들도 더욱 성숙한 귀와 머리로 이 방송을 대하여 보길 바라여 봅니다.

 이 방송의 다시 보기가 반드시 이루어져서, 이 방송이 주는 즐거움과 감동을 앞으로도 꾸준히 즐길 수 있길 바라여 봅니다.





 오늘 방송에서는 김범수 1위, 정엽 7위로 정엽은 하차를 결정해서 떠나는군요.


 정엽 씨, 좋은 노래 더 좋은 곳에서 많이 볼 수 있길 바랍니다.



posted by soulian
2011. 3. 23. 23:41 오롯/방송 즐기기



 당분간 블로그에 글을 쓰지 못하리라 생각했습니다.

 우선... 학기가 시작되었고, 일도 열심히 노력 중이고... 처음 적어도 일주일에 여섯시간에서 일곱시간 가까운 수업 시간이 추가되는 바람에 일주일에 한 3, 4일은 '내가 지금 뭐하는건가' 싶은 마음에 들 정도니...
 블로그에 '글'이란 정말 쉽지 않으리라고 생각했지요.

 덕분에 준비 중이던 버거 열전 2탄과 몇 곳의 맛집 소개 추가 글, 그리고 예상치 못하게 저의 블로그에 큰 도움이 되어준 위대한 탄생 리뷰, 아이폰 관련 리뷰 및 추천 글들이 줄줄이 밀린 상태입니다.
 (참고로 제 마실 리뷰 중에 중앙대 근처 동경도는 주인이 바뀌셨고, 신촌의 비밥하우스는 없어졌네요. 그것도 수정해야 하는데 아직...!)

 그런데 그런 중에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은, 위의 글들 때문이 아니라...
 드라마 한 편 때문입니다.

 요근래 본 드라마 중에서 정말 마음에 들었던 것은 기껏 해야 두 편.
 하지만 그 두 편은 모두 어떤 긴장감이나 흥미 위주보다는 따뜻하고 인간에 대한 성찰을 담았기에 볼 수 밖에 없었던 드라마였습니다(더군다나 둘 다 SBS였네요. 저와 종종 드라마 이야기 나누는 분들은 당연히 아실 것 같은데... 어떤 드라마였는지 맞춰보실분?).

 그런데 얼마 전부터 간만에 저에게 긴장감과 흥미 모두를 전해줄 수 있는 더불어 보기 힘든 준비된 자세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는 드라마 한 편을 찾았습니다.

 그 드라마는,  바로 '로열 패밀리'입니다.



 이 드라마, 미쳤습니다.
 그리고 저도 미치겠습니다(과장 좀 많이 보태서)!
 정말 미친 이야기에 미친 전개에 미친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군요.

 드라마를 보면서 "야, 정말 어떻게 이 드라마는 이러냐?"라는 말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모릅니다.

 특정 장르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다양한 형태로 들어나는 감정선과 입체적인 전개 방식, 더군다나 이들을 오고 가는 방식이 너무도 치밀하고 설득력 있어서 보다보면 저도 모르게 어느새 이야기에 빠져들게 됩니다. 극본 외에도 크리에이티브가 둘이나 붙어 있다는 이야기가 분명 허언이 아닌 것이 분명해보입니다. 이런 이야기 전개는 정말 능력이 있거나 또는 정말 치열한 노력이 아니라면 짜여지기 힘든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이야기가 좋아서, 표현력이 좋아서 본 드라마는 많이 있어왔지만, 이렇게 일종의 베틀에서 짜여진 질 좋은 베 같은 드라마는 정말 오래간만이네요.

 드라마는 정말 영리하게 권력암투, 개인의 갈등을 통해 시선을 모을뿐만이 아니라 더불어 애틋한 감정선까지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특정 장르나 이야기에 치중하다보면 쌓이기 쉬운 압박감에 의한 피로도를 오히려 안마하듯이 드라마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는 수준에서 유지해가고 있습니다(사실 요근래 드라마들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자극적인 것만큼 피로도가 쌓일 수 밖에 없는 전개들이 많았던 거 같습니다. 그래서 저도 어느새 가볍거나, 또는 따뜻한 이야기 중심의 드라마를 찾았던 것 같구요.)
.
 그리고 그러한 볼거리들 사이에 인간에 대한 성찰을 과감히 배치시켜 보는 이들로 하여금 이 드라마를 보아야 할 '이유'를 만들어줍니다.  
 더불어 캐릭터들이 전반적으로 살아있음은 물론이고 각자 자신의 매력을 한껏 드러내고 있다는 것 또한 이 드라마의 강점입니다. 김영애-염정아-지성 라인 뿐만이 아니라 차예련을 비롯한 다양한 인물들이 입체적인 캐릭터를 잘 드러내며 드라마에 설득력을 더합니다.





 6회까지의 '간단한'(하지만 다시보기 수준의) 줄거리 소개
 
 국내 굴지의 기업 JK그룹에는 철의 여인이라고 불리우는 공순호(김영애 분) 회장이 있습니다. 안팎으로 대단한 카리스마로 회사 내에서나 사회적으로나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위치를 점하고 있으나, 역시 가족 문제만큼은 쉽지가 않았지요. 다른 가족들은 모두 다들 서로를 밀쳐가며 불안한 얼름판을 걷는거 같지만, 사실은 그마저도 공순호 회장의 입맛에 맞는 모습이기에 문제 없어보이는 것과는 달리, 공순호 회장의 둘째 아들이 그녀의 속을 썩입니다. 둘째 아들, 그가 사랑한 공 회장이 보기에는 한 없이 보잘것 없어보이는 한 여자 때문입니다.

 자신이 다른 어떤 자녀보다 아껴왔던 둘째 아들, 그리고 그 둘째 아들이 사랑했고 그렇기에 같이 있게만 해주면 만족하겠다며 어머니에게 반기 아닌 반기를 들게 했던, 하지만 공순호가 보기엔 한 없이 격 낮은 여자 김인숙(염정아). 공 회장은 끊임없이 그녀를 반대했지만 결국 둘째 아들의 며느리가 된 그녀이기에 그녀를 고까워할 수 밖에 없는 공순회 회장은, 그러한 고까운 마음을 그대로 드러내 자신의 영향력이 미치는 집 안의 모든 이들로 하여금 김인숙을 '김인숙'이 아닌 'K'라 부르도록 하며 그 'K'가 그에 걸맞는 취급 아니 수모를 당하게 합니다. 그로 인해 둘째 아들 내외와 다른 모든 JK家의 사람들의 곪아만가는 대립.

 그 와중에 김인숙에게 허락된 유일한 일과는 봉사활동 뿐. 결국 그러한 삶 속에서 견디지 못하고 김인숙의 남편(이자 공순호의 둘째 아들)은 인숙에게 함께 도망을 가자며 약속을 하지만,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김인숙을 태우러 가던 헬리콥터가 사고가 나게 되면서 인숙의 남편(이자 공순호의 둘째 아들)이 사망하게 됩니다. 당연히 이 일을 통해 공순호는 김인숙을 자신의 집안에서 완전히 잘라내고자 하죠.

 처음엔 가진 자 답게 돈으로 해결을 하려던 공순호. 50억을 줄테니 자녀(김인숙에겐 공 회장의 둘째아들과의 사이에서 나은 아들이 한 명 있습니다.)에 대한 양육권을 포기하고 집안에서 떠날 것을 요구하지요. 하지만 김인숙은 자신의 아들과 이 집을 떠날 수 없다며 공 회장의 그러한 제안을 거절. 그 결과, 공순호가 김인숙을 밀어내기 위해 무시무시한 카드를 꺼냅니다. 공 회장이 택한 방법은 바로 김인숙을 금치산자로 만드는 일. 다시 말해, 인숙을 정신분열증 환자로 몰아 금치산자로 만들어 집안에서 쫓아내기로 합니다. 이러한 공 회장의 카드에 금새 벼랑 끝으로 떨어질 것만 같은 상황에 처해버린 김인숙.

 그런데 그 와중에 인숙의 곁에 나타난 든든한 조력자, 한지훈. 그는 어린 시절을 고아원에서 자란 고아로, 김인숙이 후원자로서 물심양면으로 보살펴온 이였습니다. 그런 그가 어느새 다 자라 전도유망한 '스타' 검사로 인숙의 곁에 서게 됩니다. 인숙의 벼랑 끝 상황을 알게 된 지훈은 자신의 지위까지 버리고 JK그룹으로 들어와 아무도 모르게 인숙을 돕습니다. 이전까지 한없이 나약해만 보였던 인숙, 지훈의 등장과 함께 차츰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자신의 숨겨왔던 본 모습을 드러내는 인숙. 그녀는 차근히 지금껏 그녀가 숨겨왔던 그녀의 능력과 야망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이런 상황은 꿈에도 모르는 JK그룹 회장인 공 회장에게는 또 하나의 고민거리가 있었으니, 그것은 JK그룹을 총괄할 대표 회사 JK CLUB의 설립입니다. 정치권의 도움이 절실한, 아니 적어도 정치권의 반대는 없어야만 JK CLUB의 설립이 순탄하리라 예상되는 가운데 JK그룹에 악연이 있는 후보가 유력 대통령 후보로 오르게 됩니다. 그런 상황을 역전시켜고보자 공순호 회장은 자신의 자식들에게, 그 후보(정확히는 후보의 아내)를 JK그룹의 편으로 만들어 오는 일을 해내는 이에게 JK CLUB의 사장직을 맡기겠다고 합니다.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드는 JK家 사람들, 그러나 모두가 헛물을 켜는 가운데, 놀라운 사실이 밝혀집니다. 바로, 가족들이 그리도 무시해왔던 'K', 인숙이 그 유력대선후보의 아내와 봉사활동을 통해 친해진, 서로를 '언니' '동생'하는 밀접한 사이였다는 것입니다. 

 그런 인숙을 이용해 대선후보의 아내에게 접근해 목적을 이루려는 공순호 회장. 인숙은 그런 상황을 자신의 목적을 이루고자 역으로 이용하려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와중에 지훈이 인숙의 후원 속에 컸다는 사실을 공순호 회장이 알아 버리고, 인숙과 지훈은 공순호 회장에 의해 감금의 위기까지 처하지만 인숙과 지훈의 기지로 결국 탈출하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인숙은 JK CLUB의 대표가 됩니다.

 많은 이들의 방해와 시기 가운데에도, 인숙은 이전까지의 나약한 모습은 온데 간데 없어 정말 영리하고 때로는 대범하게 차츰 JK CLUB을 장악해가게 됩니다.

 하지만 이야기는 이제 시작입니다.
 인숙이 지원을 후원해 온 이유를 꿈에도 모르는 지훈. 그리고 공순호 회장이 가진 결코 만만치 않은 힘. 인숙 곁에서 언니 동생 관계이면서도 후원자 역할을 시작한 하지만 결국 줄타기의 줄 같은 역할이 틀림 없을 대선 후보의 아내.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받치고 있는 인숙의, 막 녹아 그 속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숨겨진 과거.

 그 많은 이야기들이 단 6회 사이에 이루어지고 또 지금 조금씩 그 얼개를 풀어가고 있습니다.
 정말 무서울만큼 빠르고 또 심장을 쥐어짜듯 강렬하게 말입니다.





 배우들의 호연과, 그들로 인해 살아나게 된 진짜 '캐릭터'들

 염정아(극 중 김인숙)



 첫 회와 둘 째 회까지도 염정아가 맡은 캐릭터는 뭔가 어색하게 느껴집니다. 한없이 나약하고 순박해보이는 그녀이지만 뭔지 모르게 풍기는 분위기는 그녀가 그저 나약하고 순박하게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그런 그녀의 연기를 그녀(염정아)의 내공 부족으로 여길 찰나, 인숙이라는 캐릭터가 자신의 속에 숨겨둔 이야기와 모습을 들어내면서 이전까지의 연기가, 아니 캐릭터의 표현이 알고보면 극도로 계산된 그리고 매우 적절하게 알맞은 배역을 맡은 덕임을 알게 됩니다.

 인숙이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기 시작하며, 염정아는 정말 제대로 그 캐릭터가 가진 모든 것을 풀어냅니다. 눈빛 하나하나마다, 그리고 작은 표정의 움직임 하나하나 인숙이라는 캐릭터가 어떻게 살아왔으며 무엇을 준비하고 있으며 또 어떤 결말에 치닫고자 하는지를 강렬하게 드러냅니다.

 인숙이라는 캐릭터는 단순히 입체적이라고 표현하기엔 그 표현이 부족합니다. 아무리 봐도 인숙이라는 캐릭터는 극 내부에 상당한 필연성과 그 필연성을 충분히 설득할만한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일종의 진정성입니다. 순간순간 변하는 인숙을 보면서도 그 모습을 어색해하기보다는 뭔지 모를 감정으로 지켜보게 되는 것은 그 진정성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염정아는 그를 위해 자신의 눈에 한 없는 슬픔을 담은 것처럼 보입니다. 한 없이 나약해 보이던 그녀가 한 없이 강렬한 능력을 지닌 그녀로 변해서도 그녀의 눈에는 이전 배역까지는 이렇게 까지 강렬해 보이지 않던 슬픔이 담겨 그녀를 떠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모습은, 앞으로의 이야기에 설득력을 더할겁니다.



 지성(극 중 한지훈)



 지훈이라는 인물은 검사로서의 커리어가 보여주는 한없이 강함을 지님과 동시에 또 한없이 소년 같은 모습을 가진 캐릭터입니다. 그러한 후자의 모습은 지훈의 곁을 지키는 친구들로 드러납니다. 전반적으로 '현실적'인 '팍팍한' 인물들 가운데 지성의 곁의 고아원 동기들과 검사 친구의 모습은 너무도 헌신적이면서 너무도 밝고 아름답습니다. 그 주변인물들은 지훈이라는 캐릭터의 설득력을 알게 모르게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그러고 그런 후광 속에 지성은 (가끔씩 묻어나는 오글거림이 있음은 분명히 사실이지만...) 그런 강함과 소년의 캐릭터를 둘 다 포기하지 않고 이끌어가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리고 꽤나 괜찮은 결과물을 보여주고 있구요. 지훈이 본격적으로 이야기 상에서 갈등의 축을 자리잡게 되면 지훈이라는 캐릭터가 가진 진가가 드러날 것 같습니다.



 김영애 (극 중 공순호)

 



 황진이 때 보았던 김영애 씨의 장점은, 로열 패밀리로 오면서 그 정점을 찍는 것으로 보입니다. 깊은 냉철함과 깊은 열정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는 힘(& 무심한 듯 시크함의 종결자)을 가진 여배우로서, 김영애는 그녀가 정말 대기업의 CEO인 것처럼, 그리고 그녀가 정말 JK家를 이끌어가는 인물처럼 드라마에서 군림하고 있습니다. 

 JK家 사람들이 정말 JK家 사람들이도록 하는, 김인숙이 K이도록 하는 놀라운 마법의 중심에는 김영애 씨가 있습니다. 



 차예련(극 중 조현진)



 에, 놀랍습니다.
 쟁쟁한 배우들(집사 역의 전노민, 첫째 아들과 그 부인 역의 안내상 전미선 등)의 사이에서 의외로 최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은 다름 아닌 셋째이자 JK家의 유일한 딸인 차예련이 맡은 조현진이라는 역입니다. 

 극 중 조현진은 흔히 우리가 아는 재벌이라는 캐릭터에 부합하는 냉철함과 능력과 동시에 인간적인 감정을 충분히 드러내며 극 중의 멜로선을 살림과 더불어 냉혹한 JK家에서 때로는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하며 극을 받치는데다가, '성장'을 앞둔 인물로서의 극의 주변 그러나 중심에서 멀지 않은 위치에서 관찰자적인 시선과 그런 시선 가운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대로 알지도 못했던 차예련이라는 배우가 그 인물에 설득력을 한참 불어넣고 있습니다.



 그리고 JK家 사람들과, 인숙의 조력자인 유력대선후보의 아내, 그리고 지훈 곁의 이들



 그들이 이야기와 중심 인물들의 캐릭터에 설득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이 드라마를 이야기하면서 제가 너무도 자주 하고 강조하는 것이 바로 '설득력'입니다. 

 사실 드라마는 때로는 너무도 허황된 것 같은 전개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 그러한 허황됨이 결코 극의 완성도를 해치지 않고 오히려 매력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이 드라마가 가진 '설득력' 때문입니다. 흠,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분명한 것은  그 설득력에 가장 큰 힘을 불어넣는 것은 (물론 연출과 극본의 힘을 빼놓을 수 없지만, 아, B.G.M도 미치는군요! 심장이 두근두근!) 캐릭터들의 입체성과 그런 입체성을 대놓고 드러내는 배우들의 호연입니다. 그런데 그 입체성이 3차원만이 아님은 또 재미납니다. 예를 들어 지훈 곁의 사총사(고아원 친구들과 검사)는 참 평면적인 인물입니다. 하지만 오히려 그러한 평면성은 자연스럽게 극에 숨쉴 수 있는 공간을 더합니다. 그 와중에 JK家의 사람들 또한 결코 모두가 입체적이진 않으나 그럼에도 그들의 조화로 2차와 3차의 공간을 극 전반에 펼쳐놓고 잘 어우러진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그런 평면적인 캐릭터들마저도 숨을 불어넣어 극 중에 심어놓는 배우들의 호연 때문이리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6화에서 드러난 이 드라마의 강렬한 메세지

 언뜻언뜻 내비쳐온 김인숙이라는 인물의 슬픔.
 슬픔의 근원이 지난 6회 마지막 장면에서 드디어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이제 막 자신의 능력을 펼치기 시작한 인숙이 찾은 이는 다름 아닌 정신병동의 한 여인(그녀가 누구인지, 일단 스포일러는 유보). 그리고 인숙은 그 여인에게 지금까지 극 중에서 보였던 그 어떤 때의 모습보다 진심어린 고백을 이야기 합니다.



 "살다보면, 기쁨의 날 같은 것도 있는 것 아닐까?
  근데... 무섭기도 해.
  이런 날들이 끝까지 갈 수 있을지...
  지훈인... 아무것도 모르는데...
  그냥 날... 한 없이 착한 김인숙으로만 알고 있는데...
  그 애한텐, 정말로 상처 같은건 주기 싫은데..."



 "나...
  나, 할 수 있을까?
  내가 사람이라는거... 증명할 수 있을까?"

 전, 정말... 김인숙의 독백에서 전율해버렸습니다.

 드라마 '로열 패밀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고 이미 알아버린 사실.
 이 드라마의 원작인 소설 '인간의 증명', 그리고 그 소설의 이야기.

 드라마는, 원작의 줄거리가 아닌 이야기의 핵심부를 정통으로 이식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핵심부 '인간으로서의 존재의 증명'
 그녀가 그 존재의 증명에 고민하며 자신을 내던지려고 하는 순간.

 드라마가 진정성이라는 정말 찬란한 빛을 발합니다.

 이 드라마는 '로열 패밀리'가 얼마나 추악하고 더러운 존재인지를 보여주는 드라마도...
 그러한 추악한 틈바구니에서 자신의 야망을 이루고자 하는 한 여성의 고군분투를 보여주고자 하는 목적의 드라마도 아닌 것 같습니다.
 결국 한 여인의 '증명', 자신의 삶이 내던진 질문인 '자신의 존재의 증명'을 향해 내달리는 한 여인의 모습과 그를 통해 드러내는 한 없이 강한 듯 하면서도 한 없이 나약한 하지만 강함과 나약함으로는 설명될 수 없는 이들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인숙이 말하는 그녀의 '증명'은 무엇일까요?
 그녀는 그 '증명'을 해낼 수 있을까요?

 원작이 존재하는 이 드라마가, 저는 감히 영화 올드보이처럼 원작을 뛰어넘는 또 하나의 작품이 되길 진심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미 드라마가 펼쳐낸 이야기들만으로도, 이 드라마는 그러한 가능성을 한껏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되어집니다.
 
 전 이미 무너졌습니다.
 이 드라마는 저의 본방사수의 욕구를 대놓고 깨워버림과 동시에 바빠 죽겠다던 저의 블로그의 한 자리를 차지합니다. 꽤나 공들인 글의 주인공으로 말입니다.

 앞으로 종종 이 드라마에 대해 전해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전 이 드라마가 감히 인간에 대한 성찰을 담은 드라마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기대를 감히 하고 있기에, 더욱 더 이 드라마에 관심을 두고 또 더욱 더 즐기고 있습니다.

 김인숙의 6회에서의 독백이 이후에 큰 울림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여 봅니다.
 김인숙의 이야기가 단지 한 여성의 야망 실현기가 아닌, 수많은 이들의 삶들 가운데 우리로 하여금 또 하나의 깊은 울림을 전해줄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 바라여 봅니다.

 이 드라마는 재미와 그러한 의미 모두를 담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 너무 앞서가는 걸까요?

 실망하지 않겠죠?
 실망하지 않을겁니다. 이 드라마.
 꼭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로열패밀리'의 원작에 관한 이야기를 덧붙이며 글을 마칠까 합니다.

 바로 아래의 더보기(more)를 눌러주세요.
 스포일러를 원치 않은 분들을 위해 숨깁니다.


 지난 3월 17일 6회 로열패밀리는 전국 시청률과 수도권 시청률이 TNmS에서 각각 11.4%, 14.4%, AGB닐슨에서 각각 14.4%, 16.9%였습니다.
 7회 시청률이 궁금해지는군요^^




 
 제가 아는 좋은 것들을 늘 조금씩 더 나누는 soulian이 되겠습니다.

 긴 글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긴 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는 늘 글을 쓰며, 많은 분들의 피드백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글을 보시고 드신 소감이나, 글 내용에 대해 하고싶으신 말씀, 궁금하신 점 등...
 다양한 의견을 덧글로 달아주시면 꼭 답글 드리고, 또 공간이 있으시다면 꼭 답방 가도록 하겠습니다.

 덧글 하나하나가 정말 소중한 것 같습니다^^

 더불어 글이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의 손가락 모양의 view on 버튼을 살짜쿵 눌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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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 행복하세요^^


posted by soulian
2011. 3. 21. 19:47 오롯/사는 이야기

 지금은 학교 도서관.
 오늘도 열심히 과제를 하던 중에... 갑자기 검은 화면의 아이폰!

 아이폰이 꺼졌네?
 배터리는 좀전까지 50% 가까이 남아 있었는데?
 읭? 검은 벽도리 요기잉네?
 
 하고 잠시 고민하다가...
 설마설마 (탈옥 전무는 물론이고) 애지중지 써온 이 휴대폰에 '벽돌' 현상이 찾아온건가 싶어서 벽돌폰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습니다.

 아마 다들 아시겠지만...
 갑자기 아이폰이 검은 화면에서 켜지지도 움직이지도 않는다면!

 그때는
 
 (1) '홈버튼 + 전원버튼(화면버튼)'을 동시에 꾸욱 누르고 있으면 켜진답니다.

 단번에 안 되면 여러번 시도!

 경우에 따라

 (2) 커넥팅을 시키면(연결단자로 컴퓨터와 연결시켜주면)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하네요.

 문제는 제 휴대폰이 지금 홈버튼 +  전원버튼 모두의 동작 오류로 버튼 누르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

 30분 가까이 누르고 누르고 하다가,
 누르고 누르고 하다가,
 안 되네?
 헉...
 어쩌지?
 조금 쉬었다가 다시 누르고 누르고 하다가,
 방금 전에 겨우겨우 켰답니다.

 다행히(?) 벽돌폰이었네요.
 더 큰 문제였다면 정말 큰일이었을텐데...

 해외 아이폰은 국내에서 AS가 안 된다는 이유로 버튼이 고장난 채로 쓰고 있는데...
 제 아이폰이 얼른 자기 좀 고쳐달라고 시위했나봅니다.
 조만간에 사설 센터 한 번 들러야겠어요.

 아무튼 한 숨 놓는 저는, 다시 과제의 늪으로 빠집니다^^
posted by soulian
2011. 2. 25. 22:39 오롯/방송 즐기기


 지난주까지 김태원은 네 명의 제자를 모두 택했고, 이은미와 신승훈은 두 명, 방시혁은 한 명, 김윤아는 아직 한 명도 제자를 택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번 주 방송의 참가자들이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비록 지난 주와 비슷한 수의 참가자들의 경합이 이어졌지만, 지난주의 절반뿐인 합격 가능 인원에 유난히 더 마음을 졸여야 했던 파이널 경합이었어요. 
 그렇다면 2월 25일 위대한 탄생 13회의 내용을 함께 훑어볼까요?
 soulian의 위대한 탄생 다시 보기! 시작합니다!



 제일 먼저 무대를 연 것은, 지난 주에 많은 시청자분들의 애간장을 태웠던 이유나, 김정인의 댄싱퀸이 아닌 정희주, 김도엽의 빌리진이었습니다.


 정희주, 김도엽(파이) : 마이클 잭슨의 빌리진

 자신들의 색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싶었다는 포부, 그리고 그 포부만큼 멋진 무대였습니다. 곡에서의 강약을 조절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눈에 보였습니다. 귀로도 느껴졌구요. 그로 인해 곡이 더욱 재미났던 것 같습니다. 서로 간의 호흡에도 신경을 많이 썼고 더불어 각자의 색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덕분의 원곡과는 또 다른 느낌을 주었고, 결과적으로 좋았습니다.


 정희주 : (기다렸다는 듯이 손을 드는) 김윤아 멘토

 이은미 씨를 내심 기대한 정희주 씨, 그래도 재능은 알아봐주는데에서 싹틉니다. 김윤아 씨가 더 발전된 길로 이끌어주리라 생각됩니다.


 김도엽 : 탈락

 패자부활전에서 방시혁 씨가 살린 김도엽, 안타깝게도 탈락했습니다. 못해서 탈락한 것이 아닌, 20명이라는 제한된 합격자수와 멘토들의 의향이 반영된 결과였으므로 낙심하지 않고 무대에서의 열정을 잃지 않길 바랍니다.



 다음은 폭넓은 지지층을 가지고 있는 김정인과 이유나의 댄싱퀸 무대였습니다.


 이유나, 김정인(엔도르핀) : 댄싱퀸

 김정인의 곡에 이유나에게 관심도는 떨어져 보였을지 모르지만 이유나가 김정인의 보컬 호흡을 잘 잡아주었습니다. 만약 이유나가 욕심을 부렸다면 김정인이 살지 못했을텐데, 오히려 이유나가 맞춰주는 과정에서 곡이 즐거워졌습니다. 그렇다고 정인이가 못 했는가? 그건 아니지요. 무대를 지켜볼수록 정인이의 실력은 말그대로 재능인 것 같습니다. 표정 하나 안 바뀌고 곡의 음정과 박자, 그리고 자신만의 느낌을 잡아가는 걸 보면 신기합니다. 정말 신기합니다. 차츰 자신의 색을 더 입혀가고 감정을 살려가는 모습을 본다면 정말 뿌듯할 것 같습니다.


 이유나 : 탈락
 
 개인적으로 안타깝습니다. 저 나이에 저 정도 호소력이면, 살려볼 만 한데... 안타깝게도 멘토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네요.


 김정인 : 방시혁, 신승훈 선택 : 방시혁 멘토
 
 친절한 신승훈, 무섭지만 (많이 보니까 안 무서워지고) 잘 가르쳐줄 것 같은 방시혁 씨를 멘토로 바란 김정인. 방시혁 멘토의 품에 안겼습니다. 오늘 막 기사로 나온 방시혁표 동요 레이블 출범 소식이 다시금 떠오르더군요.




 유솔아, 윤건희(맑은 소리) : 나미의 슬픈 인연

 이젠 시간이 부족하니까 합격자 무대도 넘기는군요. 
 MBC, 위대한 탄생 5회 연장했다매! 뭐라고 말을 쓸 수가 없잖아! 그네들의 실력을 평가도 못하게 만드는 이런 편집은 좀!

 윤건희 : 신승훈 멘토

 윤건희는 미국 무대에서 꽤 괜찮게 보았던 참가자였는데, 사실 지금껏 특별히 유별난 기량은 선보이지 못했네요. 

 유솔하 : 탈락

 무대를 제대로 못 봐서 함부로 평가하기 그렇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이주형, 장유란 : 나미의 슬픈 인연

 고음이 장기인 이주형이 있어서인지 슬픈 인연이 지난번 이주형이 불렀던 8282 같이 느껴지는 곡이 되었더군요. 잠시 본 무대지만 멍한 느낌이... 이건 아니잖아요.

 이주형 : 탈락

 무대를 제대로 못 봐서 함부로 평가하기 그렇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장유란 : 탈락

 무대를 제대로 못 봐서 함부로 평가하기 그렇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이미소, 메건리 : 아이 돈트 케어

 메건리의 발음 문제로 연습이 어려웠던 팀이었습니다.
 아, 이미소 일전에 붙었었군요. 다행입니다. 지난주에 권리세 탈락 후에 했던 걱정이 다행히 씻겨내려갔습니다. 보컬과 춤이 함께 가능한 참가자로 개인적으로 기대하던 참가자였습니다. 
 곡에서는 둘 모두 소녀 감성을 살려 발랄함과 동시에 자신들의 장점을 잘 들어냈습니다. 다만 곡에서의 기본적인 절제와 화음을 생각했다면 좀 더 좋았겠지만... 오히려 그런 절제보다는 더 곡의 색깔을 잘 표현해준 소녀 감성이었니까... 좋았습니다.
 근데... 위탄 관계자 여러분, 근데 마이크 웅웅되는건 앞으로 좀 주의해주세요! 일부러 이어폰 끼고 듣는데 갑자기 귀아파서 힘들었어요.


 이미소 : 방시혁 멘토

 개인적으로 붙여가길 바랐습니다. 춤과 음악이 함께 가능한, 더 재미난 무대를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본선 무대에 가길 원했는데...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아무도 손을 안 들어서 마음 졸이고 있는데 방시혁 씨가 손을 들었습니다. 저 역시 방시혁 멘토에 찬성이오!


 메건리 : 탈락

 다들 안타깝지만, 이번 40명의 참가자들은 모두 수준급의 실력자들. 탈락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발음 문제는 앞으로의 참가자라면 반드시 고려하고 와야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데이비드오, 조형우 : 아이 돈트 케어

 마찬가지로 아이 돈 케어. 그런데 이전 팀과는 느낌이 확 달라졌지요.
 기타를 들고 참가한 2인의 만남. 호흡을 고려한 팀 선정이었었다면 당연한 팀선정이였겠지요. 분명히 팀을 짜면서 서로의 호흡을 고려했던 것으로 보이네요. 이 말은... 사실 함께 탈락하고 함께 합격할 확률이 높아졌다는 뜻이기도 하구요.
 기본적으로 음을 만질 줄 아는 사람들이라서 그런지 곡이 원곡에 비해 상당히 괜찮게 깔끔해졌습니다. 다만 굳이 원곡에서의 느낌과 같지는 않더라도 곡 자체가 가진 색과 느낌을 고려했다면 조금 더 색있는 편곡이 되었을텐데라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그리고 편곡, 조형우 씨가 주로 하셨죠?
 아는 형님이 그러시더이다. 머리 잘 쓰셨다고!

 그나저나 방시혁 씨, 어깨춤 추시는걸 보니 곧 봉산탈춤도 보여주실 기세시군요+_+

 이 팀은 둘 다 붙여서 그냥 여심 좀 몰아봅시다.


 조형우 : 이은미, 신승훈 선택 : 신승훈 멘토
 
 떨어질 것 같다는 지인의 이야기에 마음 졸였습니다.
 붙이라고!
 다행히 바로 손드는 이은미 씨와 신승훈 씨. 개인적으로 이은미 씨가 데려가길 원했습니다. 이은미 씨 확신에 공감했습니다. 조형우는 이은미 씨에게 배우며 더 자신의 색을 자유롭게 나타낼 것이라는 판단이었거든요. 하지만 신승훈 씨를 택했네요. 색이 확 달라질거 같은 느낌! 조형우 씨 본인의 판단이 가장 중요하고 또 확고했구요. 그만큼 또 바른 판단이리라 생각해봅니다.


 데이비드 오 : 김윤아, 이은미, 방시혁, 김태원 선택 : 방시혁 멘토
 
 김태원 씨의 처절한 손들기가 여기서 나온거였군요. 아, 데이비드 오였구나.
 사실... 다섯 명의 멘토 중에는 데이비드 오와 특별히 색이 맞는 사람이 있어 보이진 않았습니다. 그저 방시혁 씨와의 작업이 재미난걸 같았는데, 딱 방시혁 씨를 택했네요. 역시, 예선에서 데리고 온 사람을 택할 수 밖에 없는건가요? 어쨌든... 좋은 선택이리라 생각됩니다.




 김한준, 백새은 : 붉은 노을
 
 개인적으론 백새은에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시작부터 부담감이 한가득. 백새은씨는 다시 실수연발.
 근데 왜 이 곡이었나요? 잘 모르겠습니다. 백새은에게는 다소 맞지 않는 곡이라는 느낌인데요. 반면에 김한준은 곡에 자기 색을 잘 입혔습니다. 물론 색의 느낌을 떠나 자세의 문제도 있었겠지지만... 둘 모두를 위한 선곡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백새은이 백보컬, 피쳐링도 아니었는데... 
 그 와중에 솔직히 둘 간의 어우러짐 마저도 그다지...
 마침 그 부분을 멘토들이 지적을 했네요.


 김한준 : 김윤아 멘토
 
 즐겁게 음악할 수 있는 멘토를 골랐습니다. 개인적으론 지금까지의 멘토들의 판단으로 보아 붙기 힘들 것 같았는데... 실력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멘토들이 살릴 만한 느낌의 문제랄까... 다행히도 합격했습니다.


 백새은 : 탈락

 어쩌면 김한준의 자리가 백새은의 자리였을텐데...
 자신감과 무대에서의 실수를 떠나서, 곡에서의 백새은만의 느낌이 너무 없었습니다. 탈락이 당연해보였지요.




 안아리, 박원미 : 빅마마의 거부
 
 기다렸다. 박원미! 
 그런데 빅마마의 거부를 택했네요. 호흡이 정말 중요한 곡인데 말입니다. 단 둘이, 그것도 생판 처음보는 두 사람이 이 곡을!
 그런데 그런 걱정을 단숨에 날려버릴 정도로, 호흡은 당연지사, 더불어 곡에 자신들의 색을 살려 넣었다. 원곡과 그다지 다르지 않은 편곡 같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빅마마의 원곡에서는 느낄 수 없는 느낌도 주었습니다. 만족스러웠습니다. '듀엣'이라는 느낌을 잘 살린 팀 중에 하나가 아니었나싶습니다.
 여담이지만... 자신은 힙합을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란 안아리 씨 이야기에 박원미 씨의 급정색모드. 제가 잘못 본거겠지요?


 안아리 : 김윤아 멘토
 
 패자부활전에서 자신을 살린, 그리고 자신이 원하던 멘토의 자리는 이미 4명의 자리가 가득 찼습니다. 안아리 입장에서는 당연히 눈물이 흐를수 밖에요. 다행히 김윤아 씨가 살렸습니다. 막판에 여럿 살려가시는군요. 김윤아 씨. 김윤아 씨의 멘토링이 안아리 씨에게서 어떤 색을 살려줄까요? 궁금합니다.


 박원미 : 이은미 멘토
 
 살려야지. 당연히 살겠지.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근데 이젠 멘토 표정만 봐도 누가 선택할지 느낌이 오는 이 매니아스러운 느낌에 스멀스멀 풍겨오는 '난 고르지 않을듯'이라는 멘토들의 표정에 걱정 중이었는데 다행히 이은미 씨가 선택했습니다. 박원미, 앞으로도 볼 수 있군요! 다행입니다!




 이은비, 홍윤지 
 
 gee라는 곡이 쉽지가 않지요. 안타깝게도...
 부르기도 느낌 살리기도... 그렇게 선곡의 함정에 다시금 빠지셨습니다.

 이은비 : 탈락
 
 무대를 제대로 못 봐서 함부로 평가하기 그렇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홍윤지 : 탈락
 
 무대를 제대로 못 봐서 함부로 평가하기 그렇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마지막까지 실망시키지 않는 마구 자르기 편집 신공을 끝으로...
 모든 참가자들의 무대가 완료되었습니다.

 그가운데 멘토들의 합격자, 멘티석의 남은 자리는 두 자리.
 김윤아 씨, 이은미 씨의 멘티 자리가 각각 한 자리가 남았는데요.

 과연 누가 합격하게 될까요?

 이때부터 지난 11회의 패자부활전의 두근거림이 시작됩니다.

 


 김윤아 : 백새은 선택

 궁금합니다. 방송 중에 이야기한 김윤아 씨의 마음 속에서 경합을 벌인 다섯 명은 누구였을까요? 
 (어쩌면 멘토 다섯?)
 하지만 그 경합과는 별개로...
 결국 김윤아 씨는 자신의 느낌을 믿었고, 결국 마지막 김윤아 씨의 멘티는 예상한대로 백새은.
 뉴제너레이션 백새은 씨를 만들겠다는 김윤아 씨의 포부, 기대해보겠습니다.


 

 이은미 : 권리세 선택
 
 아, 모두에게 대반전. 
 이것으로 시청자 게시판은 대혼란이 예상됩니다.

 애초에 권리세가 부활한다는 이야기가 많았고, 그에 대한 시청자들의 불만 또한 방송 전부터 많았는데요.
 아마 이 결정을 보고 시청자들은 또다시 MBC 시청률 욕심으로 이 선택을 강요했다고 하려나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은미 씨는 충분히 즐거운 선택을 한 것 같습니다.
 저 역시 기대됩니다.

 전 애초부터 권리세에 대해 너무 '박한' 평가가 있었다고 생각을 했고, 개인적으로 20명 중에 들어올만한 실력은 아닐지 몰라도 40명 중에는 들어갈만 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와중에, '지름신 신공' 김태원, 김윤아 씨에 이어 이은미 씨가 또 한 번의 모험을 시도합니다.
 바로 권리세의 선택이었습니다.

 잘 생각해보세요.
 사실 이은미 씨가 권리세를 택한 이유는 너무 단순하고 또 지극히 멘토다운 발상입니다.
 
 이은미 씨에게 제대로 배워서 또 다른 모습으로 무대를 보여주길 바라여봅니다.



 이렇게 이번주까지 총 20명의 최종 합격자, 즉 멘티가 결정되었습니다.

 김태원 : 이태권, 손진영, 양정모, 백청강

 이은미 : 김혜리, 이진선, 박원미, 권리세

 방시혁 : 노지훈, 김정인, 이미소, 데이비드오

 김윤아 : 정희주, 김한준, 안아리, 백새은

 신승훈 : 황지환, 셰인, 조형우, 윤건희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멘토와 멘티 간의 줄다리기를 즐길 수 있겠네요.


 단순히 합격, 불합격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참가자들의 성장과 성장과정을 지켜본다는 것, 그것도 각기 개성이 다른 멘토들에게서 각각 자라는 멘티들의 모습을 지켜본다는 것, 여느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는 맛볼 수 없는 볼거리임에 틀림 없습니다.

 이제부터, 더욱 기대를 해보아도 되겠지요?





 사실 권리세 떨어질거라고 생각하고 준비했던 이야기

 우리나라 몇몇 시청자들은 때로는 너무도 후한듯 하지만 또 때로는 너무도 박한것 같습니다. 특히나 어떠한 기준이 주어져 있을때 그 기준에 대해서 자신이 납득하거나 판단할 수 없다면 더더욱 박해지는 것 같습니다. 또는 반대로 너무도 후해지는 것 같습니다. 

 차라리 자신의 확실한 기준이 있고 그 기준을 제대로 말할 수 있으면서 무언가를 비판한다면 그건 당연히 '의견제시'입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 그 기준이 정말 절대적인 것인지, 누군가에게 옳다 그르다를 이야기할 수 있을만큼 확실한 것인지에 대해서 확실치 않은 문제에, 너무도 쉽게 절대적으로 확실한 것 같은 의견을 반드시 수긍하라는투로 내놓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이렇게 저만의 시선이 가득한 시청 후기를 남기지만, 제 의견이 100% 수긍되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나'는 하나의 시청자일 뿐인 것입니다. 그렇다고 제 의견이 소중하지 않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충분히 방송을 즐겁고 또 관심 깊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시청의 자세. 후기의 자세. 무엇이 정답인지 알지는 못해도, 조금 더 너그러워질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그 안에서 또 다른 재미가 찾아올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음모론은 제발 적당한 일들에만...



 P.S.
 와, 부활에다가...

 
이거슨...
이거슨...!

 무려무려...!
 박칼린!

 공포의 외인구단 대박입니다!

 당연히 다음주도 본방사수!

 이젠, 각 멘토의 멘티 4명 중에 합격할 두 사람씩을 고민해볼 차례이네요.
 전 위대한 탄생이 참 즐겁습니다^^



 참고로 이번 2월 25일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의 시청률은 AGB닐슨에서 전국 시청률 17.8% 수도권 시청률 21.1%로 각각 3위, 2위를 기록하였고 TNmS에서는 전국 시청률 16.5% 수도권 시청률 21.4%로 마찬가지로 각각 3위, 2위를 기록하였습니다. 차츰 전국 시청률이 수도권 시청률로 향해 갈 것 같습니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주로 수도권에서 높은 시청률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 

 긴 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는 늘 글을 쓰며, 많은 분들의 피드백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글을 보시고 드신 소감이나, 글 내용에 대해 하고싶으신 말씀, 궁금하신 점 등...
 다양한 의견을 덧글로 달아주시면 꼭 답글 드리고, 또 공간이 있으시다면 꼭 답방 가도록 하겠습니다.

 덧글 하나하나가 정말 소중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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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 행복하세요^^
posted by soulian
2011. 2. 19. 13:43 오롯/방송 즐기기







 드디어 시작된 멘토 스쿨의 합격자 선발전!
 그 어떤 아이템보다 멋진 결과를 보여주는 듀엣 무대가 그 선발을 위한 도구로 사용되었습니다.

 어제 밤 늦게 집에 들어온지라, 오늘 방송을 보면서 각 무대마다 빠르게 타이핑해가며 글을 썼습니다. 
 이렇게 글을 쓰니 속도가 상당히 빨라지네요. 방송 딱 마치고 나니 전체 감상평이 딱 간결하고 적절하게 쓰인 것 같습니다.
 후후후, 만족스럽습니다.



 그러면 2011년 2월 18일 위대한 탄생을 다시 한 번 쭈욱 훑어보도록 할까요?

 이번주 경쟁부터는 멘토들의 의향이 적극반영되게 됩니다. 이전에는 전반적인 수준에서 합격과 불합격을 가렸다면, 이번 멘토스쿨 합격자 결정에서는 멘토들 개인의 호불호에 따라 합격자가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는 실력자더라도 멘토들이 키우고 싶은 느낌, 보이는 가능성이 없다면 탈락할 수 있습니다. 부족함이 보이더라도 개별 멘토들이 키우고 싶은 느낌, 보이는 가능성이 있다면 합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첫 방송에서부터 그러한 방송에서의 변화, 그리고 궁극적으로 장점이 잘 드러났습니다.
 


 린다라, 권리세
 댄스곡을 상당히 안정적으로 소화했습니다. 둘 다 발음에 있어서 어려움이 있음이 드러나더군요. 문제는 위에 적었듯 멘토들이 요구하는 바가 무엇이냐인 것 같습니다. 거기에 있어서 린다라와 권리세는 그 어떤 멘토와도 발전되어가는 방향이 맞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방송이 도약이 되어야 한다는 김태원 씨의 발언이 기억에 남는군요. 그 말에 동감합니다. 모든 합격자들이 이 방송을 기회삼아 더 나은 이가 되길 기대해봅니다.

 이것으로 여성 댄스 가수 예비자는 슈퍼스타케이에 이어 위대한 캠프에서도 아직은 불가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 같기도 해 아쉬움. 기억이 맞다면 가능한 친구 한 명이 더 있었던거 같기도 하고 떨어진거 같기도 한데.,, 잘 모르겠습니다. 보아 노래 불렀던 친구, 합격했던가요?



 노지훈, 황지환
 상당히 안정적이면서도 보이스 컬러를 잘 살린 무대를 보여주었습니다. 

 노지훈 : 방시혁 멘토
사실 권리세와 비교되는 1인입니다. 방시혁씨의 평가가 매우 적절하다고 생각됩니다. 노지훈의 오늘 공연은 분명 이전에 보던 무대보다 훨씬 발전된 모습이었습니다. 각 무대마다 한가지씩을 채워가는 모습이 재미나군요. 더군다나 실력에 있어서 뚜렷한 장점이 드러나지 않았던 참가자가 하나씩 채워가는 모습을 보는 일이 참 즐겁습니다. 이와 같이 계속 발전한다면 위대한 캠프의 한 원동력이 될 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게 쉽지는 않을 것 같기도 하네요. 하지만 계속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 같아서 기대하고 있습니다.

 & 황지환 : 방시혁, 신승훈, 김태원의 선택 : 신승훈 멘토
 개인적으론 들은 이야기가 있어서인지 첫인상은 좋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실력이 덮어버리더군요. 지금은 그냥 '지켜보는' 중입니다. 오늘 스윙째즈의 느낌도 자신의 보이스컬러를 살려 느낌있게 소화했습니다. 멘토 가운데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멘토를 고른 것 같습니다. 



 셰인 & 한승구
 셰인의 보컬이 오늘의 듀엣곡을 살림.

 셰인 : 이은미, 신승훈, 김태원의 선택 : 신승훈 멘토

 상당히 독특한 음색. 이건 노력으로 얻을 수 있는게 아니라서, 또 반대로 노력이 어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누군가 이 목소리를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in, 없다면 out이 될 것입니다. 셰인의 음색은 상당히 섬세합니다. 이 느낌은 혼자서도 살릴수도 있지만 그 보컬이 어떠한 그룹에 있을 때 더욱 빛을 발하는 것 같습니다. 더불어 셰인의 독특한 그 음색은 오히려 고음보다는 저음에서 더 매력이 있습니다. 오늘 그 빛이 잘 발한 무대인 것 같습니다. 곡 선정을 자신에 맞게 잘 한 것 같네요.

 &

 한승구

 사실 만약 보컬이 올드하다는 평을 해야한다면 전 이 사람을 지목할 거 같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올드하다는 평가 자체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올드함 또한 개성이며 호소력입니다.
 지금까지 그럭저럭 올라왔지만 그건 단점이 없기 때문이지 장점이 있기 때문은 아니었다 생각했습니다. 분명 잘하지만 그다지 큰 감흥은 없었습니다(사실 가장 큰 이유는 골프선수들에 대해서 안 좋은 이야기를 들은게 너무 많아서인거 같아요. 흑, 좋지 않은 편견.). 하지만 오늘 무대는 나름 색달랐습니다. 하지만 그다지 와닿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인 것 같네요. 셰인의 독특한 음색이 곡을 지배했습니다. 하지만 기본기에 있어서는 분명히 좋은 실력인 것 같네요.

 

 이태권, 김혜리
 듀엣곡이 별로였다고 여겨집니다. 무엇보다 김혜리의 뭔가 부족함이 드러난 오늘 무대였던 것 같습니다. 이태권이 받치려 노력했으나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가 나온 것 같습니다.

 이태권 : 김태원, 방시혁, 이은미의 선택 : 김태권 멘토

 지난주 토이의 곡을 선정해서 방송한 이후로 보컬 자체가 이전보다 훨씬 안정적이 되었습니다. 놀랍습니다. 지난주 방송에서 보였던 고민하는 모습이 실력으로 직결되었던 것 같습니다. 매주 실력이 늘어가는 것이 보이는 또 한 명의 참가자. 더군다나 이태권 씨는 본바탕도 실력이 있습니다. 다만 둘 간의 호흡에 있어서는 덜 안정적이있던 것은 사실입니다. 이태권의 보컬은 다른 보컬을 안정적으로 받쳐주기 좋은 보컬인데...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

 김혜리 : 이은미 멘토(다른 멘토들이 침범 못함. 장군 이은미.)

 늘 느끼지만 노래에 어떠한 생각이 담겨있다기 보다는 자신의 능력껏 부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즉, 있는 실력이 자연스럽게 발휘가 되며, 그 외의 김혜리의 어떠한 추가적인 생각이나 계산이 들어가는 모습이 덜 보입니다. 그렇기에 듀엣곡에서도 둘 간의 호흡에서 이루어야 할 좋은 느낌이 잘 살지 못했습니다. 이건 연습량의 문제가 아닙니다. 고쳐주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나마 이태권이 조금이나마 노래를 받혀주었습니다만 역부족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론 니모의 독설 이후로 만족스럽지 못하네요. 노지훈과 비교됩니다. 문제는 실력은 '김혜리 > 좀 꽤 긴 공간 > 노지훈'이라는 것. 고쳐주어야 할 문제에 대해서는 이은미 씨가 가장 적합해 보이며, 그렇기에 이은미 씨의 선택에 다른 멘토들이 압도된 것 같습니다. 



 한지선, 임우태

 잠깐 봤네요. 편집 이렇게 하지 말아달라니까!!! 거기다가 지난주 말고는 둘 다 따로 본 무대가 없어서 각자 평하기가 어렵습니다. 둘 다 기본기 있고 음색도 독특하고 좋았는데... 문제는 둘 다 넘칠 정도는 아니라는거겠지요. 그래도 나름 독특한 음색이 좋았는데... 그 느낌을 살려주고픈 멘토가 없었던 것인가요?



 서의환, 오영근

 서의환 
 이젠 치열합니다. 걸러내는 것이 아닌, 선택하는 과정입니다. 특별히 메리트가 있지 않은한 더는 멘토들의 기다림이 있을 수 없습니다. 안정감. 따로 습관 없음. 하지만 성량 부족. 감정 안 실림. 서의환을 보면서 느낀 점입니다. 여기까지 올라온 것이 안타깝게 느껴지는 한 사람입니다.

 &

 오영근
 잠깐 나와서 모르겠습니다. 특별히 개성도 몰라서 뭐라고 쓸 수도 없습니다. 위대한 탄생, 이러지 쫌 말라니까! 이제 20팀도 안 되는데 왜 그걸 자르니! 왜 그걸! 쪼오오옴!!!



 손진영, 이진선
 너무 평이한 곡을 골랐습니다. 너무 많이 불려온 곡이지요. 거기다가 이 곡을 이 둘이 무대에서 특별히 잘 살릴거 같은 느낌도 들지 않았습니다. 여기는 노래 경연 대회가 아닌데... 그럼에도 안정적이었습니다.

 이진선 : 이은미 멘토

 안정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곡에 있어서는 이진선 씨의 특유의 매력이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사실 이 곡은 보컬의 매력보다는 호흡이 중요한 곡이기 때문인 거 같기도 합니다. 이진선씨의 매력, 개성은 앞으로 트레이닝을 받으면서 드러나려나요? 분명 기본 성량과 안정성이 있으니 기대해봐도 될 거 같습니다. 멘토제여서 가능한 기대입니다. 멘토제, 여러모로 즐겁습니다.

 &

 손진영 : 김태원 멘토

 김태원 씨의 결정을 진심으로 존중합니다. 김태원 씨가 살리려는 이유는 알 것 같습니다. 어쨌든 그럼에도 '편애'의 대표격이지요. 그래도 나쁜 뜻은 아닙니다. 특별히 이 사실에 불편해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김태원 씨의 선택은 무게감이 있습니다. 손진영씨를 알아주는 사람이 있어서 손진영씨는 정말 고맙고 좋을 것입니다. 열심히 해서 김태원 씨의 기대와 배려에 보답하길 바라여 봅니다. 이대로 계속이면 안 됩니다. 물론 김태원 씨가 그렇게 두지도 않을테지만...



 양정모, 백청강
 트레이닝이 처음이었던 이들. 이들만이 아닙니다.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의 가장 큰 장점이었지요. 더 많은 이들에게 더 꼼꼼히 주어진 트레이닝. 지금까지의 탈락자들까지도, 앞으로도 모두들 그러한 장점을 잘 경험하고 돌아갔길 그리고 돌아가길바랍니다. 손진영, 이진선씨처럼 평이한 선곡이었습니다. 하지만 둘의 매력은 이전 둘과 다르게 분명히 드러났다고 보여집니다.

 양정모 : 김태원 멘토

 절치부심인건가요? 지난번 방송과 달리 자신의 보컬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분명 보컬의 장점이 잘 드러났습니다. 

 호흡 또한 좋았습니다. 이전에 다른 이들을 배려하는 모습이, 호흡을 맞추는데에 있어서도 잘 드러난거 같습니다. 물론 이런 보컬리스트는 언더에 충분히 많습니다. 하지만 위대한 탄생에서 그 '대표'로서 좋은 모습 보여주길 바랍니다. 라고 방송을 보며 썼는데 지금 심사위원들이 손을 안 드네요. 어... 어, 근데! 김태원 씨가 손을 들었습니다! 다행입니다!(실시간으로 쓰는 글임이 드러나네요. 티 안내려고 했는데...) 휴, 놀랐습니다.

 누군가 살리길 바랐으나 누구도 자신의 밑에서 실력이 느는걸 보기는 힘든 타입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선택해준 김태원 씨의 선택에 박수를 보냅니다. 고맙습니다. 김태원 씨. 그래서 손진영을 선택하셨던 것도 이해가 되고 존중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

 백청강 : 김태원 멘토

 양정모가 받쳐주니, 백청강이 살았습니다. 백청강 역시 충분히 실력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가 기대되었습니다. 다만 제가 좋아하는 보컬 스타일은 아니라는 점이 글을 쓸 때 망설이게 하네요. 근데 이게 못한다거나 부족하다는 듯은 아닙니다. 충분히 잘하고 있으며 실력이 있음이 느껴집니다. 김태원 씨의 멘토링으로 찾아올 변화가 가장 기대되는 한 사람입니다. 

 다만 이대로는 김태원 멘토가 더는 뽑을 사람이 없어집니다. 한 두명 정도 김태원 씨가 뽑아주길 기대한 사람이 있었는데... 하지만 지금까지 뽑아온 네 명에 대해 후회는 없을거 같습니다. 김태원 씨, 정말 멋집니다! 누구보다 참가자들의 결점을 커버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이 보입니다.


 
 이유나, 김정인

 짝을 잘 만났습니다. 짝도 호흡을 보고 뽑는거 같은 느낌입니다. 순수한 느낌을 잘 살릴 수 있고, 보컬이 가진 매력을 잘 살릴 수 있는 두 사람이 만났습니다. 사실 김정인의 보컬의 경우 함께 호흡을 맞춰서 부르기가 힘듭니다. 따로 피처링처럼 등장하는데에는 잘 맞을지 모르나 둘이 한 호흡으로 부르기에는 보컬이 따라주어야 하고 음색 또한 따라주어야 만족스럽게 결과가 나올 것입니다. 곡은 다음주에 추가로 보고 평가해야겠지요. 이미 충분히 멋졌지만... 초반 단 몇 초로 사람을 만족시키다니. 놀라워요!

 물론 다음주 방송에서도 이렇게 글을 쓸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아...



 정희주, 김도형

 잠깐 등장. 정희주다!!! 빌리진을 어떻게 부른거야! 빌리진하니 이동미씨가 떠오릅니다.



 데이비드오와 조형우

 며칠 전에 왠 기자분이 위대한 탄생에 '얼굴'이 없다고 하더군요.

 슈스케의 경우 '개성'있는 '매력'의 소유자들이 있었다면, 위대한 탄생의 경우 '번듯'하고 '매력' 있는 참가자들이 주를 이룹니다. 엄밀히 말해서 그런 면에서 존박, 서인국 등 보다야 데이비드오, 조형우 등이 더 폭넓고 호감가는 인상과 외모 아닌가요?

 외모는 개인 취향입니다. 근데 그 개인 취향을 들이대서 모두가 그걸 인정하는 것처럼 기사를 써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차라리 기자 스쿨을 만들어 보는걸 어떨까요? 실력과 '올바른 정서'를 가진 기자를 서바이벌로 뽑는 거예요. 단, 저작권료는 제게 꼭 내셔야 합니다.



 그리고 글을 마치기 전에 덧붙여서 한 마디만...
 곧 방영 될 '나는 가수다'에 대하여...

 곧 방송될 '나는 가수다'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섞인 기사 하나가 있었습니다.
 그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게 있습니다.
 
 누가 봐도 '나는 가수다'는 좋은 가수들의 흠결을 고르는 방송이 아닙니다. 대중이 더 좋아하는 대중이 더 즐긴 가수를 뽑고 앞으로 나아가는 방송이 될 것이 분명해보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안타까운 것들 중에 하나는 '원로'를 '대접'하면서 '가둔다'는 것입니다. 가수들은 누구보다 프라이드 있지만, 또 누구보다 즐길 줄 아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나는 가수다'는 그렇게 가수들이 즐길 수 있는 판을 만들어주는 방송이 될 것이라 기대해봅니다. 자신의 곡을 듣고 기뻐해줄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반응. 때로는 덜 호흥받더라도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는 한 지점을 만드는 방송. '나는 가수다'가 줄 것 같은 느낌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이소라부터 시작해서 쟁쟁한 가수들이 일요 예능 시간에 참가 의사를 밝혔을까요? '예능 시간대'라는 이유로 벌써부터 폄하를 받고 있고, 그러한 폄하가 분명히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원로는 대접하라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의 삶의 족적을 보고 배우고 또 느끼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접은 그 안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이름이 주는 것이 아닙니다.

 전 김영희 PD와 '원로'가 되어 서글픈 그들을 믿어봅니다. 물론 일요일 저녁 시간에 본방은 볼 수 없겠지만... 흐흑...



 

 잠깐!
 여기까지가 저의 2011년 2월 18일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의 감상평이었습니다.

 참고로 이번 2월 18일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의 시청률은 AGB닐슨에서 전국 시청률 18.4% 수도권 시청률 21.7%로 각각 3위, 2위를 기록하였고 TNmS에서는 전국 시청률 14.0% 수도권 시청률 18.3%로 마찬가지로 각각 3위, 3위를 기록하였습니다. AGB닐슨에서는 시청률이 거의 5% 가까이 뛰었습니다^^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저의 감상평이 마음에 드셨다면 바로 아래에 보이는 손가락 모양의 'view on' 뷰 온 버튼을 눌러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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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 글을 읽으시며 공감하신 내용, 다른 생각에 대해서 편하게 덧글로 적어주세요.
 그렇게 제 블로그에 온기가 더해집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osted by soulian
2011. 2. 13. 02:22 오롯/마실 떠나기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오늘은 이전에 예고드린대로, 상수역 근처의 뽕신 리뷰를 준비했습니다.



 이번 리뷰를 쓰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드래곤볼 7개를 모으듯, 뽕신의 짬뽕면 메뉴 4개를 모두 먹어본 후 리뷰를 쓰자고 마음 먹었기 때문입니다.
 뽕신은 메뉴가 간소한 편입니다. 마늘이 들어간 매콤한 짬뽕인 '마뽕'과, 맑은 국물(인줄 알았던) '지리뽕', 크림 소스가 별미인 '백뽕,' 그리고 토마토 소스의 '코게뽕' 이렇게 네 가지 짬뽕면 메뉴와 크림소스와 토마토 소스의 짬뽕면 메뉴 때문인지 함께 있는 피자 메뉴가 전부입니다.
 그렇기에 이왕이면 네 개의 메뉴를 다 먹어보고 글을 쓰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마지막 메뉴였던 '지리뽕'까지 맛을 보고 드디어 이번 리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상수역 근처 '뽕신'에 대해서 소개해드려볼까요?

 

 # 뽕신 메뉴 간략 소개

 자, 우선 뽕신의 메뉴판입니다.




 뽕신은 이름에서도 바로 알 수 있듯, 짬뽕 전문점입니다. 
 정확히 이야기해보자면, 짬뽕면을 이용한 면류 전문점이라고 말하는게 더 옳아보입니다^^

 짬뽕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을 바로 얼큰한 국물입니다.
 중국집에서 짬뽕이 홍합이 잔뜩 들어가 면보다 홍합을 더 많이 씹게 되더라도, 국물의 색이 새하얗게 탈색이 되어 자신의 정체를 숨기려 한다 하더라도, 짬뽕은 그 특유의 매콤함으로 짬봉 매니아들을 설레게 합니다.

 그에 비해 뽕신의 메뉴들은 짬뽕면에 다양한 국물/소스를 통해서 익숙한 듯 하지만 생소한 조합으로 시선을 끕니다. 

 각각의 메뉴에 대한 소개는 아래 상세 메뉴 소개에서 전해드리겠습니다만, 우선 간략히 소개를 드려보자면... 
 
위에도 간략하게 적었듯 짬뽕면에 기존 짬뽕의 매운 맛을 갖춘 마뽕과 생각했던 것처럼 백짬뽕과는 맛이 다른 지리뽕, 크림 특유의 감칠맛과 느끼한 맛이 오히려 스파게티면보다 짬뽕면과 잘 어울려 놀랐던 백뽕, 토마토 소스의 시큼하면서도 매력적인 맛을 살린 소스를 더한 코케뽕이 있습니다.

 아마도 처음 문을 여실 때, 짬뽕으로 시작해 짬뽕면의 식감을 살릴 수 있는 캐쥬얼한 메뉴들을 생각하신 것 같습니다. 

 짬뽕이라고 본다면 다소 비싸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으나...
 정말 만족스러운 수준의 홍합과 해산물, 그리고 맛을 기준으로 본다면 5-6000원 사이의 가격은 오히려 저렴하게 느껴집니다.
 스파게티 한 그릇에 8-9000원 하는 요즘, 오히려 그 가격대의 스파게티보다 더 나은 장점들을 가지고 있는 메뉴들이 뽕신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메뉴들의 맛은 어떠할까요...?
 지금부터 한 번 전해드려보겠습니다^^



 아차차, 그전에 먼저 뽕신의 눈길을 끄는 외관, 내부 인테리어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어요.

 # 뽕신의 심플하지만 세련된 내부 인테리어

 뽕신의 내부 인테리어는 상당히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이라, 뽕신이란 이름을 보고 메뉴판을 본 뒤 내부를 보면 왠지 궁금증을 불러 일으킵니다. 저 역시 내부 인테리어와 가게명, 그리고 메뉴의 뭔지 모를 이질감에 추운 겨울날 가던 길을 멈추고 이 곳에 들어가게 되었지요.
 그리고 오늘의 포스팅을 하게 되었습니다.

 뽕신의 내부 인테리어입니다.
 

 제일 먼저 오픈형 주방이 눈에 띕니다. 실제로 요리를 주문하게 되면 안에서 말쑥한 요리사분들이 면을 끓이고 물을 빼고 국물을 만드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물론 지켜보진 않았습니다만). 요리가 나오기 얼마전엔 면 터는 소리로 '곧 내가 주문한 요리가 나오겠구나'라는 것을 알 수 있더군요.
 
 레드와 화이트가 잘 어우러진 내부 인테리어 마음에 들었어요.

 그리고... 제 눈에 들어온 것은 바로 휴지꽂이. 남녀가 서로 손을 마주 잡고 있는 듯한...
 흑, 잠시만요. 저 눈물 좀 닦고...
 
 첫 날 저는 이 곳을 홀로 방문했었어요.
 하필 그런 저에게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이 남녀가 오붓히 손 잡고 서 있는 모양을 형상화한 휴지꽂이라니. 더군다나 그 휴지꽂이를 보고 부럽다고 생각한 해버린 저라니...
 좀... 슬프네요.



 자,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메뉴 소개를 해볼까요?



 # 메뉴 소개 0 : 뽕신의 장점 - 싱싱한 홍합과 해산물의 배합

 먼저 제가 뽕신을 포스팅하게 된 가장 큰 이유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뽕신 메뉴들의 가장 큰 장점은 싱싱한 홍합을 비롯한 해산물이 잔뜩 들어있다는 것입니다. 그로 인해 국물 맛도 더 감칠맛이 나고 더불어 말그대로 '먹는 맛'이 납니다.

 사실 홍합의 싱싱함은 짬뽕에서 상당히 중요합니다. 
 짬뽕에서의 시원한 맛과 더불어 씹는 식감을 살려주는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는 홍합은... 그 신선함의 정도가 꽤 쉽게 드러나서 왠지 국물이 좀 안 좋다 싶어서 홍합을 베어 물어보면 홍합 맛도 별로인 경우가 왕왕 있더군요.

 아, 뽕신이 아닌 홍대의 모 짬뽕집에서 홍합 짬뽕을 주문했다고 상한 홍합 씹고 바로 뱉지도 못하고 멍하니 몇 초동안 그 육즙을 목으로 흘러내리곤 놀라서 뱉었던 기억이...

 아무튼, 나중에 찾아보니 뽕신은 홍합이나 해산물의 신선도에 상당히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런 신경이 맛에서도 분명히 드러나고 있었습니다.

 뽕신의 가장 큰 메리트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뽕신에 처음 방문한 날  먹어본 메뉴는 바로 마뽕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자연스레 뽕신의 첫 메뉴 소개는 마뽕입니다^^

 # 메뉴 소개 1 : 마늘구이가 들어간 매콤한 맛의 짬뽕 '마뽕'

 뭔가 그 곳의 맛이 궁금한 음식점에 가면 저는 대부분 기본 메뉴부터 주문을 합니다.
 어릴적 (아마도) 어느 요리 만화에서 본 듯한 진리인 '모든 음식점에서 맛의 척도는 '기본 메뉴'이다.'라는 진리를 늘 가슴 한 켠에 아니 위장 한 켠에 두고 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아무튼 그런 이유로 제일 먼저 맛을 보게 된 마뽕^^


 마뽕은 마늘 짬뽕의 준말로 보입니다.

 잘 보시면 마뽕 사진에 약간 자주빛을 띄는 몇 조각이 보입니다. 눈썰미 좋으신 분은 눈치채셨겠지만, 저 자주빛의 식욕을 돌게하는 조각들은 바로 구운 마늘입니다.
 저는 그냥 마늘은 잘 먹지 못하지만 구운 마늘은 참 좋아합니다. 고기집에 가도 한켠에 마늘을 올려놓고 구워지기만을 기다렸다가 구어지면 잽싸게 (고기랑 같이 먹지 않고 따로) 구운 마늘을 먹습니다.
 그래서 마뽕을 받아들고 가장 놀란 것이 바로 구운 마늘이 올라와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아껴먹었어요. 마뽕 먹을때...

 구운 마늘의 자태에 빠져들었던 정신을 조금 차리고 나니 다음으로 싱싱해보이는 홍합과 해산물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쯤 되면 서둘러 젓가락이 이리저리 움직이게 되죠.

 면도 적당했습니다. 다소 꼬들꼬들한 듯 하면서도 심심한 감 없었습니다.

 국물의 경우엔, 취향에 따라서 약간의 호불호가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제가 느낀 마뽕의 국물은, 다소 무거우면서 또 다소 기름진 면이 있었습니다. 
 개인에 따라 매콤한 국물을 맛 볼 때 국물이 맑기를 원하는 경우와 좀 무겁고 기름진 경우를 좋아하는 식의 취향이 있는데요. 저 같은 경우에는 전자입니다. 그런 이유로 사실 마뽕의 국물은 저에게는 다소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
 다만 후자의 분들이라면 충분히 만족하실만 합니다. 무거운 맛이라는게, 여러가지 부재료들이 국물에 포함되어 내는 맛이기 때문에 그 맛을 즐기실 수 있으실테니 말입니다.

 그래도 싱싱하고 풍성한 해산물과 짬뽕면 그리고 국물을 한데 어울려 입 안에 넣어 먹으면 참 좋았습니다. 재료가 듬뿍 들어간 것이 단순히 재료만 많이 넣었다는 것이 아니라, 성의가 물씬 느껴지는, 그러한 것이 맛에서 드러나는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아무튼 이 날 마뽕을 처음 맛보고, 다음 번에 다시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른 메뉴들이 상당히 궁금했거든요.

 그래서 그로부터 얼마 후, 아는 형과 방문해서 크림소스 짬뽕인 백뽕과 토마토 소스 짬뽕인 코케뽕을 주문하여 맛을 보았습니다.


 
 # 메뉴 소개 2 : 크림소스와 짬뽕면의 조합이 나타내는 정말 멋진 맛 '백뽕'

 저는 스파게티 가운데 크림 스파게티를 정말 좋아합니다.
 크림 스파게티 특유의 풍부한 부드러움과 적당한 느끼감칠맛을 입안에 머금으면 왠지 모르게 가지고 있던 시름을 잠시 놓아 휴식을 취하는 기분이 든달까요.
 (쓰고보니 조금 유치하군요.)

 아무튼 그런고로 두번째 방문에서 제가 선택한 메뉴는 바로 크림소스의 백뽕이었습니다.


 맛이요?
 스파게띠아 크림스파게티보다 낫더군요.
 가격대비로 생각하자면, 당연히 까르보나라를 먹으러 갈 돈과 시간에 뽕신을 찾아 백뽕을 먹겠습니다.

 짬뽕면이 생각보다 크림소스와 참 잘 어울렸습니다.
 풍부한 크림소스의 부드러움과 면의 꼬들꼬들함이 적당히 어우러져 입을 즐겁게 하더라구요
 마뽕에서처럼 풍부한 해산물 역시, 전반적으로 백뽕을 먹는 즐거움을 더해줍니다.

 와, 이 가격에 이정도의 맛이라뇨.
 스파게티에서 거품을 빼고, 담백함과 깔끔함을 더했습니다.
 거기에 해산물이 가득하니, 정말 좋더군요.

 크림 스파게티를 좋아하시는 분!
 개인적으로 백뽕, 추천합니다!

 다만 위에 올려진 생파는 차라리 함께 먹지 않는 편이^^



 # 메뉴 소개 3 : 토마토 소스와 매콤한 맛의 조화 '코케뽕'

 우왕!
 코케뽕은 제가 백뽕을 먹던 날 저와 함께 간 형이 고른 메뉴입니다.

 이날 저는 살짝 맛만 보았어요.
 그런데, 꽤 괜찮던데요?

 그래서 저는 이후에 다시 방문했을때 코케뽕을 먹어보았습니다.


 코케뽕 역시 추천합니다!
 
 코케뽕은 사진 상으로는 마뽕과 비슷해보이나, 토마토 소스에 약간의 매콤함을 더한 맛입니다.
 백뽕만큼이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토마토 소스의 맛과 매콤한 맛이 잘 어우러진 국물이, 부담 없이 입을 만족시킵니다.
 백뽕과 마찬가지로 짬뽕면과 소스의 조화도 잘 어우러져 좋았습니다.
 
 너무 매운게 싫으시다면 코케뽕으로 약간의 매콤함을 맛보시는 것도 좋을 거 같습니다.

 아는 형님은 다음에 간다고 해도 코케뽕을 다시 드시겠다고 하시더라구요.
 


 # 메뉴 소개 4 : '지리뽕'

 드래곤볼 일곱개를 모을 순 없지만 뽕신의 네 개의 짬뽕면 메뉴를 먹을 능력은 있었기에 시작한 도전... 이제 하나의 짬뽕만을 남겨놓고 있습니다.
 며칠전 홀로 가서 한 그릇 비우고 왔습니다.

 아마도 지리뽕은 중국집의 백짬뽕과 비슷한 맛이겠거나 생각을 했는데...
 국물 자체가 매콤하거나 하지 않고 맑은 국물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론 좀 아쉬웠습니다.
 꼬들꼬들한 면은 면대로 맛을 내고, 맑은 국물은 맑은 국물대로 맛을 냅니다. 즉 어우러지지 않았습니다.
 마뽕처럼 국물에 기름기가 좀 있는 편입니다. 문제는 마뽕과 달리 국물이 담백한 맛을 내려하는데 기름기가 있습니다.
 요즘 제가 기름기 있는 국물을 좋아하지 않아서인지 제게는 와닿지 않는 맛이었습니다.

 지리뽕아, 내가 널 얼마나 기대한 줄 아니?
 그냥 내가 먹은 날만 니가 좀 과도하게 기름이 꼈던거라고, 니가 그날만 좀 덜 익혀져서 국물과 어우러지지 않은거라고 이야기해줘. 
 라며 지리뽕에 대한 제 글을 닫습니다.



 추천하는 메뉴 : 백뽕, 코케뽕
 원래의 짬뽕 또는 울면과 비슷한 길을 걷는 것으로 보이는 마뽕과 지리뽕보단 오히려 스파게티를 닮은 백뽕과 코케뽕이 개인적으론 훨씬 마음에 들었습니다. 크림소스를 좋아하신다면 백뽕을 꼭 드셔보시고, 너무 매운게 부담스러우시거나 매콤한 토마토소스를 좋아하시는 분은 코케뽕을 꼭 드셔보세요.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마뽕의 경우 국물이 다소 무거우므로, 매콤한 것을 좋아하며 꽉 찬 느낌의 국물을 좋아시는 분은 좋아하시리라 생각됩니다.
 지리뽕의 경우 기름기 있는 소고기 무국의 느낌을 좋아하시는 분께 추천드립니다.


 
 # 위치 : 홍대 주차장길 롤링홀이 위치한 골목에서 합정으로 향하는 방향

 



 위치는 상수역 방향과 합정역 방향을 함께 첨부합니다.
 합정역에서 가실 경우 6번 출구로 나오셔서 큰길로 직진해오시다가 어느 길로든 좌측으로 들어가는 길이 보이면 그 길로 들어가셔서 원래 직진하시던 방향으로 계속 걷다보면 걷는 방향에서 좌측에 뽕신이 보입니다. 좀 더 가면 육값하네라는 고기집이 건너편에 보이므로 그 전에 좌측에 뽕신을 찾아보세요.
 상수역이나 홍대쪽에서 가실 경우 롤링홀을 찾아 가신 후에 롤링홀에서 육값하네가 있는 방향으로 조금만 더 걸어가시면 육값하네 지나 오른편에 뽕신이 보입니다.



 # 소개를 마치며

 사실 처음 뽕신을 방문했을때에는 얼큰한 짬뽕 국물을 기반으로 한 메뉴들이겠거니 생각을 했습니다만...
 맛을 보고나니 오히려 얼큰한 맛보다는 짬뽕면과 해산물, 그리고 국물 베이스(야채 등이 들어간)를 기반으로 다양한 짬뽕면의 변신을 시도한 메뉴들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각 메뉴에 있어서 저의 입맛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긴 했지만... 
 백뽕과 코케뽕의 경우 대부분의 다른 분들 입맛에도 잘 맞으리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격대비 풍성한 맛과 세련된 인테리어 등이 있기에 "야, 맛있는거 먹으러 가자." 라고 가볍게 이야기하고 방문하기에는 안성맞춤인 곳으로 느껴졌습니다.

 참고로 뽕신은 천호동 근처에 본점이 있는 분점이라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홍대 뽕신의 요리사 한 분이 참 인상깊었습니다.
 요리 드시는 분들을 지켜보시고 맛에 대해 어느정도 피드백을 주고 받으시는 듯 싶었습니다.

 이러한 요리사 분이 계신다면 충분히 맛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가게일거라고 생각하고 그렇기에 저는 믿고 네 가지 메뉴를 다 맛을 보게 되었습니다.

 아마 앞으로도 종종 뽕신을 들러 백뽕과 코케뽕을 즐기게 될 듯 싶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늘 읽고 나면 보람이 느껴지는 리뷰를 쓰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오늘 리뷰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posted by soulian
2010. 11. 22. 00:00 오롯/마실 떠나기
 
 토요일 아침, 간만에 일찍 일어나 홀로 홍대 칩거를 준비 중이던 중에 제가 아는 사람들 통털어 가장 버거를 좋아하는 친구가 메신저로 말을 걸어옵니다.

 딩그링. 딩그링. - 메신저 울리는 소리

 토요일 점심 간만에 버거가 급 땡겨서 그러니 함께 버거를 먹으러 가자더군요. 무려 한남동으로!
 참고로 저녁엔 목동에서 약속이 있었고, 간만에 아무런 부담 없이 상쾌하게 토요일 점심을 홀로(!) 보내려던 저의 계획이 있었기에 사실 조금 망설였지만...
 녀석이 "꽤 괜찮은 집이 있더라고, 가고 싶은데... 딩그링. 딩그링."  하기에(자기도 오후 3시에 광화문에서 약속 있는 녀석이, 그로부터 3시간 반 전인 11시 30분에 딩그링 딩그링 하다니!), 간만에 한 번 한남동으로 가보기로 했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토요일 점심부터 버스타고 지하철 환승하고 한남동을 나가는 그런 남자가 되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던 것입니다.
 오늘이 무슨 날인지, 토요일 점심 한산하던 합정역 6호선 라인엔 왠일로 그리도 사람이 많은지...
 아무튼 친구를 득도 시키려고 15분 지각한(우리 집에서 한남동은 한 시간 넘게 걸린다. 이 나쁜 놈아! 15분 가지고 만나자마자 멀리서 온 친구를 타박하다니! 라고 친구에게 당당하게 말 못하는 이유는 사실 이 친구 만날 때 제가 좀 자주 늦었거든요. 미안해.) 저는 친구와 한강진 역 2번 출구에서 만나 버거집으로 향했습니다.
 알고보니 순천향 대학병원 근처더군요. 크윽, 아픈 기억...



 언듯 보기엔 작은 커피집 같은 분위기의 외관, 저기 득도한 제 친구가 보입니다.

 

 가보니 벌써 자리가 거의 다 차있어서 좁은 자리 밖에 없기에, 제 친구는 야외에서 먹을 것을 권합니다. 아니 주장합니다. 날은 다소 쌀쌀했지만 나쁘지 않을 것 같아서 테라스로 나왔습니다. 옆에 있는 커피집에도 테라스에 나와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있더군요. 찻길 가이지만 나쁘지 않은 느낌.



 테라스에서는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는 재미가 큰 매력입니다. 의자가 바나나 색이예요. 훗. 싱싱한 노란 바나나. 숙성된 검은 바나나.

 

 서빙 보시는 분께서 참 열심히 움직이고 계시더라구요. 분주히 움직이시면서도 고객들을 찬찬히 신경 쓰시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바쁘신 가운데 따로 무릎담요를 챙겨서 주시는 배려. 전 감동 받았어요. 흐흑...



 
태어나서 처음 찍어본 메뉴판 샷. 이게 다 블로그를 연 덕택입니다. 먹은 집 글 쓰면 메뉴와 가격대를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구요.

 

 사진 설명에도 있듯, 아마 제가 메뉴판을 찍어본 건 처음인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엥겔지수의 탓인지, 맛집이다, 괜찮은 먹을거리가 있다 싶으면 저 역시 그런게 가격이 신경 쓰이거든요.
 버거 가격이 꽤나 저렴한 편입니다. 물론 밥 한 끼보다는 더 비싼 가격이지만, 수제 버거는 비싼 곳은 1만원은 훌쩍 넘어가니까 사실 저는 수제버거에서 가장 신경 쓰는게 가격이랍니다.



 고민 끝에 제가 선택한 메뉴는 바베큐 버거. 칠리버거와 치열한 경합 끝에 선택했습니다. 저는 늘 이 두가지를 놓고 고민해요. 바베큐 버거와 칠리버거. 보통은 조금 더 무난하면서 가게에서 신경쓰는 바를 잘 느끼게 해주는 바베큐 버거를 먼저 먹는 편입니다. 사실, 베이컨이 들어 있어서...(수줍)



 더불어 점심 2시까지는 런치 메뉴가 되어서, 버거 가격에 +3000원 하면 감자 튀김과 탄산음료(캔), 
+4000원 하면 감자 튀김과 커피(1회 리필 가능)를 제공해주는군요. 당연히 주문했습니다. 탄산음료를 주문하려다가 캔으로 나오는데다가 그래서 리필도 안 된다고 해서 커피를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이는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나온 커피와 감자튀김. 친구의 세심한 배려로 프레임 안으로 담요가 담겼군요. 훌륭한 친구입니다.  
 

 먼저 감자튀김과 커피가 나왔습니다. 저는 따뜻한 커피, 친구는 냉커피(있어 보이게는, 아이스 커피)를 시켰답니다. 감자 튀김은 사실 그럭저럭. 저는 파파이스 감자튀김 신봉자로서 감자튀김은 안의 감자의 식감도 중요하지만 겉의 바싹함과 짭쪼름한 맛을 정말 중요하게 여기는데 밋밋한 감자튀김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그럭저럭이 나쁘다라는 뜻은 아니라는 것을 부디 알아주세요. 충분히 맛나게 먹었습니다.
 커피의 경우에는 탄 맛(나쁜 의미가 아닙니다)이 느껴졌습니다. 커피 마시는 분들 보면 크게 두 가지로 나뉘더라구요. 부드러운 맛을 즐기는 분들(저는 여기에 속합니다), 탄 맛을 즐기는 분들. 커피만으로는 제 입맛은 아니었지만 곧 나올 버거와의 궁합은 이 탄 맛이 묘한 어우러짐을 나타내더군요.



 기다리던 버거가 나왔습니다. 뒤에 감자튀김에는 감자 위에 곱게 뿌린 친구의 케찹질과, 한쪽 벽면에 뭉테기로 뿌린 저의 케찹질이 잘 표현되어 있군요. 저는 패스트푸드 가서도 케찹을 꼭 항상 + 1 한답니다.



 버거가 나왔습니다. 제가 주문한 바베큐 버거입니다.



 듬뿍든 야채와 토마토도 마음에 들었고, 패티도 군더더기 없었습니다. 베이컨의 전체 버거에 잘 어우러졌고, 먹으면서 이건 좀 이라는 느낌이 없었습니다. 바베큐 버거답게 특유의 짭쪼름달콤한 소스 맛도 다른 재료들과 잘 어울려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것은 빵의 달콤함과 그러한 달콤한 덕인지 느껴지는 촉촉함이었습니다. 버거에서 의외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게 바로 (어렸을 때 패스트푸드를 먹을 땐 분리한다면 늘 뒷전으로 밀려나는) 빵의 식감입니다. 이 곳 빵은 다른 버거집들과는 다르게 좀 달콤한 느낌이 강하더군요. 바나나그릴이라는 이름은 사실 그때문일까요? ... 아니겠죠?
 사실 이점 때문에 저는 바나나그릴에서 버거를 드실때 이왕이면 탄산음료보다는 커피를 추천드립니다. 달콤한 도넛은 커피 덕에 맛이 더해진다지요? 마찬가지로 달콤한 빵이 사용된 버거에는 커피가 정말 좋은 궁합인 것 같습니다. 일단 리필도 되구요. 버거 먹고 앉아서 이야기 나누기에도 커피가 좋잖아요-_-!



 이번엔 친구가 선택한 메뉴 머쉬룸(버섯) 버거입니다. 이 친구는 늘 머쉬룸 버거만 먹어요. 편식쟁이!



 제가 맛을 보진 않은지라 친구에게 물어본 결과, 사진에도 보이지만 버거에 사용된 버섯이 상당히 잘게 잘려져 있어서 그점이 조금 아쉬웠다고 합니다. 뭐니뭐니해도 버섯의 풍미는 그 향과 쫄깃한 식감이니까요. 충분히 공감이 가더군요. 친구야 이번에 두 번째 방문이므로, 이미 맛에는 충분히 만족한 상태였지요.



 함께 나오는 피클은, 양배추 등을 절여 곁들여 나왔습니다. 테라스라 차마 리필 시켜먹지 못한게 한이랄까요? 크윽... 그래도 커피는 제가 들어가서 리필해왔답니다.



 
달콤한 빵이 버거의 매력인 반면, 사실 그러한 달콤함은 맛에 쉽게 물리게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물론 원체 수제버거들은 조그마한지라 물리기 전에 다 사라지지만, 먹고 난 다음에 입가심이 안 되면 뭔가 부담스러운 느낌이 나죠.
 그러한 점을 탄 듯한 커피 맛이 적절하게 씻어내려가며 어우러짐이 이루어집니다. 흠, 좋았어요. 커피. 리필도 되고...



 맛있게 먹고 나서 계산을 하니 점원분께서 쿠폰을 만들어주셨습니다. 가지고 싶었으나... 분명 저는 15개를 다 모으지 못 할 것이므로 친구에게 넘겼습니다.
 친구야, 다 모으면 꼭 나 줘야되에?!+_+



 바나나그릴은 한남동 5가 독서당길 초입길에 있습니다. 순천향 대학 병원에서 진료를 보고 나오면 버스를 타러 가게 되는데 그 큰 사거리 건너편에 위치해있지요.



 
 자꾸 지도 올리는데 오류가 나네요. 이번에도 캡쳐로 대신... 티스토리, 왜 이래요?



 가시는 길에 대한 약도입니다. 저희는 한강진역 2번 출구로 나와 쭈욱 걸어서(중간에 한 번 큰 사거리가 나오면 우측으로 꺾구요) 한남동 5거리까지 간 다음, 좌측 횡된보도로 건너서 독서당길로 갔습니다.
 독서당길은 (친구의 말에 따르면 로맨틱한, 제가 볼 땐 사랑 이야기가 없으므로 로망인) 조선시대 선비들이 과거에 합격하면 매우 즐거워하던 공간이라 독서당길이라 불린다더군요. 당연히 걷던 길도 그 길의 의미를 알면, 참 재미있어집니다.



 친구 덕에 또 하나의 맛난 버거를 경험해보아 기뻤습니다. 이 친구 덕에 이곳 저곳의 버거집을 가보았는데요. 앞으로 그 친구와 함께 경험한 버거집과 제가 찾은 버거집들을 하나하나 블로그를 통해서 소개해볼까 합니다. 일주일에 하나씩만 소개해도 한 분기 이상은 글 소재에 대한 걱정이 없겠군요! 후후후!



 바나나그릴은 달콤하고 촉촉한 빵과 패티, 그리고 야채들이 잘 어우러진 맛을 나타냅니다. 더불어 커피와 잘 어울린다는 점도 있으니 참고하시구요. 저렴한 가격 역시 만족스러워(요즘의 수제버거집들은 초기보다 대부분 저렴한 가격이라 정말 좋습니다!) 다소 지리적인 불편함이 있지만-제 입장에서는- 한번쯤 가볼만 한 곳 같습니다.



 블로그 방문해주시고, 글 찬찬히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열심히 쓴 글을 함께 즐겨주신다면 저에겐 정말 큰 기쁨이 될거예요^^

 더불어 덧글로 함께 마음을 나누어 주시길 감히 바라여보며, 이번 글도 마칩니다.
 혹시 추천하시는 수제버거집이 있다면 추천해주세요. 버거 매니아 제 친구와 꼭 다녀와보겠습니다^^

 늘 행복하세요^^



 
posted by soulian
2010. 11. 14. 14:33 오롯/사는 이야기


 종종 나름대로 신중을 기한 글을 쓰고나면 저도 모르게 그 글의 반응에 민감해지게 됩니다.

 오늘 같은 경우에도 괜시리 블로그를 새로고침해가며 누군가 또 한 사람 방문해주지 않을까, 혹시나 누군가 추천을 해주진 않을까, 그리고 혹시나 누군가 덧글을 달아주지는 않을까 하고 있으니...
 이럴 시간에 새 글 하나 더 쓰는거 어떤가 싶기도 하지만, 또 막상 이런 민감함이 또는 이런 설레임이 즐기기에 나쁘진 않은 것 같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조회수 하나 늘기도 참 쉽지 않고, 추천은 저의 글솜씨와 비례하므로 더더욱 쉽지 않으며, 저조차 다른 이의 블로그에 댓글 다는 일이 참으로 어려운데 남들 역시 그러할 것이므로 댓글 달리는 일도 전혀 없으니... 꼭 홀로 말하고 있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기는 하네요.

 아무튼, 차츰 조금씩 더 좋은 공간이 되리라 나름대로 믿어보며 일상 중에 틈틈히 블로그를 가꾸어 나가고 있습니다.

 오늘은, VIEW 애드박스라는 다음뷰에서 제공하는 듯 보이는 플러그인을 설치해보았습니다.

 처음 블로그에 와서 수익성이 존재한다는 VIEW 애드박스라는 플러그인을 보고, 오호, 이게 바로 블로그가 주는 수익성의 원천인가? 하곤 나름대로 신기해했습니다.
 하지만 그 신기함도 잠시, VIEW 애드박스를 실제로 적용시켜보니 생각보다 제가 가꾸어가는 블로그와는 좀 이질적인 감이 있어서 또 그냥 두지 못해 클릭 한 번 못 받아보고 삭제하곤 말았습니다.

 근데 또 사람 마음이라는게, 하면 할 수록 이것도 해보고 싶고 저것도 해보고 싶고, 뭔가 나에게 긍정적인 피드백이 들어오는거라면 괜시리 눈이 가기 마련...
 이번에 새로 긴긴 글을 쓴 덕으로, 한 번 VIEW 애드박스를 설치해보자고 마음 먹고 설치해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론 가로로 긴 배너형태의 애드박스가 있다면 블로그 하단에 그 애드박스를 남기면 더 편할 거 같은데... 에헤, 또 그런거 찾기엔 제가 느린 덕에 그냥 이대로 만족하고 두어보려 합니다.

 개인적으론 VIEW 애드박스도 글마다 그 적용이 다르게 하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리고 사실 HTML만 조금만 만져주면 그 또한 가능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어린 시절 돈 백 몇 십만원 주고 배운 컴퓨터 기능 가운데 HTML은 복사하기에 편하지 제가 수정하거나 추가하는건 너무 힘들더라구요. 이노무 굼뜬 손가락이란^^
 긴긴 리뷰나 소개글로 블로그를 쓰기도 하지만, 사실 이런식으로 저의 소소한 일상을 짧게 짧게(이 글은 어쩌다보니 길어졌지만) 남기곤 하는데... 이런 와중에 큼지막히 글의 상단부 우측을 차지하는 VIEW 애드박스는 가끔 짧은 글에서는 그 글보다 차지하는 자리가 커지기도 하는거 같아서... 왠지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실은 짧은 일상의 나눔이 더 소중할 때가 많으니까요.
 뭐, SNS도 있지만, 아직 전 SNS에는 그리 정이 가질 않는지라...

 아무튼 간에, 이러저러해도 VIEW 애드박스를 통해 또 하나 블로그의 소소한 즐거움이 늘어보길 기대해봅니다.
 두근두근.
 이런 기대감, 나쁜거 아니죠?^_^

posted by soulian
2010. 11. 14. 01:12 오롯/문화 누리기



 * 알리는 말씀
 이 감상평에는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감상문 중반 이전까지는 그러한 스포일러가 여러분들께 노출이 되지 않도록 신중함을 기울여 글을 작성하였고, 스포일러가 될 부분부터는 그 전에 미리 공지를 하여 읽으시는 분들께 폐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였습니다.
 영화를 보고자 망설이는 분들께서는 편히 감상평을 읽으시다가 제가 -여기서부터는 영화를 보신 분들이 보시면 좋습니다-라는 문구를 새겨둔 곳 이후로는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리뷰를 더 읽으시거나 또는 영화를 다 보고 나셔서 다시금 읽으시면(아, 아마 잊으시겠지만^^;) 좋으리라 생각됩니다^^
 이야기의 가장 큰 묘미는, 바로 생동감이니까요^^
 


 시작하며
 오늘 영화 '초능력자'를 보고 왔습니다.
 이전에 본 영화가 무엇인지 가물가물할만큼 요근래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보질 못 했는데, 간만에 극장 나들이를 하게 되었습니다. 언제부턴가 '간만에 극장 나들이'라는 말이 너무도 당연하게 제 입에서 나오는 것이, 바빠졌다는 것이니 열심히 살고 있다고 해야 하나, 아니면 영화 볼 여유도 없이 팍팍히 사니 서글프다 해야 하나 생각도 들지만, 뭐, 어찌 되었건 전 하루하루 잘 살아가고 있답니다.



 우리 시대의 의인들을 아십니까?

 일본 지하철에서 철로에 빠진 사람을 구하려다가 목숨을 잃고 일본 전역을 숙연하게 만든 이수현 씨. 역장으로 근무하던 중에 철로에 들어간 아이를 구하며 한 쪽 다리를 잃은 김행균 씨. 그 외에도 우리 주변을 알게 모르게 지켜주고 있는 수많은 의인들. 
 그들은 때때로 만인의 영웅이 되기도 하지만, 사실은 그들은 가끔은 '바보'라는 취급을 받을만큼 자신의 선행으로 자신을 망가뜨리게 되기도 합니다. 더 안타까운 결말은 그러한 선행이 자신뿐만이 아니라 자신의 소중한 사람들까지도 망가뜨리게 되는 경우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차라리 자신이 망가지면 '영웅' 대접을 받기 쉽지만, 소중한 사람들이 망가지는 모습을 보며 '바보'가 아니될 사람은 없겠지요.
 특히나 이런 '바보'는, 누군가의 생명을 위해 몸을 던진 이들보다 올바르다고 믿는 정의를 실천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더 쉽게 붙여지는데요. 옳은 일을 옳다고 말하고 잘못된 일을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이들이 '바보'라고 불리는 세상은, 그 어떤 미사여구로 합리화하려고 해도 비겁한 세상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저 역시도 그런 비겁함에 어찌 보면 몸을 기대고 살아가고 있지만 말입니다.





 
 영화 초능력자 포스터 : 남자들은 또 한 번 오징어가 된다.



 영화 '초능력자 줄거리'

 '인생엔 세 가지 고비가 존재한데.'
 한순간에 그 세 가지 고비를 넘겨버린 순박한 남자 '임규남'(고수).
 너무도 순박해서 동료가 자신의 돈 천 만원을 들고 슝 도망을 쳤음에도 자기가 그냥 준거라고 주장하는 남자. 그 남자는 동료가 사준 생일 선물인 후진 점퍼를 입고 기뻐하던 그 순간에 갑자기 나타난 트럭에 치여서 병실 신세를 지며, 그와 동시에 일하던 폐차장에서 짤려 버립니다. 이쯤 되면 이제 더는 고비가 없을 것 같았는데, 진짜 고비가 그의 앞을 찾아옵니다.



 '인생이 뭐 그런거지. 대리, 과장 승진도 해가고 그렇게 월급도 오르고 말이야.'
 초인적인 회복력으로 부상에서 회복한 규남. 그는 78년생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새 직장을 구하기 위해 각종 정보지를 뒤적거리다 '유토피아'라는 전당포를 찾게 됩니다. 전당포 사장은 그에게 약식 인터뷰를 하더니, 슬쩍 형사에게 전화를 걸어 그에게 빨간 줄이 없다는 걸 확인하고는 그에게 대리를 맡깁니다. 이게 왠 떡. 평생동안 어선, 폐차장 등의 일만 전전해오던 그에게 비록 단 둘 뿐인 전당포이지만 대리에, 승진까지 있다니. 잠시 고민하던 그는 결국 그 전당포에 취직을 하게 됩니다. 



 '귀신은 안 만져지는데... 그럼, 도깨비...?'
 사실 혼자여도 될 전당포에 왠 대리 직급 직원? 알고보니 사장님은 무언가 기이한 일을 겪었던 것입니다. 자신도 모르게 장부에서 비어버린 상당히 큰 돈. 사장은 그 사라진 돈의 비밀을 찾기 위해 큰 맘을 먹고 전당포에 최첨단 감시장비(?)인 CCTV까지 설치하고 최첨단 무기(?)인 전기충격기까지 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지요.



 ' 우리 사장님 살려내!'
 '이 사람들, 모두 너 때문에 죽는거야. 다 너때문이라고.'
 사라진 돈은, 자신이 보이는 사람은 자기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초능력자, 초인(강동원, 극 중 본명 알 수 없음)의 짓이었습니다. 전당포에 들어와 자신의 초능력으로 사장을 조종해 유유히 돈을 뺏어 간 것이었지요.

 규남의 옛 회사 동료들까지 찾아와 시끌벅적한 어느 날, 초인이 다시금 전당포를 찾습니다. 모두가 초인의 초능력에 의해 제어당하고 순조롭게 일을 마무리하려는 순간 규남이 깨어납니다.  규남에게는 초인의 능력이 통하질 않는군요. 평생 처음 있는 일에 당황한 초인은 다른 이들을 조종하여 규남을 제거하려고 하고 그 와중에 사장이 초인의 초능력에 의해 조종을 당하던 중에 죽게 됩니다.

 유일한 증거는 사장님이 설치한 CCTV의 녹화 화면. 그 화면을 통해 초인을 경찰에 신고하고 초인을 잡으려던 규남은, 그러나 초인의 능력에 의해 계속적으로 궁지에 몰리게 됩니다. 그리고 초능력자인 초인과 초능력이 통하지 않는 규남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시작된 것입니다.

 언제봐도 영화 속 떼샷은 영화로 볼땐 덜 어색한데 정지화면으로 보면 어색하다. 

 

 영화의 키포인트



 강동원의 신비스러움과 고수의 순박한 눈이 만들어낸 잘 만들어진 캐릭터들
 범접할 수 없는 강동원의 아우라.

 영화를 보고 나오는 길에 왠 여자분 한 분이 함께 본 친구들에게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아, 나 이제 강동원 싫어할 거 같아."
 악역인 강동원이 자신의 강점인 아우라를 통해 내비치는 멋진 캐릭터 표현을 떠올리니, 이 여자분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겠더군요.
 
 사실 제가 이 영화를 보기로 하고자 한 첫 동기는 영화 포스터에 나온 고수의 날카롭지만 순박함이 깃든 눈빛 때문이었습니다. 고수는 멋진 마스크와 빠지지 않는 연기력에도 잘 뜨지 않는 배우 중 한 명인데요(이런 류로 주진모 씨 등이 함께 많은 이들-아마도?-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지요). 영화는 그런 고수의 마스크에 딱 알맞은 캐릭터를 완성시켜놓았습니다. 
 영화 속 규남은 선한 마음에 초인을 쫓으며 보이는 돌진력까지 영화 내내 야누스적인 매력으로 영화를 들었다 놓았다 합니다. 고수의 눈빛은 순간순간 사슴과 치타를 오가며 그런 규남의 캐릭터의 완급을 잘 조절해나갑니다.

 강동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취미가 두문불출이라 알려져 있고, 얼마전 인터뷰에서도 "사생활은 보장받고자 한다."고 말하는 모습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신비주의를 가진 강동원은, 자신의 신비주의적인 캐릭터성을 초인에게 잘 맞추어 악역임에도 분노보다는 보는 이의 입을 벌리게 만드는 카리스마로 영화에서 큰 존재감을 보입니다.

 영화 '초능력자'는 이런 잘 만들어진 캐릭터로 영화를 얼기설기 엮어가며 상당히 괜찮은 결과물을 내놓았습니다.



 영화가 그려내는 현실에 대한 판타지 변주곡
 혹자는 이 영화를 만화와 같다고 표현하지만 저는 그러한 표현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이 영화를 만화와 같다고 느낄 법한 캐릭터의 극대화와 초능력이란 소재, 그리고 제한된 수준의 흐름으로 그리 느끼신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하지만(결말도 한 몫했겠지요?), 저는 오히려 이러한 점들이 영화의 매력을 한껏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고수가 맡은 임규남 역과 강동원이 맡은 초인 역은 각각 자신의 캐릭터를 정말 멋지게 드러내어 어린 시절 만화에서 만나던 정의파 주인공과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의 악인을 영화 속에서 즐기게 합니다. 

 더불어 현실에서는 있을리 없는 비현실적인 초능력-보기만 해도 수많은 사람들을 건물에서 뛰어내리게 만들 수 있는-과 그런 초능력이 통하지 않기 때문만이라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회복력과 힘과 명석한 판단력(대체 왜 이런 판단력으로 인생을 그리산건지 모르겠어요)을 지닌 또 하나의 비현실적인 범인(평범한 사람)의 용호상박 대결은 만화 이상의 통쾌함을 느끼게 합니다. 

 더불어 이 영화의 다소 당황스러울 수 있는 결말은 아마도 이 영화를 만화와 같다고 '폄하'할만한 여지를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 개인적으론 만화를 좋아하므로 만화 같다는 것이 폄하라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만화 같다는 말을 폄하처럼 쓰신 분들의 리뷰는, 개인적으론 공감하지 않는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나 사실 이러한 점들은 결코 만화에서만 맛볼 수 있는 전유물이 아닙니다. 이러한 점들은 지극히 영화적일 수 있고, 영화 '초능력자'는 만화에서도 볼 수 있는 장점들을 영화적으로 잘 풀어내어 참으로 박진감 넘치는 영화를 만들어냈습니다.

 이 영화는 그런 만화스럽게 여겨지는 영화적 매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한국에서 살면서 느꼈을만한 (어쩌면 세계 공통의?) 여러가지 거리들을 풀어놓으며 팍팍한 현실을 통쾌하게 비틀며 즐기게 하는 판타지 변주곡을 만들어 냅니다.

 어쩌면 그 외에도 이 영화가 만화 같다고 폄하 당해야 하는 이유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야기의 비약? 플롯에서의 빈약함? 그러나 비전문가라 왠만한 영화는 다 재미있게 보는 저로서는 그러한 점들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적어도 제가 이 영화를 본 목동 CGV 1관 저녁 7시 35분 시작 영화 상영에서는 집으로 돌아가 영화를 폄하할 평을 남기실만큼 재미 없게 본 분은 (적어도 제 주변에는) 없었던 것 같네요. 



 한국적이라 할 수 있을, 소시민 히어로물
 이 영화는 조금 비약해보자면 한국적인 히어로물을 잘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적인 히어로물의 가장 큰 특징은 히어로물이 히어로물 같이 여겨지지 않는다는 것인데요. 흔히 아는 마블코믹스와 같은 미국 히어로물과 드래곤볼 또는 에반게리온(요걸 히어로물이라고 하면 안될 거 같기는 한데...) 등과 같은 일본 히어로물과는 분명 다른 모습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다른 점은 바로 한국의 사회상과 한국만의 정서를 잘 담아내기 때문인데요. 영웅이 영웅으로서 자신의 고뇌를 드러내며 괴로워하는(아, 왜 나는 히어로인가? 나의 이 빌어먹을 능력은 왜 날 가만히 두질 않는거야? 라든가) 미국 히어로물과 활기차고 호쾌하며 낙천적인 주인공이 갈수록 강해지며 정의를 수호하거나 세기말적인 코드에 물든 세상에서 무심한듯 시크하게 적을 무찌르는 일본 히어로물과는 다르게, 한국의 히어로물은 대부분 소시민에서 출발하며, 삶에 찌들어 남 걱정하기 힘들어 보이는 주인공이 때로는 답답한 정의 덕에 쥐어터져가며 뭔가 작은 정의(세상을 구하는 일은 한국에서는 쉽지 않은가봐요)를 구현해나가거나 사그라드는(이건 다 '지구를 지켜라' 때문이다)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물론 이러한 분류는 사실 제 임의적인 것이라, 맞다고 말씀드리긴 어렵습니다. 사실 이 리뷰 쓰고 누군가가, '안 그런 미국 히어로물도 있는데요? 일본 히어로물도 꼭 그렇지만은 않아요! 대체 히어로물의 뭘 아신다고 이런 감상평을 쓰시나요? 영화 표값 책임지실래요? 이래서 아무 감상평이나 읽어선 안 된다니까!' 라고 하신다면 사실 저는 부끄럽습니다. 부족한 감상평, 잘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이러한 한국적인 히어로물은, 한국의 사회상을 잘 덧입히면서 한국인이 공감할만한 스토리를 완성하게 됩니다. 그러나 사실 이 영화가 히어로물이 되어야 하는 이유는 따로 존재한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 이유는 감상평 후반부 스포일러가 포함된 부분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다시 한 번 짚어보는 '초능력자'의 장점



 '초능력자'의 장점 1 -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 전개
 이 영화는 상당히 지루할 틈 없이 전개됩니다. 제가 새가슴이라 그런지 몰라도, 초능력자인 초인과 초능력이 통하지 않는 규남, 그리고 주변 인물들과 세상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추격전과 이야기 전개는 영화 후반부까지 긴장감을 유지시켜가며 120분을 결코 길지 않게 만듭니다. 다소 딱딱한 분위기만을 감수한다면 이 영화는 킬링타임용으로도 결코 나쁘지 않으리라 여겨집니다.
 참고로 저는 오늘 영화를 보고나서 '바.젖.남'이라는 신조어를 (저 혼자서만) 만들어냈는데요. 이는 바지가 젖은 남자의 준말로, 무언가에 푹 빠져 흐르는 땀에 바지가 젖어버린 남자를 뜻하는 말이라고... 뭐, 제 유머 센스는 제가 봐도 좀 부끄럽습니다.

 

 '초능력자'의 장점 2 - 외국인 같지 않은 외국인 '버바'와 '알'
 다시보는 버바와 알 시리즈, 니들이 짱드세요



 저는 영화 정보를 그리 가지고 가지 않은지라, 왠 웃기는 외국인들이 나온다고만 알았지, 이렇게 친근하고 귀여운 두 외국인 캐릭터가 등장할 줄은 몰랐습니다.
 주인공 뺨치는 순박함에 잘 버무려진 사투리를 구사하는 버바와, 외국인이 한국인보다 더 한국말을 그럴싸하게(?)해서 대단하다고 느껴야 하는데 웃음이 유발되는 알은 영화 내내 소소한 웃음을 줍니다. 영화 후반부 이들의 퇴장에 가슴 아파한 것은 저만이 아니었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이거 원, 두 시간만에 왠 외국인 둘에게 내게 있는 모든 정을 퍼부은 듯한 기분이란...
 이미 감상평 전반부에서 이야기했든 이 영화는 캐릭터를 참 잘 살렸는데요. 사실 어쩌면 고수가 맡은 임규남 역과 강동원이 맡은 초인 역보다 더 이 영화를 잘 살린 캐릭터가 바로 버바와 알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그외의 조연으로 전당포 사장님과 전당포 사장님 따님이 나오는데, 이 둘은 버바와 알로 인해 제 관심의 변두리로 무참히 밀려나게 됩니다. 
 버바와 알은 흡사 트랜스포머의 수다쟁이 형제 자동차들 같은 느낌을 준다랄까요. 
 정말 보다가 아놔 ㅋㅋㅋㅋㅋ 싶었습니다.
 


 '초능력자'의 장점 3 - 불꽃튀는 두 주인공의 인물대결 & 캐릭터 대결
 
캐릭터에 관해서는 이미 말씀드렸으니 넘어가고, 인물대결 역시 말 안 해도 다들 아실테니 넘어가렵니다. 그래도 장점 중에 장점이니 그냥 넘어가긴 뭐하드라구요. 서비스샷으로 고수 순박미소샷 하나 올라갑니다.
 




 죄송합니다. 이 이후 부분은 스포일러가 포함된, 아니 영화 전체를 포함한 부분이므로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은 가급적 피해주시길 바랍니다. 
 
 








 '초능력자'의 장점 4 - 판타지 속에 내포된 한국 사회의 단면
 뭐, 영화평 잘 보다가도 이 영화는 그 사회를 잘 드러냈다. 라고는 문단이 나오기 시작하면 사실 슬슬 스크롤이 빨라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사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이 부분을 말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 영화는 오늘날 한국에서의 정의의 모습을 아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2시간 동안 정이 듬뿍 든 외국인 캐릭터 '알'은 초인을 잡으려 하는 규남에게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내는 세금으로 일하는 사람들 있잖아. 이 일은 그 사람들이 할 일이야. 우리가 나선다고 뭐가 달라져. 경찰들이 못 잡으면, 검사도 있잖아. 그보다 더 높은 사람도 있잖아. 우리는 나서지 말자"

 하지만 이 영화에서 그 경찰들은, 그리고 더 높은 이들은 딱 한 시퀀스로 그러한 기대를 여실히 깎아내립니다. 사투 끝에 초인을 잡은 규남은 초인의 얼굴을 비닐봉투로 가린채 경찰서로 초인을 끌고 갑니다. 그러나 비닐을 벗기지 말라는 규남의 이야기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상사로 인해 초인은 자신의 능력으로 탈출을 하고, 그 와중에 경찰은 자신의 총을 빼앗기게 됩니다. 그리고 그 이후 보여지는 뉴스에서, 초인과 규남은 '갑자기 경찰서로 들어와 경찰의 총기를 강탈한 총기 탈취범'이 되어버립니다.

 물론 규남의 말을 순순히 믿을 사람은 찾기 힘들겠지만, (CCTV를 본 두 부하 경찰은 어느정도 초인을 경계했지만) 어찌 되었건 믿지 못한 결과는 '총기 탈취범이 된 규남'이라니. 이는 늘 영화에서 볼 법한 히어로의 억울한 누명 아니겠습니까? 물론 비록 본의 아니었더라도 총을 가지고 간 규남도 잘한 건 아닐지 모르지만...

 더불어 초능력에 의해 가는 곳마다 초인에게 총을 넘기는 경찰들의 모습은, 오늘날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힘 있는 자에게 참 쉽게 자신의 공권력을 넘기는 힘 없는 경찰의 모습인 듯 보여 가슴이 답답했습니다. 아, 공권력 같은 단어 별로 안 좋아하는데. 저 절대 반정부주의자라던가 그런거 아닙니다. 오해하지 말아주세요.
 현실이 이렇지 않더라도, 이런 모습들은 규남에게 우리가 더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만들고 더 응원을 불어넣게 만듭니다.

 그러나 사실 진짜 한국 사회의 단면은 바로 주변인들로부터 느낄 수 있습니다.
 중반부 초인과 규남의 사투 중, 초인은 비열한 기지를 발휘에 지하철 역에서 한 엄마로 하여금 아이를 철로로 던지게 만들어 규남을 철로로 뛰어들게 합니다. 다행히 아이를 규남, 그러나 그런 상황을 알리 없는 아이의 엄마는 아이를 안고 있는 규남에게 싸대기 한 대를 작렬하고 아이를 데려 갑니다. 뭐, 모르면 그럴 수 있지요.

 그러나 아기 엄마의 강렬한 스파이크 싸대기 때문인지 급 피를 철철 흘리며 쓰러지는 규남을 보고 지하철역의 누구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은, 사실 제가 이 영화를 아낄 수 밖에 없는 이유인 '의인에 대한 한국 사회의 자세'를 너무도 잘 보여주는 것 같아 가슴이 아팠습니다.

 누군가는 이 영화를 남들과 다름에 대한 이야기라고 하였지만, 저는 그보다는 의인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이 듭니다. 비록 초인이 남들과 다른 능력으로 어린 시절부터 고생과 외로움을 겪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초인을 이해하게 만들지는 몰라도 이 영화의 주제를 드러낼 순 없습니다. 오히려 영화의 포커스는 초인이 아닌 규남에게 맞추어져서 우리 사회에서 의인으로 사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보여줍니다.

 영화에서 돈을 훔치고 규남을 제거하기 위해 또다른 사람들을 희생시키는 초인은 이야기합니다.

 "너만 끼어들지 않았어도, 이들은 알지도 못 해. 이 사람들이 죽는건 모두 너 때문이라고."
 
 그리고 현실과 현실의 악인들은 이야기합니다.

 "너는 아직 세상을 잘 몰라. 어차피 보통 사람들은 잘 알지도 못해. 그냥 이대로 살면 되는거야. 니가 움직이면서 니가 다치고 니 주변사람들이 다쳐."

 정작 누군가를 진정 다치게 만드는 원흉은 의인이 아니고 악인인데도 말입니다. 그런데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마음이 어쩌면 우리들 마음 속에 차츰 자리잡고 있다는 것입니다. 적어도 내게 소중한 사람 또는 나에게 이러한 일이 닥치지 않는 이상 우리 또한 불의를 보고도 몸을 사리는 (나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내게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서) 것을 현실적인 판단이라고 여기게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더불어 현실의 비겁함 또한 이런 악인들의 가당찮은 변명을 합리화 시킵니다.

 역무원이었던 김행균 씨가 구한 아이의 어머니는 (적어도 언론 상에는) 아직까지 김행균 씨에게 감사의 인사 한 번 전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머니의 마음이 어떻겠냐는 김행균 씨의 사려깊은 마음도 이해는 갑니다. 하지만 그 어머니보다 더한 사람들이 주변을 봐도 참 많습니다. 성추행 당한 사실이 너무도 부끄러워서 성추행을 막아준 청년이 경찰서에 입건 되었는데도 증언 한 번 하지 않고 꼭꼭 숨어버린 여인, 심지어는 자신을 살려준 이에게 자신의 보따리를 책임지라는 속담 속의 그 대단한 분들, 나쁜 사람과 그를 막는 이 사이에서 마치 유튜브 공식 업로더인 듯 휴대폰으로 그 장면을 앵글까지 잡아가며 찍는 사람들.

 누군가가 초인이 한 말을 답습해 이 영화를 평하더군요. 규남의 오지랍이 살인을 불렀다고 말입니다.
 묻고 싶습니다.
 정말 그렇습니까?



 이 밑 단락에는 진짜 결말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조심해주세요!

 









 '초능력자'의 장점 5 - 그런 현실에서의 최상의 판타지
 
우리가 이러한 현실의 답답함 속에서 정의를 지키는 이들에게 갈증을 느껴가는 중에, 그나마 규남의 고군분투는 공감을 전해줍니다. 그러나, 영화 말미 휠체어를 탄 규남의 등장은 사람들을 놀라게 할 만합니다. 그가 구한 세상에서 그는 그저 휠체어를 탄 장애인일 따름입니다. 어찌 보면 오늘날 의인들의 가장 현실적인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다행히, 영화는 이런 현실에서 최상의 판타지를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아마 이 결말로 인해 이 영화 전체를 폄하하게 되는 분도 생기는 것 같습니다.

 영화 말미, 불구가 된 규남은 휠체어를 타고 지하철 역에 와 있습니다. 바로 초인으로 인해 죽은 전당포 사장의 산소를 찾기 위함입니다. 그런 와중에 지하철 선로에 아이가 빠지게 됩니다. 지하철이 막 지하철로 드러서는 일촉즉발의 순간. 모두가 비명을 지를 뿐 무엇도 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그 와중에, 규남이 갑자기 휠체어에서 일어나 달리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마치 초인이 초능력을 쓸 때처럼 화면이 '반짝반짝 눈이 부셔지더'니, 그 짧은 순간 규남은 아이를 구해 반대편 승강장에 멀쩡한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우습게도 저는 이 장면에서 나름의 현실에 대한 위로를 받았습니다.
 어처구니 없이 사그라드는 의인들. 규남의 마지막 휠체어에서의 모습은 그런 의인들의 모습을 대변하는 것 같아 가슴이 씁쓸했습니다. 그러나 그가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갑자기 휠체어에서 일어나 초인적인 힘으로 부활합니다. 
 
 이러한 장면을 비약이라 느낄 필요가 없어보이는 것은 사실 이 영화가 초능력자가 등장하는 영화이기 때문일거라 생각합니다. 이미 규남은 영화 속에서 수도 없이 죽을 고비를 넘깁니다. 트럭에 그대로 받치기도 하고, 지하철과 돌벽에 부딪혀 머리에서 말그대로 피를 쏟기도 하고, 칼에도 여러번 찔리고, 목도 조여봅니다. 사실 알고보면 규남 역시 초능력자였던 거 아닐까요? 그리고 그의 '각성'은 결국 그가 초인에게 마지막으로 했던 말처럼 "끝까지 살아남아서, 네가 죽인만큼 내가 살려낼거야."라고 말한 것처럼 그의 누군가를 돕고 싶은 마음이 이끌어낸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비록 현실에서는 규남의 말에 대한 초인의 답처럼(수없는 변두리 인생에서 벗어나지 못한채 살아온 규남을 보고) "니가 왜 그렇게 사는지 알 것 같다."는 답이 정답일지 모르지만...
 영화에서는, 규남의 착한 마음은 결국 그를 또다른 초능력자로 만들었습니다.
 아마 영화에서는, 착한 사람에게 초능력이란 선물을 주는 것으로, 현실에서의 안타깝게 스러저가는 의인들을, 착한 마음들을 위로하고자 한게 아닐까요?

 저는 이런 점에서, 이 영화의 결말마저도 좋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초인에 대해서
 영화 말미, "니 이름이 뭐냐?"라는 규남의 물음에 눈빛이 흔들리는 초인. 남들과 달라, 외로운 그. 마지막 규남의 독백처럼 만약 다른 공간에서 초인과 규남이 만났다면 그 둘이 공유할 수 있었을 무언가.
 이미 많은 영화에서 다루어졌지만, '악인이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분명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비록 그의 삶이 어떠하였더라도 피해자들에게 저지른 그의 악행을 쉽게 용서할 순 없지만, 적어도 앞으로의 또다른 악인이 등장하지 않게 하는데에 대해 우리가 생각할 여지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남들과 다른 인생은 어찌보면 초인이나, 규남이나, 버바와 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단지 초인은 가공할만한 힘을 가져 조금 더 독특한 삶을 살았던 것이지요. 저는 그런 생각을 합니다. 기구한 사연으로 악인이 된 이들을 볼때마다, 그보다 더 기구한 사연임에도 참으로 착한 이들에 대한 감사를. 그리고 악행은 미워하되 그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참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문구를 말입니다.



 스포일러 끝입니다. 스크롤 내리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영화 '초능력자'는, 잘 어우러진 캐릭터들과 덜하지도 과하지도 않은 박진감, 그리고 한국형 히어로물로서 어설프지 않은 전개를 보여주는 적어도 9000원 내고 후회하지 않을 정도의 영화입니다.

 늘 뭔가 부족했던 고수는 이 영화를 통해 자신에게 잘 맞는 캐릭터를 하나 더 구축해냈습니다. 자주 이미지가 우선이던 강동원 역시 강동원이 아우라가 아닌 초인이라는 캐릭터의 아우라를 통해 강동원이 아닌 캐릭터를 잘 표현해 영화를 받쳐주었습니다.

 영화 내내 이어지는 소소한 재미들과, 바.젖.남을 만드는 박진감 넘치는 추격전은 영화를 킬링타임용으로도 손색이 없게 만듭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영화, 여러분들께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긴긴 감상문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많이 부족한 감상문이지만 영화 감상하시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블로그를 통해 함께 생각을 나눌 분들을 찾고 있습니다. 제 블로그 글들을 보시고 함께 생각을 나누고자 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덧글로 방명록글으로 제게 손 내밀어주세요^^
 부족한 저의 생각이지만, 분명 손내밀어준 누군가에게 작게라도 도움이 되리라 믿어 봅니다.

 부족한 제 글 추천해주시는 분들 감사드립니다. 더 열심히 쓰겠습니다.
 추천 후 덧글 남겨주시면 확인하는대로 바로 답방해서 저 역시 블로그/홈피에 생기를 불어넣어드리겠습니다^^

 더불어 부족한 제 감상평에 대해 지적할 부분이 있으시다면 지적 부탁드립니다. 영화가 궁금한 분들께 더 도움이 되는 감상평이었으면 합니다^^

 늘 더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posted by soulian
2010. 11. 2. 16:18 오롯/마실 떠나기
 
 가끔씩 음식점을 삼고초려할 때가 있습니다.
 꼭 음식점이 아니더라도, 어딘가 이 곳에서 한 번 먹어보고 싶다 싶은 가게가 있어서 어느날 들렀는데 자리가 없다거나 그날이 휴일이라던가...
 바로 며칠 전에서 홍대 근방의 핫초코 전문 카페가 있길래 들어가보니 이미 만석이라 테라스 자리 밖에 없었던지라, 안타깝게도 근처 스타벅스에 가서 얼마전 받은 카라멜 프라푸치노 기프티콘을 이용하여 제 속을 달랬더랬지요. 다행히 달게 해주십사 하는 요청에, 바리스타 분이 정말 달게 카라멜 시럽을 쏟아(!)주셔서 핫초코를 못 먹은 것에 대한 위안과 더불어 이리 단 것을 먹는다는 것에 대한 기쁨을 느꼈습니다. 아, 그러고보니 요즘 들어 유난히 단게 땡기는군요. 날이 추워져서 그런걸까요?
 아무튼, 보통 이렇게 애써 찾아간 곳에서 식사를 하지 못하는 경우에 자주 가는 동네가 아니라면 사실 잊기 마련이지요. 하지만 또 그렇지 않은 곳이라면, 그러니까 늘상 오가는 동네에 있는 가게라면 언젠가는 다시 들르게 됩니다. 아니, 저는 사실 언젠가라기보단, 사실 못 참고 바로 다음 방문 시에 그 가게부터 들르곤 하지요^^

 오늘 전해드릴 마실 추천기의 트루코리안 비밥하우스도 그러합니다.
 정말 '삼고초려' 끝에 방문을 하게 된 곳이죠. 모 쿠폰 발행지에 나온 광고를 보고선 왠지 마음이 동해서 꼭 한 번 들러야겠다 들러야겠다 하던 틈에, 자주 놀러가는 홍대를 빗겨 신촌으로 향하면 이 곳을 들러보았습니다. 그런데 굳게 닫힌 문. 가게가 지하인지라, 더 휭해보이더라구요. 사실, 두 번째 방문때에도 문이 닫혀있었을때는 혹시 개점휴업 상태신가... 라고 괜히 오지랍 넓은 걱정도 했었습니다.

 그리고 그러던 어느날, 그러니까 이번 중간고사를 얼마 앞두지 않은 날, 무작정 신촌으로 내달렸습니다. 실은 그때 저는 또 하나의 찍어둔 가게엔 쭈꾸미 비빔밥집을 노리고 간 거였는데, 마침 그 가게가 휴일이더군요.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찾은 곳. 트루코리안 비밥하우스. 그리고 그 날, 다행히 삼고초려의 해피엔딩을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한껏 예를 갖춘 맞이
 이 가게에 들러 가장 놀랐던 것은, 바로 종업원분들이 보여주시는 응대 예절이었습니다. 
 첫 날은 남자 요리사분께서 서빙을 맞아주셨는데요. 조금 쑥쓰러울 정도로 하나하나 차근히 설명해주시고 배려 깊게 서빙에 임해주셔서 사뭇 놀라기도 하고 했습니다.
 사실 음식점은 1. 맛 2. 가격 3. 서비스의 세 박자가 우선 순위 없이 뒤섞여서 그 가게가 몇 점인지를 나타내곤 합니다. 사실 맛이나 가격에 비해서 서비스는 많은 분들께 후순위인 경우도 많은 것 같지만, 저는 또 그렇지 못해서. 사실 맛과 가격이 만족스럽더라도 서비스가 아니다 싶으면 그 가게는 다시 찾지 않게 됩니다. 그 맛이 과연 어떻게 이루어진 것인지를 보여주는게, 바로 서비스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한껏 세련된 응대를 보여주시는 남자 요리사 분께 가게 분들이 참 친절하시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이러한 친절도 사장님의 경영 철학이라고 하시더라구요. 흠, 듣는 입장에서는 만족스러울 수 밖에요^^

             요 사진은 샐러드-음식-디저트 사이마다 한번씩 식탁을 닦아주시는 센스에 감탄해서 찍은 사진



 왠지 밤에만 여는 호프를 하고 있을 것 같은 가게 외향
 이것은 사실 칭찬은 아니고 아쉬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아마 이 가게를 찾아 들어가시려고 하면 상당히 고민하게 되실지도 모릅니다. 신촌 번화가에서 조금 빗겨나서 상가 건물 지하에 있는 가게는, 들어가는 입구까지는 왠지 모르게 썰렁하게 느껴지거든요. 실은 앞선 두 번의 방문 때 그런 이유로 혹 가게가 개점 휴업 상태인 것 같다고 생각했던 겁니다.
 물론 가게 내부는 전혀 그러하지 않습니다. 내부는 깔끔하고 수수한 듯 하면서도 정갈합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외향에. 손님들에게 접근성이 떨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실제로 첫 번째 식사 후 재방문 시에 함께 방문한 저의 지인 분께서는 가게의 외향이 다소 우려를 표하시더군요.
 "여기, 맛있는거 맞지...?"
 "물론! 나~ soulian이야!"
 혹 사장님께 저의 텔레파시가 통한다면, 가게 입구를 조금만 더 세련되고 눈에 띄게 만들어보시는건 어떨까요? 라고 텔레파시를 보내보고 싶습니다. 트루코리안 비밥하우스라는 세련된 이름을 가게 외향에서부터 풍긴다면 더 멋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럼 이제는 가게의 메뉴 이야기를 좀 해 보아야 겠군요.
 제가 가게를 방문하며 먹어본 메뉴들은 전병 샐러드(정확한 명칭 잊음), 치킨 비빔밥, 쇠고기 비빕밥, 디저트였습니다.

 주된 메뉴는 비빔밥입니다.
 비빔밥은 크게 비밥 진, 비밥 섭, 비밥 삼, 비밥 정이 있는데요.
 '비밥진'은 쇠고기 구이가 올라간 간장 소스 비빔밥.
 '비밥섭'은 치킨 튀김이 올라간 간장 소스 비빔밥.
 '비밥삼'은 돼지고기 고추장 볶음이 올라간 비빔밥.
 '비밥정'은 야채와 고추장으로 맛을 낸 비빔밥입니다.

 그 외에도 추가 메뉴들이 있었는데요. 그 중에서 가볍게 먹을만한 샐러드가 있었습니다.
 첫 날 방문 때는 삼고초려 기념 서비스로 샐러드를 주셨었는데요. 크리미한 소스에 야채, 그리고 특이하게도 전병이 올라가있는 샐러드였습니다.



 참 샐러드 : 전병이 얹어진 특이한 샐러드

 


 흔히들 쌀과자로 알고 계실, 전병 조각이 얹어진 샐러딉니다.
 우선 고소하고 크리미한 느낌의 드레싱과 야채는 참 잘 어울어졌습니다. 하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늘상 샐러드를 먹을때 뭔가 부드러운 토핑과 함께 했던지라(예를 들면 닭가슴살이나, 기타 부드러운 식감을 주는) 전병과 샐러드의 만남이 신선하긴 하였으나 왠지 조금은 뭔가가 허전하게 느껴졌습니다.
 예를 들어 일반적인 샐러드에서 빵이 샐러드에 얹어진 경우에는 그 빵이 바삭하면서도 부드럽거나, 또는 아예 작은 크기로 다른 토핑들의 서브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에는 샐러드의 다른 재료들과의 어우러짐으로 샐러드맛을 돋우는 역할을 빵이나 크래커가 합니다.
 다만 이 샐러드의 경우 전병과 야채, 그리고 드레싱만으로 재료가 한정되다보니 드레싱과 야채의 어우러짐에 집중이 되긴 하였지만, 왠지 허전하게 느껴졌습니다. 아삭한 야채와 바삭한 과자, 거기에 크리미한 소스이다보니,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샐러드와는 조금 다른 메뉴가 나온 것 같습니다.
 괜찮다면 과일이나 기타 잘 어울릴만한 메뉴가 조금 더 들어가거나, 또는 과자를 더욱 얇게 저며서 넣는 등의 조금의 개량이 있다면 더 찾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봤습니다. 물론 이 경우에는 샐러드 메뉴가 하나의 식사 메뉴급으로 나오게 된다면 고려할만한 것이겠지요.
 다만 주전부리로서는 상당히 괜찮은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반주를 할때에 약간 곁들여먹는다면 나쁘지 않을 것 같았어요. 맛이 고소하면서 바삭해서, 메뉴라고 생각하지 않고 주전부리라고 생각하면 자꾸 손이 갈지도!



 비밥섭 : 치킨 튀김이 올라간 간장 소스 비빔밥

 



 오호, 첫날 먹고 다음 방문을 바로 머리 속에 그리게 만든 그 메뉴입니다.
 우선 얹어진 것은 약간의 튀겨진 닭고기입니다. 사실 메뉴를 딱 앞에 두고나서 든 생각은, 왠지 일식 덮밥 같은 느낌이다라는 것입니다. 아마 일식 덮밥 좋아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일식 덮밥의 경우에는 고기가 참 탐스럽게 올려져 있어서, 비벼 먹는다기보단 모아 먹게 되는데요(밥따로 고기따로 야채따로 올려서 한꺼번에 먹는). 왠지 그런 느낌이 들어 처음 한 입은 비비지 않고 먹어보았답니다. 그런데 사실 그때의 맛은 심심했어요.
 그래서 '비벼보니' 오호, 놀랄만큼 담백하고 맛난 비빔밥이 제 입을 채우더군요! 비빔밥이라는 이름을 지키는 메뉴라는 느낌이 들더군요. 우리가 흔히 먹는 비빔밥도 따로 먹으면 그저 각각의 반찬에 불과할지 모르는, 숟가락에 함께 올려놓고 먹으면 그냥 각각의 반찬을 한꺼번에 맛보는 수준에 그칠지 모르는 반찬들을 '비벼서' 어우러지는 맛을 나타내는 것이 매력인데요. 
 이 곳의 비빔밥 또한 비비고나니 고기의 적당한 기름진 맛과 야채의 담백한 맛 그리고 간장 소스의 달콤짭짜름한 맛이 잘 어우러지니, 정말 맛이 나더군요. 소박한 듯하지만, 담백한 맛이 입맛을 당기게 했던 메뉴였습니다.
 여담이지만, 삼고초려의 이야기를 들으신 요리사분이 닭고기를 특별히 많이 올려주셨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훗훗훗.
 아는 형님께서도 담백한 맛이 마음에 드셨다고 하시더라구요. 닭고기가 약간 튀겨져 나와서 기름질것 같은데, 전혀 그렇지 않더라구요. 야채 때문일까요?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고, 또 추천하는 메뉴입니다^^

 요약 : 적당히 튀겨진 닭고기와 간장소스의 적절한 어우러짐. 비벼야 참 맛이 느껴지는 진짜 비빔밥. 야채와 적당한 배합이 만들어내는 담백한 맛이 좋다.



 비밥진 : 소고기 구이가 올라간 간장 소스 비빔밥


 
미안해요. 배고파서 사진 찍을 생각도 안 하고 비비다가 생각나서 찍었어요.
 


 두 번째 방문 때, 아는 형님께는 위의 닭고기 비빔밥을 권해드리고 저는 다른 메뉴인 소고기 비빔밥을 먹었습니다. 우선 '호주산' 소고기라는 점에서, 절대로 원재료로 속이거나 할 가게는 아니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주문을 했구요. 개인적으론 어느 리뷰에든 소고기 메뉴에는 원산지를 표시해주는 센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soulian입니다. 맛있다 그래서 잔뜩 기대해서 찾아간 가게에 앉아보니 소고기가 미국산인 경우. 사람에 따라 당황하게 될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아무튼 잠깐 이야기가 옆길로 새었는데요. 다시 본류로 돌아가서...!
 저는 사실 소고기 비빔밥이라고 해서 고추장 비빔밥을 생각했습니다. 아무래도 비빔밥의 양념장 자체가 소고기로 맛을 낸 경우가 많다보니, 당연히 소고기 비빔밥 = 고추장 비빔밥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의외로 간장소스 비빔밥이더군요.
 고기는 구워서 약간 두툼하게 나오는데, 두툼한 고기 덕에 비빔밥을 먹을 때 식감이 더욱 살아나서 좋았습니다. 구운 고기이다보니 위의 닭고기 비빔밥보다 더 담백한 맛이 나서 좋기도 했구요. 
 이날 서빙을 해주신 여자 종업원 분께서 두 메뉴 다 간장 소스 비빔밥이라 그런지 고추장 비빔밥에 들어가는 '약고추장'을 조금 덜어주셨어요. 비빔밥에 약간 섞어먹어보라고 하시면서.
 또 안 해볼 수 없지요. 바로 약간 덜어서 한 쪽 귀퉁이에 약간의 밥과 함께 비벼보았습니다. 후릅. 저는 원래의 맛도 좋았지만, 약고추장과의 어우러짐도 좋더군요.

 요약 : 두툼한 고기가 씹는 맛을 살려준다. 담백한 맛을 좋아한다면 좋아할 비빔밥. 



 꿈의 고향  : 바나나와 딸기로 데코레이션된 바닐라 아이스크림


 



 
서비스로 맛보았던, 디저트입니다.
 처음 디저트 받을 때 전 참 쑥쓰러웠는데요.
 "이 메뉴는 마치 달콤한 꿈을 꾸는 듯한...(중략) 앞으로도 늘 좋은 꿈을 가지고 사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준비된 디저입니다." 라는 꽤나 긴 멘트를 하시며 건네주시는 요리사님의 센스에...
 눈을 어디다 둬야할지도 모르겠고, 이거 듣고나서 나는 감탄을 해야하는 것인가 꿈을 꿔야 하는 것인가를 고민하였습니다.
 아이스크림은 일반 바닐라 아이스크림으로 보였구요. 앞에 바나나가 반 조각씩 양쪽으로. 그리고 초코 시럽과 딸기를 얇게 저민 조각에 유청이 올라가 있었습니다. 요리사님 이야기처럼 참 달콤한 메뉴였어요^^



 음식은 정성이라고 합니다.
 더불어 음식은 상대방을 위하는 마음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하나의 매개이기도 합니다.

 저는 늘 그런 정성이 담긴 음식점을 찾고 있고...
 그런 음식점을 만날 때마다 왠지 더 설레고 기쁘게 되네요.

 트루코리안 비밥하우스는 아직 많은 손님들이 아는 곳은 아니고, 지리적으로도 다소 안타까운 점이 있기는 하지만... 조금 더 다양한 메뉴와, 구색이 갖추어진다면 앞으로 분명히 좋은 음식점이 되리라고 기대해보고 있습니다.

 다음엔 고추장 양념의 비빔밥에 도전해보아야겠습니다. 뭐니뭐니해도 비빔밥은 고추장 양념이 제일인거 같아서요!
 다녀와서 보강해야지요^^

 +

 아참, 곁들이로 함께 나오는 무절임이 참 맛납니다.
 밥이랑도 참 잘 어울려요^^

 



 가시는 길
 창서초등학교를 아신다면 매우 쉽게 찾으실 수 있습니다.
 창서초등학교 맞은편(큰 도로 방면으로)에 보이는 건물의 지하에 있습니다. 바로 앞에 유인물이 세워져 있으니 잘 찾아보세요^^

 바로 옆에는 보쌈집 등의 건물들이 있어요.

 아참, 일요일은 쉰다고 합니다. 제가 삼고초려한 가장 큰 이유...!^^;

 주메뉴
 비밥 진 7000
 비밥 섭 6000
 비밥 삼 6000
 비밥 정 5000
 등의 메뉴가 있습니다.



 soulian은 당신의 소중한 진심이 담긴 댓글을 늘 기다립니다^^
posted by soul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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